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대기층 연구 최적기···미·일 등 천문학자부터 일반인까지 '들썩'
천문학자들, "개기일식이 '코로나' 정확히 관측할 유일한 방법"

향후 20년 동안 예정된 개기일식 지역. <자료=한국천문연구원 제공>
향후 20년 동안 예정된 개기일식 지역. <자료=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오는 21일(미 현지 시각 기준) 펼쳐질 '우주쇼'에 잠잠한 국내와는 달린 미국 전역이 들썩이고 있다. 

올해 개기일식은 99년 만에 미국 서부 태평양 해안에서 동부 대서양 해안까지 대륙을 가로지르는 일식으로 미국 전역이 흥분한 상태다.

개기일식은 우주 공간에서 태양-달-지구가 일직선으로 늘어서면서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천체 현상을 말한다. 태양이 거의 가려지기 때문에 태양의 밝은 광구 때문에 관측이 불가능한 대기층(코로나)을 선명하게 볼 수 있다. 
 
북미와 중미 및 남미 북부지역, 유럽 서부, 아시아 아프리카 서부 등에서만 관측이 가능하며,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볼 수 없다. 

미국의 경우 서부 오리건주 링컨시에서 21일 오전 10시 19분 36초에 시작해 동부 해안인 사우스 캐롤라이나 조지타원에서 마지막으로 오후 2시 44분 21초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일식은 2분 남짓으로, 일리노이주 카본데일의 일식이 2분 40.2초로 최장 기록을 세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는 이번 일식 때 총 11대의 우주선과 3대의 비행기를 투입해 연구 관측할 예정이다. 또 하늘에는 50개 이상의 풍선 관측기를 띄우고 지구뿐만 아니라 국제우주정거장, 달 궤도에서도 일식을 지켜본다. 

이와 함께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는 개기일식이 일어나는 곳의 기온, 풍속, 기압 등을 입력할 수 있는 '글로브(GLOBE)' 앱을 개발, 일반인도 입력한 정보를 모으면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받은 에너지와 우주로 반사하는 에너지 사이의 대차대조표를 작성할 수 있을 예정이다. 

현지 언론보도에 의하면 개기일식 관측 장소로 인기가 높은 지역은 수개월 전부터 숙소가 동나는 등 특수 필터 등 일식 관측에 필요한 관련 상품도 품귀현상 빚고 있다. 

천문연 한 박사는 "북미대륙을 가로지르는 개기일식이 진행되니 연구자들은 물론 일반인들까지 관심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천문연 원정단도 숙박을 1년 전에 예약했다. 개기일식 촬영에 필요한 필터도 매진돼 여유분을 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국 내 각 지역별 일식의 진행 시각. <자료=한국천문연구원 제공>
미국 내 각 지역별 일식의 진행 시각. <자료=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일본 언론들도 개기일식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주요 언론은 국립 천문대 하나 오카 교수의 인터뷰를 통해 "일식은 고가의 위성을 쓰지 않고도 좋은 데이터를 취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일식 관찰 기회를 놓치지 말 것을 피력했다. 

하나 오카 교수는 2012년 호주 등에서 일어나 개기일식 관찰을 통해 '코로나 질량 방출'로 불리는 태양 폭발 현상을 파악했다고 전했다. 

일본, 미국 등이 태양 관측 위성을 발사하고 있지만 장착된 관측 기기는 태양의 일부를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 대부분이었다는 것. 태양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은 태양이 갖는 자기장의 활동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나 위성을 사용해도 자기장의 강도와 변화를 자세히 조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나 오카 교수는 이번 개기일식을 현지에서 관측할 예정으로 관측에 편광을 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성 데이터와 합치면 코로나에 포함된 물질의 총량을 추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천문연 박사는 "현대에 와서 개기일식의 과학적 중요성은 더 높아지고 있다. 태양의 대기인 코로나에서 방출되는 고에너지 입자와 방사선들은 지구 주변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특히 인공위성의 의존도가 높은 현대 사회에서는 태양활동에 대한 자세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강력한 태양 활동으로 지구자기장을 교란하고 지표면의 흐르는 지자기에 요동을 일으켜 전력망을 훼손하기도 한다"며 "현재 태양의 대기를 관측할 수 있는 방법은 개기일식 관측과 코로나그래프를 이용하는 관측 밖에 없다. 개기일식은 광구의 산란광 효과를 최소화시켜 태양의 대기를 가장 정확하게 관측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천문연에 따르면 다음 개기일식은 2019년 7월 2일로 태평양, 칠레, 아르헨티나 지역에서 가능하다. 한반도에서 볼 수 있는 개기일식은 2035년 9월 2일 오전 9시 40분께로 북한 평양 지역과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 볼 수 있으며, 서울 지역에서는 부분일식으로 관측 가능할 전망이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