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자율주행차 두뇌 일체형 프로세서 반도체 개발
가격 경쟁력 있어 내년 상용화 예정

ETRI 연구원들이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프로세서 칩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사진=ETRI 제공>
ETRI 연구원들이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프로세서 칩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사진=ETRI 제공>
국내 연구진이 하나의 칩으로 처리 가능한 자율주행차용 프로세서 기술을 개발했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원장 이상훈)는 최소 수준인 1와트(W) 내외의 저전력으로 자율 주행차가 요구하는 영상인식과 제어 기능을 통합 실행하는 프로세서 칩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개발된 프로세서 '알데바란(1등성 별)'의 핵심 기술 중 수입에 의존했던 부분을 국산화하고 성능을 개선한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프로세서 코어를 기존 4개에서 9개로 늘렸다. 두뇌가 늘어난 만큼 처리 속도가 빨라지고 더 깨끗하고 큰 영상 구현이 가능하다. 지난해 알데바란의 영상 크기는 640 x 480픽셀(pixel), 이번엔 1280 x 960픽셀로 해상도가 9배 증가했다.

인식 기능도 높아졌다. 현재 실시간 초고화질(UHD) 영상처리와 함께 보행자, 차량, 차선, 움직임 인식을 지원한다. 또 레이더와 GPS 신호처리 인식 실험도 성공했다.

무엇보다 프로세서 칩을 원칩화(칩 하나)하면서 가격도 낮췄다. 카메라 영상처리 기능을 넣고 운전자지원 시스템을 보강해 모션 인식까지 가능하도록 칩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칩의 크기는 7.8 x 6.7mm로 손톱보다 작고 자동차 콘솔 부위에 내장된다.

또 차량 보안과 사고 증거확보를 위해 주행 영상을 저장하고 플레이 할 수 있는 블랙박스 기능도 추가했다. 고효율 비디오 코딩 표준을 준수한 UHD급 해상도 지원이 가능하다.

국제표준화기구(ISO)의 프로세서 코어도 지난해 2개에서 4개로 늘렸다. 이를 통해 SW를 돌리기 쉬워졌고 충돌 인식 등 위험 인식도가 높아졌다. 전자장치 고장시 99%까지 확인하고 해결할 정도로 차량 고장 여부도 스스로 체크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ETRI는 지난해 알데바란 기술을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넥스트칩'에 기술이전 했다. 이번 기술도 넥스트칩에 이전하고 내년 상용화 할 계획이다. 글로벌 경쟁업체가 내놓은 분리형 칩이 내장된 모듈가격에 비해 가격 경쟁력도 갖춘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연구진은 신경망(Neural network) 기술을 활용, 영상인식 엔진에 초고성능의 인공지능 기술을 넣어 칩화 할 계획이다.

임태범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크리에이티브 플래너(CP)는 "인공지능 반도체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국내 지능형반도체 산업계가 정체 상태에 있는 시점에서 미래 시장을 주도할 신기술 개발"이라고 평가했다.

권영수 ETRI 프로세서연구그룹장도 "향후 사람처럼 움직이는 모든 물체를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 목표다. 기계와 사람간의 대화에서 목적지를 정하고 길을 스스로 찾아가는 서비스가 가능한 칩 개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가 지원하는 '지능형반도체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개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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