IBS, AI 주제로 'Science on Tap' 과학 모임 열어
디아만테 박사 "자유로운 분위기로 즐거운 대화 가져"

오후 9시, 모두들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 형형색색의 LED 조명과 젊은 열기가 가득한 대전 둔산동 인근의 칵테일 바에 외국인들이 속속 들어선다. 칵테일 한두잔이 오가며 편안한 분위기가 이어진다. 오늘 이야기의 주제는 '머신러닝'. 시간이 흐를수록 수준높은 과학적 지식이 담긴 질문과 대화가 오고가고 점점 무르익는다.

지난 17일 저녁 대전 둔산동에 위치한 칵테일 바 '워터링 고스트'에서 IBS(기초과학연구원·원장 김두철)가 주최하는 과학 공부 모임인 'Science on Tap'이 열렸다. 모임이 비교적 늦은 시간인 오후 9시에 열리는 이유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취지. 장소를 칵테일 바로 정한 것도 자유로운 분위기를 위해서다.

모임은 매달 다른 주제를 갖고 외국인 과학자들이 모여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함께 공부하는 교류의 장으로 관심 있다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이번 모임은 '머신러닝 - 빅데이터와 딥러닝, 신경망에 대한 이해'를 주제로 열렸다. 진행은 IBS 대외협력실 과학커뮤니케이터인 레티치아 디아만테(Letizia Diamante) 박사가, 연사는 키아티 자카리아(Khiati Zakaria) KAIST 전산학부 연구원이 맡았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많은 과학자들이 Science on Tap 강연을 청강하고 있다.<사진=정정은 인턴 기자>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많은 과학자들이 Science on Tap 강연을 청강하고 있다.<사진=정정은 인턴 기자>
모임의 시작은 디아만테 박사의 인사말과 함께 진행됐다. 연사를 맡은 자카리아 연구원은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AI의 한 분야인 머신러닝과 빅데이터에 대해 설명했다. 최근 음성·이미지 인식에 주목받고 있는 딥러닝에 대한 강연도 이어졌다.

분위기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자유롭고 즐거웠다. 디아만테 박사는 시작 전부터 참석자들에게 의견을 마음껏 표출해주길 요청했고 참석자들 역시 적극적인 모습으로 참여하고 재치있는 농담도 주고 받았다.

특히, 칵테일 바 점장은 참석자들에게 한 번씩 유머스런 농담을 던지며 모임을 더욱 활기차게 했다.

1시간 정도의 강연이 끝나고 질의응답과 참석자들의 논의가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생각과 의견을 자유롭게 주고 받았다. 몇몇은 술잔을 기울이며 흥미로운 주제를 갖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강연에 참석한 과학자들은 모두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보이질 않았다. 퇴근 후 재빨리 집으로 돌아가 내일을 기약하는 우리나라 직장인과는 달리 늦은 시간까지 이런 공부모임을 가지는 그들의 문화가 놀라웠다. 아쉽게도 이날 모임에 한국인 과학자는 보이지 않았다.

디아만테 박사는 "Science on Tap은 많은 외국인 과학자들이 과학에 대한 열정을 대중들에게 공유하게 했고 그들을 실험실에서 이 곳으로 끌어들였다" 며 "자유로운 환경과 편안한 분위기가 몸을 풀어주며 즐거운 대화를 북돋게 해주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자카리아 연구원은 "일상에서 흥미로웠던 연구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며 "앞으로도 많은 한국인들이 모임에 참석해 스트레스 없는 과학 토론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다음 모임은 오는 11월 14일, IBS 복잡계 이론물리연구단의 라우리 토이카(Lauri Toikka) 박사가 '비행 열차에서 초저온 토네이도에 이르기까지(From flying trains to ultra-cold tornadoes)'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진행자 레티치아 디아만테(좌)와 강연자 키아타 자카리아(우) 연구원<사진=정정은 인턴 기자>
진행자 레티치아 디아만테(좌)와 강연자 키아타 자카리아(우) 연구원<사진=정정은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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