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스페이스-마지막 편]스페이스X, OneWeb 등 미·일 기업 2020년 목표로 진땀
민간 우주 정거장, 우주여행, 달 기지 건설 등···선진국 우주 선점 기반 정비
후발국으로 선진국 정보 입수 시급···협력 통한 교두보 마련 필요

대덕넷은 지난 6월부터 '우주혁명-뉴 스페이스' 기획기사를 연재했다. 미국 서부의 현장기사 2편과 기획기사 4편, 일본 도쿄의 기획기사 4편 등의 기사가 연이어 보도됐다.<사진=대덕넷 DB>
대덕넷은 지난 6월부터 '우주혁명-뉴 스페이스' 기획기사를 연재했다. 미국 서부의 현장기사 2편과 기획기사 4편, 일본 도쿄의 기획기사 4편 등의 기사가 연이어 보도됐다.<사진=대덕넷 DB>
미국과 일본의 우주 산업을 둘러보는 '뉴 스페이스' 기획이 끝났다. 미국과 일본, 유럽은 지구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미래 인류의 삶의 터전이 될 우주 진출을 일찍이 준비해 왔다.

그 결과 2020년을 우주 시대 원년으로 여길 정도로 사회적 분위기도 조성됐다. 2020년이 원년으로 여겨지는 이유는 여러 회사에서 2020년을 서비스 준비 완료 혹은 사업 본격화의 시기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를 위성 인터넷 통신망으로 서비스하겠다는 OneWeb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위성을 쏘아 2020년까지는 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뉴 스페이스 시대 개막자인 스페이스X는 팔콘9 로켓을 안정화시킨 뒤 2020년 위성을 본격적으로 쏘아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빠르면 2020년에 화성 비행도 예상된다.

여기에 위성 정보 서비스 회사인 오비탈 인사이트, 우주 IDC 회사인 스페이스 벨트, 일본의 우주 벤처인 액셀스페이스, ALE 등도 2020년을 사업 본격화의 시점으로 삼고 있다. 특히 2028년 국제 우주 정거장의 사용이 만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의 우주 벤처인 비글로 에어로스페이스(Bigelow aerospace)는 빠르면 2020년에는 달 일주 궤도에 민간 우주 정거장을 세우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는 최근 NASA가 이 회사가 만든 국제 우주정거장 부축용 신축성 모듈의 실험 결과가 우수해 그 기간을 연장하기로 하면서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됐다.

올해가 2017년인 점을 감안하면 선진국들의 우주시대 개막은 불과 3년 뒤의 일로 다가오는 셈이다. 이 정도의 시점이면 미래가 아니라 이미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15세기 대항해 시대의 개막이나, 19세기 산업혁명 등은 특정 사건의 발발에 의해서만 이뤄진 것은 아니다. 새로운 발명과 시도, 제도의 정비가 어우러지며 어느덧 하나의 거대한 흐름이 된 것이다.

선진국들은 어떻게 해서 이런 준비가 가능했던 것일까? 선진국 사람들에게 우주란 지구 공간의 연장과 같은 이미지이다. 별개의 세계가 아니다.

지구인 최초로 우주로 나간 유리 가가린이 품에 품고 간 하나의 지도가 있는데 그것은 마젤란의 항해 코스였다. 세계 처음으로 세계를 일주한 마젤란의 코스를 그린 지도를 안고 우주로 나아갔다.

이뿐 아니라 미국의 경우 스타트렉이나 스타워즈 등이 60년대부터 나오며 미국인들에게 우주를 지구의 연장으로 자연스럽게 인식되게 했다. 일본의 경우는 아톰이나 은하철도999, 우주형제, 건담 등이 우주를 친근한 존재로 인식하게 했다.

게다가 우주로 나아가려는 로켓과 인공위성, 탐사선 등의 각종 과학적 시도가 성공하면서 우주는 갈 수 있는 영역으로 다가왔다. 허블 망원경, CERN의 강입자 가속기에서의 힉스 입자 발견, 지난해 미국 연구팀의 중력파 발견 등 우주의 기원을 알 수 있는 대발견 등이 이어지며 우주는 호기심의 대상이 됐다. 최근 일어난 개기 일식이 미국 전역의 과학축제로 이어진 것은 그 사례다.

여기에 정부의 역할도 컸다. 미국의 경우는 NASA가 우주 벤처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형식으로 자금을 지원했다. 각종 장비 시험에도 문호를 개방해 국제 우주 정거장에서 실증실험을 하도록 하고 있다.

CIA도 위성 화상 해석기술 향상을 위한 기술 지원을 벤처기업들에게 하고 있다. 미연방 항공국(FAA)은 유인 비행 규제의 정비를 검토 중이다. 최소한의 규제가 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한마디로 우주가 상상이 아닌 현실이 되도록 정부 부처가 한마음으로 움직이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잰걸음이다. 2008년 우주기본법을 제정하고, 이에 따라 2012년 총리실 산하에 우주전략실과 우주정책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총리실에서 총괄하며 문부과학성과 경제산업성, 총무성, 방위청 등에서 각각 역할 분담을 하며 우주 계획을 세워왔다.

