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가이드라인·과기부 이전 등 마무리, 관련부처와 논의 중
"관료 서류작업 대폭 줄이고 현장 이야기 듣고 공부 시간 늘릴 것"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2일 대전을 찾아 대덕특구 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과기계 현안에 대해 설명했다.<사진=길애경 기자>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2일 대전을 찾아 대덕특구 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과기계 현안에 대해 설명했다.<사진=길애경 기자>
"정권이 바뀌었다고 출연연을 개편한다는 것은 비용 낭비다. 연구자들이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분위기에서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조정해야 한다. 비정규직 정규직화 가이드라인은 부처차원에서는 이미 마련된 상태다. 하지만 R&D 특수성이 담기다 보니 정부에서 추진하는 방향성과 조율이 필요해 발표를 연기했다. 과기부의 세종 이전도 확정된 상태에서 구체적 문제를 논의 중이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정권에 따른 출연연 개편은 낭비라고 일축하며 연구자들이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분위기에서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22일 대전을 찾은 유영민 장관은 대덕특구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그동안 과학계 현안으로 거론된 연구 프로세스, 거버넌스, 부처이전, 비정규직 문제 등 과학 기술계 현안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과학기술계를 외부 시선에서 보는 것은 내부 구성원이 보는것과 다를 수 있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계속 반복된다는 것은 실행의 문제 일수도 있다"면서 "과기부 내에 7개의 TF(아직도 왜, 어떻게 할래, 알프스, 모아서 새롭게, 내일은 여기서, 사이다, 공감확산, 뭘 키울까)를 구성해 운영중이다. 또 서류 작업보다 공부하고 현장 이야기를 들으며 아이디어 구상에 쏟는 시간을 대폭 늘리도록 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유 장관과 가진 일문일답이다.

▲현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 발표가 더뎌지고 있는데.
페이퍼로 만드는 것은 쉽다. 하지만 바꿔가는 것은 현재부터 출발해 그것들을 끄집어 내고 우리의 고백도 필요하다. 방향을 제대로 잡기 위한 내외부 의견이 녹아드는 시간도 필요하다. 그동안 그런 작업들이 이뤄졌고 중간중간 흔적들이 일부 정책으로 발표되기도 했다. 전체적인 그림은 그렸고 조만간 발표할 것이다.

또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우리의 정의와 외부적 합의도 이뤄져야 했다. 현재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관 4, 보좌관1, 민간위원 25명) 인선이 마무리 되고 인사검증이 진행 중이다. 앞으로 우리의 정의에 따라 현 정부에서 먼저 할 것, 긴호흡으로 멀리 보고 할 것 등 R&D에 대한 큰 틀과 방향성이 마련될 것이다.

▲출연연 거버넌스, 혁신은 어떻게.
정권이 바뀌었다고 출연연 전체를 새롭게 하는 것은 비용 낭비다. 위에서 아래로 흘러가는 물을 막는 것과 같다. 다만 물이 잘못가거나 고여있다면 쉬어가게 하는 등 변화는 필요하겠지만 현재 출연연 개편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기관장 공석이 많은데 겉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인선은 진행 중이다. 굴러가고 있다.

▲연구현장 R&D에 대한 생각은.
연구는 정부주도에서 연구자중심으로 가야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 이야기가 계속 나온다는 것은 안되고 있다는 말이다. 원인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 연구자들이 자율적, 창의적 분위기 속에서 연구에 전념할 수 있게 만들어주자는 것을 바탕으로 하면 연구자에게 부담을 주는 일부터 줄여야 한다. 과제 수주를 위해 기획, 선정, 지원, 평가, 보상 프로세스가 이뤄지는데 이런점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연구자가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바꾸기 위해 TF를 운영 중이다.

연구실패에 대해서도 실패로 보지 않는다. 투자다. 연구 과정중에 나온 산출물을 빅데이터화해 공유하고 융합시키고자 한다. 그런 결과들이 다른 연구, 상업적 목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비정규직 정규직화 가이드라인 발표를 미뤘는데.
과기부내 비정규직 정규직화 가이드라인은 나온 상태다. 하지만 발표전 정부 전체 방향과 조율이 필요해 발표를 연기했다. 과학기술계는 R&D 특수성이 있어 그 부분을 많이 담았는데 정부 방침과 너무 동떨어지게 갈 수 없어 관련 부처와 조율하고 있다.

▲과기부 세종시 이전은 어떻게.
세종시 이전은 확정됐다. 다만 직원들의 집 계약 기간 등 문제, 지역주민들의 반대가 있어 관련 부처와 절차를 논의하고 있다.

현장과 소통이 부족하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출연연 현장과 이슈에 관심 많다. 시간 나는대로 현장을 찾을 것이다. 지난주 항우연에 들러 깜작 놀랐다. 외부에서 봤을때는 나로호 발사가 그냥 쇳덩어리 하나 쏘아 올린 것이지만 실패와 성공하기까지 연구자들의 땀과 눈물, 열정이 담겼다는 것을 알고 감동스러웠다. 그런데 국민들은 이런부분 모른다. 실패하면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이 나오는게 당연하다. 앞으로 현장이야기 많이 듣겠다. 과학계도 연구개발을 통한 파생기술, 어린이들에게 꿈을 주는 우주 정보 등 다양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담아 소개할 수 있어야 한다. 국민들이 알 수 있도록 과학계도 적극 노력해야 한다.

▲과기부 내부 변화는.
기업은 도입기, 확산기, 조정기를 거쳐 재배치하고 고도화와 확산이 진행된다. 이처럼 변화 관리가 필요한데 공무원 사회는 그냥 흘러간다. 책임 문제로 덮고 가는 것을 찾고 잘되는 것은 더 잘 될 수 있도록, 가능성이 낮은 것은 그 자원을 다르게 배분하는 등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내부 서류 작업을 기존 70~80%에서 20~30%로 줄이고 있다. 대신 공부하고 현장이야기 듣고 아이디어 구상에 힘을 쏟도록 TF를 가동 중이다.

한편 이날 유 장관은 국립중앙과학관 전국과학전람회 시상식에 참석해 수상자들을 격려하고 대덕SW마이스터고 학생들과 토크 콘서트를 가졌다. 또 KAIST 문지캠퍼스 내에 있는 중이온가속기 연구 현장을 방문해 연구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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