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야 현실이야?···영화 속 상상 구현하는 연구자들

안상철 KIST 박사, 촬영해 둔 사진과 영상으로 물체 모델링 기술 개발
AI 융합으로 더 스마트하고 똑똑한 아바타 구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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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 2017.09.11

안상철 KIST 영상미디어연구단 박사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등장하는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기술을 연구개발 중이다.<사진=김지영 기자>안상철 KIST 영상미디어연구단 박사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등장하는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기술을 연구개발 중이다.<사진=김지영 기자>
영화 속 상상이 과학자들의 연구로 현실이 되기도 한다. 아이언맨의 인공지능비서 자비스와 2015년 작 스파이 속 자율주행자동차가 그 예다.

과학적 상상을 담은 다양한 영화가 속속 개봉되는 가운데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작품이 있다. 톰 크루즈 주연의 2002년 개봉작 '마이너리티 리포트'. 범죄가 일어날 장소, 시간, 예상 범죄자를 예측해 사건 발생 전에 용의자를 체포하면서 범죄를 근원적으로 차단한다. 개봉된지 꽤 됐지만 2054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인공지능, 빅데이터, 가상현실 등 최첨단 기술이 대거 등장한다.

국내 연구진도 영화 속 기술 개발이 활발하다.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등장하는 기술 중 '가상+증강현실' 기술을 KIST 영상미디어연구단의 안상철 박사팀이 개발하고 있다. 연구팀은 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연구단(단장 유범재)의 지원을 받아 ▲3D 신체모델링 ▲3D 변형객체 모델링 과제를 추진 중이다.

그가 연구개발 중인 영화 속 기술은 주인공이 죽은 아들과 아내를 그리워하는 장면에 있다. 주인공 톰크루즈는 가족이 살아있을 당시 촬영한 영상을 허공에 띄우고 영상 속에 들어가 가족을 회상한다. 이 장면은 현재 개발된 물체 모델링 기술을 활용하면 충분히 구현 가능하지만 안 박사는 최첨단 기기 없이 휴대폰으로 촬영한 영상에서도 이 같은 가상 및 증강현실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지금의 물체 모델링은 50~100대 정도의 카메라를 촬영하고자 하는 공간에 여러 줄로 배치한 다음 촬영해 모델링을 하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기술과 비용이 필요하다"면서 "우리는 기존에 촬영했던 사진이나 영상만으로 움직이는 물체나 공간을 모델링할 수 있는 기술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 사진으로 어떻게 형태가 모델링된다는 것일까. 그 비밀은 안 박사팀의 연구개발 과제에 숨어있다. 안 박사팀은 비 연속적인 촬영으로도 동적 객체의 형상 및 텍스처를 얻어 모델링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안 박사팀은 비 연속적으로 촬영한 사진을 통해 모델링하는 기술을 연구개발 중이다.<사진=연구단 제공>안 박사팀은 비 연속적으로 촬영한 사진을 통해 모델링하는 기술을 연구개발 중이다.<사진=연구단 제공>

그는 "관광객들이 수시로 촬영해 SNS에 사진을 올리는 지금, 내가 직접 그 장소에 가지 않아도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사진들을 모아 공간과 물체를 모델링 할 수 있다"라며 "관광객들이 찍은 사진은 시간도 위치도 다르지만 우리가 개발하고 있는 기술을 활용하면 객체가 움직이거나 변형이 있어도 충분히 모델링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안 박사는 카메라 기술이 계속 발전되면서 스마트 폰에도 거리를 측정할 수 있는 카메라가 장착되면 움직이는 사람이나 동물, 다양한 위치 속 물체를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내가 키우던 강아지나 어렸을 때 우리 아이의 모습을 담은 영상 등을 깊이 카메라로 촬영했다면, 우리 기술로 분석하고 모델링해 평생 그 모습을 가상현실, 혹은 증강현실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게임·영화시장에서 주목받았던 모델링 기술 "이제는 헬스케어로"

"오빤 강남스타일~"

4년 전, 안상철 박사팀을 웃음바다로 만든 동영상이 하나 있다. 영화 아바타의 주인공 제이크 설리와 토이스토리의 버즈, KIST 연구원이 함께 강남스타일을 추는 영상이다. 오랫동안 안무를 맞춰본 듯 딱딱 떨어지는 절도 있는 춤동작이 인상적인 이 영상은 안 박사의 동료 임화섭 박사의 작품이다. 영상 속 3명의 인물은 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연구단이 보유한 3D 신체모델링기술로 만들어졌다.

인형과 사람을 모델링해 강남스타일 춤 동작을 입힌 4년 전 기술이지만 꽤 정교한 모습이다. 지금은 속도나 색상 등 더 정교한 모델링이 가능하도록 기술이 업그레이드돼 5분이면 신체모델링이 가능하다.

특히 안 박사는 모델링 시 색상정보를 정교하게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해 사용자들의 편의를 높였다. 그에 따르면 사람이나 물체를 모델링할 때 깊이카메라의 해상도가 좋지 않아 칼라카메라를 함께 구동시키는데, 카메라 두 대를 쓰다 보니 색온도, 컬러 균형 및 기타 특성을 조절해 일정한 표준으로 보이도록 하는 과정(캘리브레이션, calibration)을 거쳐야해 시간이 오래 걸린다. 모델링 장치를 옮길 때 마다 똑같은 과정을 거치다 보니 상용화에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안 박사팀은 최근 깊이카메라와 칼라카메라를 근처에 가져다 놓는 것만으로 알아서 캘리브레이션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빠른 시간 안에 정교한 텍스처가 입혀진 3D모델을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모델링 기술은 게임이나 영화, 3D 프린팅 업체 등에서 주목받아왔으나 최근에는 헬스케어나 패션 관계자들 사이에서 주목받는 분야가 됐다. 그는 "카메라로 사람의 키나 허리, 근육이 얼마나 늘어나고 빠졌는지 등을 잴 수 있기 때문에 사람모델링 기술로 건강관리, 혹은 맞춤옷 서비스를 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해당 기술이 상용화되면 다방면으로 활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 "AI와 아바타의 만남...더 스마트하게"

영화 속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기술의 실현은 머지 않은 우리 미래입니다.<사진=김지영 기자>영화 속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기술의 실현은 머지 않은 우리 미래입니다.<사진=김지영 기자>
연구팀은 게임에 다소 한정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기술의 활용범위가 넓어질 것을 대비해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몰입할 계획이다. 그중 하나가 자동 뼈대심기 기술이다.

사람을 형상화한 3D 게임이나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은 디자이너들이 캐릭터를 디자인한 후 수동으로 뼈대를 심는 과정에서 비롯된다. 자동으로 뼈대를 심어주는 상용화 프로그램도 개발됐지만 아직 정교한 수준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안 박사는 "아바타를 가상공간에서 제대로 활용하려면 형태 스캐닝 뿐 아니라 팔, 입, 눈 깜빡임 등 정교한 움직임을 위한 뼈대가 필요해 연구개발 중"이라며 "올해 말 뼈대를 정교하면서도 자동으로 심을 수 있는 기술이 나올 것"이라며 "포켓몬고, VR 게임방 등 알게 모르게 가상 및 증강현실 기술이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오는 지금, 영화 속 가상 증강현실이 그리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근 1~2년 사이 증강 및 가상현실 기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이 느껴진다. 이런 기술을 활용하는데 필요한 것이 아바타이고, 모델링 기술인만큼 빠르고 정확하게 모델링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매진할 것"이라며 "AI와도 융합해 더 스마트하고 똑똑한 형태의 아바타를 만드는 것에도 관심을 갖고 움직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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