2016년에는 우주기본계획의 공정표를 개정해 우주안전보장 확보, 민생 분야의 우주 이용 추진, 산업 및 과학기술 기반의 유지·강화 등의 관점에서 2017년부터의 실행방안을 세웠다.

이에 따라 2017년에는 우주의 신 경제권 형성을 위해 S-NET이란 산학관민 네트워크를 만들었고 이곳에서 S-BOOSTER란 우주 관련 아이디어를 공모 중에 있다. 또 2030년도까지의 우주 비전을 담은 '제 4차산업혁명 하의 우주 이용창조-우주 산업 비전 2030'이란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런 일련의 움직임들은 한마디로 정부는 서포터가 되고, 민간 중심의 우주 개발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중국도 세계 최고 수준의 우주 기술을 자랑하며 해외로 발을 넓히려 하고 있다. 중국에서 개발한 베이두(北斗)란 GPS 시스템을 가동하기 위해 2016년 11월에 20기를 쏘아 올렸고, 2020년 전후에 35기 체제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그럼으로써 아프리카 등에도 위성 위치 서비스를 제공해 세계로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중국의 우주 실력은 세계적 수준인 것으로 미국과 일본의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우주시대가 불과 3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최근 정부가 북한 정찰위성 계획을 발표했고, 지난 정부는 달 탐사를 내걸기도 했다. 국내 대학들 가운데서는 소형 위성을 비롯해 위성 부품 등을 제작하는 대학도 있다.

일부 기업들이 우주 벤처를 지향하기도 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우주 전략이라고 할만한 것은 없다. 프로젝트 중심이고 관련 기업들 간의 역할 분담도 없다. 항공우주연구원 1강 체제로 다른 플레이어들은 그 밑에서 종속적 관계에 놓여 있다는 자조도 나온다.

우주 관계자들을 만나보아도 기술 이야기만 할 뿐 인류에 있어 우주가 갖는 의미나 미지의 영역에 대한 도전이나 상상력 등은 듣기 어렵다. 우주 경제가 가져올 비즈니스 찬스도 먼 나라 이야기다.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우선 우주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필요가 있다. 미국의 경우 뉴 스페이스에 대한 담론이 논의되는 '뉴 스페이스 컨퍼런스(new space conference)'가 올해로 10년이 됐다.

이를 벤치마킹해서 만든 일본의 '스페이스 타이드(space tide)'는 올해로 2회째가 됐다. 여러 여건이 불리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고도 할 수 있다. 우리도 우주 관련 모임을 만들어야 한다.

우주와 관련된 산업체, 각 대학의 관련 교수 및 학생, SF 작가 및 예술인 등 문화 및 언론 종사자, 우주와 직간접적 연계를 갖는 기재부·국방부·산업부·과기부·중소벤처기업부·방산청 등 정부 관계자, 항우연과 건설연 등 우주와 관련 있는 출연연 연구원들, KDI와 산업연구원 등 우주 경제와 관련 있는 국책기관의 박사, 우주에 관심 갖는 벤처 캐피탈과 변호사, 컨설턴트 등 전문가와 일반인이 참가하는 열린 토론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미국, 일본, 유럽 등 우주 선진국들에 비해 확실히 자금도 기술도 인식도 부족하다. 오히려 그러기에 더욱 뭉쳐서 공부하고 토의하며 우리만의 전략을 세워야 한다. 우주에 꿈을 두고 있는 젊은 과학도들의 초롱초롱한 눈을 보며 이들이 꿈을 갖게 해야 한다.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은 인력이다. 젊은 인력들은 준비가 돼 있다. 이들이 도전할 수 있도록 나이 든 사람들이 전략을 세워줘야 한다. 이스라엘처럼 남들이 못하고 자신들만이 할 수 있는 틈새시장을 찾아야 한다.

우주 선진국들도 우주를 혼자서 다 하지는 못한다. 파트너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 우리가 늦기는 했지만 새로운 우주 대항해의 시대에 몸을 실을 수 있는 저력은 있다. 지난 지구 대항해 시대에 우리 선조들은 세계의 흐름을 몰라 식민지로 전락해야 했다. 이제 다시 그 과오를 되풀이하면 안 된다. 우주란 새 무대에 서지 못하면 제2의 식민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뭉칠 필요가 있다.

큐브샛을 만들고 있는 KAIST 항공우주학과 학생들의 반짝이는 눈망울과 열정을 보면 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절박하게 다가온다. 우주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움직여야 한다. 우주 관계자들의 합심과 협력을 기반으로 국민의 관심을 이끌어 인류의 우주 도전에 우리도 일역을 담당하는 것이 현재의 과학자 및 지식인에게 요구된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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