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선배님, 너무 덥습니다. 에어컨 빵빵한 곳으로 출장이라도 갈까 봐요."
B: "자, 흔한 보리차 한 잔 마셔. 시원한 보리차가 여름에 열을 내리는데 도움이 된다더군. 보리 속 카로틴이라는 성분이 강한 자외선으로부터 시력과 피부를 보호해 주기도 하고."

A: "선배님은 어떤 분이 리더가 되면 좋겠어요?"
B: "우리 과학자들의 마음과 말에 귀 기울여 동기 부여가 되는 비전을 제시해 줄 수 있는 분이면 좋겠지. 조직이니까 성과로도 이어져야할테고."
A: "너무 흔한 대답인데요?!"
B: "그런데, 그것이 쉽게 되지는 않아. 그리고, 비전과 성과가 조직의 구성원들을 위한 것인지, 연구원들을 궁지로 몰아서 얻은 단기적 성과들로 더 높은 자리를 쟁취하기 위한 것인지 혼동되게 하는 분들도 계시고."
A: "리더이면 구성원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모아 이치에 합당한 범위에서 그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시죠? 가끔 보면, 직위, 방송 등에 더 관심이 많은 분들이 계셔요."
B: "합리적인 사람이 리더가 되면 좋지. 그런데, 그 자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힘이 실려 있기 때문에 말과 행동에 신중해야 하는 책임이 따르게 돼. 역할로도 많이 힘든데, 자신의 내외부에서의 유혹이 많은 자리이기도 하지."
A: "외부의 유혹은 추측할 수 있겠는데, 내부의 유혹은 뭔가요?"
B: "리더가 자기 합리화를 한다고 상상해 봐."
A: "아, 합리와 합리화가 많이 다르게 되네요."
B: "그렇지. 합리화는 원하는 목표 행동을 하지 못했을 때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그럴듯한 이유나 변명으로 자신의 실패를 정당화하는 방어적 태도이거든."
A: "이솝 우화에 나오는 그 여우와 신포도 이야기죠? 여우가 포도를 먹고자 모든 노력을 해도 먹을 수 없자 그 포도의 맛이 시기 때문에 먹을 필요가 없다고 자기 자신의 행위를 스스로 위로하는 내용이요."
B: "그렇지, 합리와 합리화를 혼동하면 안되지. 개인의 합리화는 참을만 하지만, 리더의 합리화는 큰 문제를 만들어. 합리화는 방어기재의 하나이기도 해. 합리화하는 리더는 일 잘 하는 직원보다 말 잘 듣는 직원을 선호하게 되기 쉽지. 자신이 절대적으로 다 옳다고 생각하기 쉽거든. 협력적으로 일을 해야 하는 미래에는 적절하지 않는 분이실 수 있지. 그래서, 꾸준히 자신이 하는 생각이 공명정대한지 확인해 봐야돼."
A: "그런데, 합리적으로 한다고 하시면서, 개인의 생각대로 너무 밀어부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요."
B: "규칙을 어기기 시작하면 다시 어기기 쉬운 것처럼, 합리화에 익숙해지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가려져서 제대로 보기 힘들어. 리더는 끊임없이 자신을 살펴봐야 해. 그렇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배움과 사색을 게을리해서는 안되는 사람일꺼야."
A: "그 자리에 있으면 구성원들의 불만을 많이 들어야 하는데, 리더라면 그것도 참아내야하는 부담도 있겠네요."
B: "맞아,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드는 결정을 내리기는 힘드니까. 다만, 공명정대한 생각과 행동은 그 불만을 최소화해줄 수 있지. 규칙과 제도를 자기 기준에서 어기기 시작하면, 이전에 어겼던 그 일로 해서 계속 힘들어지거든. 구성원들이 그 규칙과 제도에 대한 신뢰감이 떨어지거나 존재 이유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되면, 리더는 구성원들과 함께 하는데 어려움이 많이 생길꺼야."
A: "저는 제 계획 하나 지키는데도 많은 노력을 하는데요, 정말 어렵네요. 아무나 그 자리의 무게를 감당하기 힘들겠는데요."
B: "여러 힘든 상황에서도 버텨내고 구성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그 자리에 있어야겠지. 성별, 나이 등이 아니라 과학과 정치가 가능한 그런 사람이 필요한 시점이지. 특히 중요한 것은 봉사하는 마음이 있어야 겠고. 간혹, 조직 내 정치나 학연, 지연 등으로 버티는 분들이 계신데, 그들 스스로가 조직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스스로 자리도 양보할 수 있어야할꺼야."
A: "한국도 이제 젊은 정치 의원들이 많아지고 있지요. 그들이 참 열심히 일하는데요. 저희도 열심히 일해줄 젊은 과학자 수장들이 있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B: "연구 성과 뿐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보고 들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겠지. 자리에 구애받지 않고 과학을 위해 노력할 사람이 필요하지.”

과학자의 지식은 스스로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 동시에 자신의 지식 때문에 자신의 생각을 합리화 하기 쉽다. 개인의 합리화는 자신의 일이지만, 리더의 자리에서 합리화는 조직의 규모에 따라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리더는 미래 예측을 위해 끊임 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조직에는 능력있는 직원도 많다. 협력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리더는 다양한 시각을 이해하고 사람들을 협력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자리의 무게는 다르다. 리더로서 그냥 시키고 있는지 아니면 동기, 그들의 이득을 일깨워주고 있는지 생각 해 봐야한다.

지금 시대는 많은 것들이 연결되어 있다. 이 연결 가치는 명성에도 큰 영향을 준다. 때문에 자리는 한 순간이지만 사람에 대한 평가는 지속적으로 이어진다. 보다 나은 연구환경과 비전을 위해 과학을 사랑하는 진정한 리더를 발굴하고 지지해 주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 그런 향기가 나는 세상을 기다려 본다.

◆ 방준성 박사는

방준성 박사.
방준성 박사.
방준성 박사는 연구원의 이슈를 젊은 과학자의 입장을 포함해 다양한 관점에서 다시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코너명을 '티-타임'이라고 한 이유가 분명합니다. 선후배 사이의 갈등이 있을 수 있는 소재를 편안한 분위기에서 소개하고자 위함입니다.

또 실제로 필자의 글을 보는 선후배들이 어떤 이슈에 대해  티-타임을 갖고 소통을 위한 대화를 시작했으면 하는 마음에서입니다. 글 중간에 나올 질문과 답변은 다른 연구원들도 생각해 보고 되짚어 보기를 원하는 내용일 것입니다.

방준성 박사는 2013년부터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선임연구원으로, 2016년부터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교수로 연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젊은 과학자의 생각을 나누기 위해 이번 전문가 필진에 적극 참여키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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