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공동연구팀, 중성자별 충돌 증거 규명···"다중신호 천문학 시대"
국내 연구진 38명 등 전세계 45개국 3500여명 참여

국제공동연구팀이 중성자별의 충돌로 발생하는 물리적 과정을 중력파와 전자기파로 동시에 관측하는데 성공했다.

한국천문연구원 등에 따르면 국제공동연구팀은 블랙홀 충돌로부터 나오는 중력파 발견과 함께 중성자별의 충돌에 의한 중력파를 라이고(LIGO)와 비르고(Virgo)를 통해 처음 검출한 바 있다. 이어 공동연구팀은 감마선, X-선, 가시광선에서도 이 중력파 천체를 포착하는데 처음으로 성공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중성자별 충돌의 근거로 예측되어 온 킬로노바(Kilonova) 현상과 진행과정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전세계 45개국 900여 기관 소속 50여 개 연구 그룹 총 3500여 명 과학자들의 협동 연구로 이뤄졌다. 국내에서는 한국중력파협력연구단 14명, 한국천문연구원 KMTNet 운영팀 8명, 서울대 초기우주천체연구단 6명, 성균관대학교 우주과학연구소 3명 등 총 38명의 국내과학자들이 참여했다.

지난 8월 17일 오후 9시 41분(한국시간 기준)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 소속 국내 연구진이 포함된 라이고와 비르고 과학 협력단은 최초로 중성자별 충돌에 의한 중력파 발생 현상을 관측하고 이 현상을 'GW170817'이라고 이름 붙였다.

중력파 종료 시각 약 2초 후에는 2초간의 짧은 감마선 폭발 현상이 포착됐고, 약 11시간 후에는  약 1억 3000만 광년 떨어져 있는 은하 NGC 4993에서 'GW170817'에 대응하는 천체가 가시광선으로 발견되면서 이 현상의 위치가 정확하게 파악됐다.  

임명신 서울대 초기우주천체연구단장이 이끄는 광학 연구진이 천문연의 KMTNet 망원경과 서울대 이상각 망원경 등을 사용해 중력파 발생시각 약 21시간 후부터 'GW170817'에 대한 가시광선 추적관측을 시작했다. 

KMTNet 망원경이 24시간 연속해서 관측한 자료는 'GW170817'이 킬로노바 현상을 일으켰다는 것을 밝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와 별도로 성균관대학교 연구팀도 멕시코에 있는 BOOTES-5 광학망원경과 남극에 있는 IceCube 뉴트리노 천문대로 이 현상을 관측했다.

이후 얻어진 NASA의 찬드라 X-선 우주망원경의 X-선, 국내 가시광선, 라이고 비르고 관측 연구결과로부터 중성자별 충돌-킬로노바-특이 감마선 폭발 간의 연결고리가 완성됐다. 중력파를 통해 'GW170817'이 중성자별 수준 질량의 천체들의 충돌임이 확인됐고, 중성자별 충돌 결과로 예측됐던 킬로노바 현상과 특이한 감마선 폭발 현상을 전자기파 신호 관측으로 확인함으로써 중성자별 충돌 현상에 대한 관측증거가 확보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번 연구결과는 천체를 중력파와 전자기파 신호를 동시 관측해 연구하는 '다중신호 천문학' 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형목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장은 "천문학 난제였던 중성자별 충돌 현상을 이번에 단숨에 규명한 것처럼 다중신호 천문학 연구를 통해서 우주론, 중력, 밀집천체 등의 천체물리학 제반 연구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견들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광학관측을 주도한 임명신 서울대 교수는 "중력파와 광학관측의 협동연구를 통해 중력파 신호가 정확히 어디에 있는 어떤 천체에 기인하는지를 최초로 밝혀낸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KMTNet 관측을 주도한 이충욱 천문연 박사는 "약 3주간 수행된 KMTNet 관측이 중력파 후보 천체의 정체 규명에 기여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의 이창환 부산대 교수는 "블랙홀 충돌과 달리 우리 모두가 기다리고 있던 새로운 파원으로부터의 중력파 검출이며 중성자별의 핵입자물리학적 상태를 규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16일자로 '네이처(Nature)',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스(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총 7편의 논문이 게재 또는 게재될 예정이다.  

KMTNet 남아프리카 관측소가 포착한 GW170817의 모습.<사진=한국천문연구원 제공>
KMTNet 남아프리카 관측소가 포착한 GW170817의 모습.<사진=한국천문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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