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하인리히 뷜도프 막스플랑크 생물학적 사이버네틱스연구소장
중국·독일·미국 업체 등 개발 박차···"5년내 상용화 개시"

건물사이를 누비는 비행체. 물 흐르듯 유연하고 순식간에 이동할 정도로 속도감도 높다. 백투더퓨처, 제5원소 등 공상과학영화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하늘을 나는 택시. 영화 속 미래 모습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을까.

5년안에 가능하다는 예측이 나왔다. 개인용항공기 발전으로 복잡한 도심 속을 헬리콥터보다 작고 조용한 운송수단이 도심 밀집 지역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지난 12일 KAIST를 찾은 하인리히 뷜도프(Henrich. H . Bulthoff) 막스플랑크 생물학적 사이버네틱스연구소장은 5년 안에 개인용항공기(PAV)의 첫 상용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독일 등 과학선진국들은 개인용항공기 개발이 활발하다. 독일 스타트업 릴리움(Lilium Aviation)은 최근 9000만 달러(약 10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 전기로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제트기를 개발하고 있다. 볼로콥터(Volocopter)와 중국 이항(ehang)도 두바이에서 비행 택시 운영 등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차량공유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의 우버(Uber)는 NASA 전문가를 영입, 자율주행비행택시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하는 등 개인용항공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해외 선진 항공우주 강국들이 개인용항공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뛰어 들고 있다.<사진=강민구 기자>
해외 선진 항공우주 강국들이 개인용항공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뛰어 들고 있다.<사진=강민구 기자>
◆ 비행체에 인지과학 등 접목해 연구···"개인용항공기 시대 곧 올 것"

"기술 발전과 함께 민간 업체들이 경쟁에 뛰어들면서 앞으로 5년 내 개인용항공기의 상용화가 시작될 것입니다. 10년전이었으면 20년 넘게 걸릴 것이라고 답변했을텐데 말이죠. 초기에는 비행택시처럼 서비스 산업에 접목되면서 점차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인리히 뷜도프 소장에게 비행택시를 비롯한 개인용항공기의 현실화는 그의 오랜 꿈 중 하나였다. 그는 유년 시절부터 공상과학소설을 읽으며 비행체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그런 이유로 신경과학과 인지과학을 전공하면서도 이 분야를 지속적으로 주시했다.

MIT 연구원을 거쳐 막스플랑크 연구소에 오면서 헬리콥터 조종법을 익히고 비행기운전면허를 취득 했다. 특히 자신의 전공분야와 관련해 조종사의 비행 중 뇌의 조절기전과 작동 매커니즘에도 관심을 가졌다.

개인용항공기는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지난 50여년 동안 개인을 운송하기 위한 비행기술에 대한 개념이 도입돼 왔다. 다만 이를 현실화하거나 이와 관련된 운송시스템을 개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하인리히 소장은 "50년전 과학소설에서 상상된 이론이 아직도 꿈에만 머물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다"면서 "그동안 많은 프로토타입 제작과 연구가 진행되었지만 비행택시는 현실화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하인리히 소장은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영국 리버풀대, 독일 튀빙겐대, 스위스 취리히대가 참여하는 유럽 마이콥터 프로젝트를 총괄하며 자율주행, 인간기계인터페이스, 사회기술적 환경 분석 등을 통한 기술 개발과 검증에 나섰다.

이를 위해 독일우주센터(DLR)에 설치된 가상·증강현실 기반 개인용항공기 시뮬레이터(https://www.youtube.com/watch?v=Xx5j3vsPL5U)에서는 근적외선분광분석법(NIRS)을 활용해서 활성화되고 있는 비행중 뇌활동 분석, 헬리콥터 제어장치의 자동차용 운전대와 페달 등으로 교체, 충돌회피 연구, 자체운동(egomotion)과  시각적 전정기관 감각 통합체계 연구 등이 실시됐다.

특히 실제 비행에 접목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보급된 헬리콥터인 로빈슨 R44 레이븐 11 모델을 활용해 모델링과 시험 검증을 수행했다. 그 결과 실전 훈련과 유사한 결과가 도출됐다.

사용자는 햅틱기술로 피드백을 받아 작동법을 익히거나 제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실제 5~6시간 소요되는 정지비행(Hovering) 훈련에서 일반 참가자들도 2시간만에 이와 관련된 기술을 습득하는데 성공했다.

최근 하인리히 소장은 개인용항공기의 안전성 문제, 조종사들을 위한 햅틱 제어기술 등에 주목했다. 배터리 문제, 비행 제어 기술 등 각종 현안들이 해결되면서 상용화가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최대 걸림돌로는 사회적 수용성과 규제 문제가 남아 있다.

하인리히 소장은 "독일 등 인구 밀집 지역에서는 주민들의 반대로 시험 등이 어렵다. 그러나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하고 인구가 분산된 두바이나 미국 네바다주에서 시험 비행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기존 운송체계를 변화시킬 파괴적인 혁신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독일에서는 전기차 확산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용항공기에 대한 한국 과학계의 관심과 투자도 당부했다. 그는 "한국은 지난 2011년 스마트 무인항공기(UAV)인 틸트로터를 개발하는 등 우수한 기술과 자원을 보유했다"면서 "그러나 이러한 연구개발이 지속적으로 진행되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앞으로 한국이 세계적인 동향을 주시하며 자율비행택시와 같은 개인용항공기에 관심과 투자를 확대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이덕주 KAIST 교수, 하인리히 뷜도프 소장, 유창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박사.<사진=강민구 기자>
이덕주 KAIST 교수, 하인리히 뷜도프 소장, 유창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박사.<사진=강민구 기자>

KAIST를 방문해 강연한 하이드리히 소장과 강연 참석자들의 단체 사진.<사진=강민구 기자>
KAIST를 방문해 강연한 하이드리히 소장과 강연 참석자들의 단체 사진.<사진=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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