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현실 비판 댓글 다수···변화 시도 제안 등 다양한 목소리
과기부, 출연연 비정규직 정규직화 가이드라인···14일 오전 11시 과천서 발표

"6년 동안 연구원에서 일하고 나니 30대 중반이 됐다. 계약기간이 2개월 밖에 남지 않았는데 이제 어디로 가야하나."(아이디 에휴)

"정부가 총액 인건비 반영을 끝내 약속하지 않으면 출연연 경영진 입장에서는 비정규직 자연감소와 함께 선별적 정규직 전환을 선택할 것이다." (아이디 정규직)

정부출연연구기관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위한 '가이드라인' 발표 지연과 관련한 '출연연 비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확정 난항? 제하의 본지 기사에 과학기술계 현장 반응이 뜨겁다. 

가이드라인 공개가 늦어지며 궁금증만 커진 연구현장에서는 비정규직에 대한 현실 비판은 물론 제대로 된 가이드라인 책정 필요 등 다양한 의견을 제기했다. 

비정규직 신분을 내비친 이들은 현실을 토로하는 댓글이 다수다.  

아이디 출연연비정규직은 "(가이드라인 발표)가 지지부진한 사이 계약이 만료되는 계약직은 어떻게 되는가. 하루하루 시간이 지나갈 때마다 마음이 까맣게 타들어간다"며 "있는 계약직을 다 없애겠다고 1년 채우고 나가라고 한다"고 답답함을 전했다. 

아이디 비정규직도 "입사 후 1년까지는 대학원 때처럼 열심히 연구를 한다. 1년이 지나 미련이 생기는 연구가 있어도 다른 과제를 해야 한다"며 "2년이 지나면 논문 쓰고 특허 내고 결과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아이디 답답은 "도대체 비정규직 말은 누가 들어 주나. 한번이라도 정규직 전환에 대해 당사자인 비정규직 인원을 협상 테이블에 앉혀준 적이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현 정부 취지에 맞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공개를 앞둔 가이드라인에 대한 바람도 전했다. 
아이디 정규직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표면적으로 과학기술 R&D 투자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출연연 규모를 축소시키기 위해 규제와 감시가 끊이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정부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따른 총액 인건비 규모 증가를 달갑지 않게 여기고 있을 것이 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정규직 전환 대상자 인건비를 총액 인건비 상승분에 반영한다는 정부 차원의 명시적인 약속이 없으면 정규직에게 십시일반으로 임금 삭감의 희생을 요구하기에는 이번 전환 대상자가 너무 많다"고 밝혔다. 

또다른 아이디 정규직은 "비정규직 선발 기준이 현 정규직 선발 기준에 비해 현격하게 낮다. 무조건적인 전환은 앞으로 출연연의 질적 저하를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신규 정규직 채용과 같은 공채를 통해 우수한 인재를 유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편가르기식' 논쟁은 피해야 한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아이디 공공연은 "정규직, 비정규직 편가르기 조직문화는 우수인력을 배출하는 현실을 만들 것"이라며 "비정규직이 정규직되면 연구현장이 질적 저하 된다는 단순 위험발언도 함부로 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이에 아이디 논의에집중은 "감정적인 대응은 답이 아니다. 현재 정규직 비정규직의 능력 비교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낮은 기준으로 선발하면 질적 저하가 될 것이라는 부분이 핵심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이디 반문은 "비정규직이 질적으로 우수하지 않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 실제 우수한 질적 자원이 TO 부족으로 비정규직에 머물러 있는 경우도 많다"며 "정규직 선발은 치열한 경쟁 선발이 아닌 운이 좋아 뽑힌 케이스가 많다. 실제 비정규직도 정규직 TO 부족으로 상향평준화 돼 있는 상황"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3일 과기부 전환심의위원회를 거쳐 오는 14일 오전 11시 과천청사에서 출연연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항우연 노조,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촉구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한국항공우주연구원지부는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발표 촉구에 나섰다.

항우연 노조는 12일 '연구현장의 개혁은 어디에 멈추어 있는가?'를 주제로 한 성명서를 발표,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로드맵이 늦어짐에 따라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 갈등이 유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공공연구노조는 직접·간접 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전환심의위원회'와 '노사및전문가협의회'를 신속하게 구성하고 개최할 것을 요구했으나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속 25개 출연연 대부분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질책했다. 

또 "파견 여직원들은 계약이 만료돼 연구원을 나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과학기술정통부는 당장 과학기술계 출연연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과정에 대한 감독을 실시하고 이를 방해하고 해태하는 집단들에 강력하게 경고하고 조치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항우연은 "그동안 정부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지 않아 정규직 전환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했다.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곧 나오는 만큼 전환심사위원회 구성 등 단계적, 순차적으로 정규직 전환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노조측에서 전환심사위 과반 참여 등 일방적인 요구가 있었다. 앞으로 정부 가이드라인에 맞춰 추진해 나가겠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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