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꿈꾸는 과기인 네트워크 "박기영 교수는 아니다"

ESC, 문 대통령에게 과기혁신본부장 인사 재고 요청 성명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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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애경 기자 - 2017.08.09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는 9일 자정 성명서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인사를 심각하게 재고할 것을 요청했다.

ESC의 성명서에 의하면 과기혁신본부장은 과학기술인들의 희망을 담은 중요한 자리로 첫 리더는 상징적인 큰 만큼 과학기술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인물이 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현재 임명된 박 교수는 참여 정부시절 스타 과학자 육성을 중심으로 정치적 야망을 달성하려 했던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권 교체가 이뤄지자마자 전공도 아닌 4차 산업혁명 관련 저술로 다시 유행을 쫓는 모습을 보였다고 꼬집었다.

전 국민을 놀라게 했던 황우석 교수 사태에 대한 대응도 지적됐다. 사태의 최정점 인물이었던 박 교수는 반성보다는 여전히 황우석 교수를 두둔하는 모습을 보이며 10년의 시간에도 변화된 모습을 볼 수 없었다고 비난했다.

ESC 회원들은 황우석 사태라는 낙인을 찍어 한 과학자의 복귀를 막으려는 것이 아니라 박기영 교수는 혁신의 상징, 리더십도 볼수 없는 인물로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인사를 재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ESC는 과학적 사고와 합리성이 한국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과 문화 활동을 전개하고, 시민사회와 연대해 한국사회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설계하는 일에 동참하는 것을 목적으로 2016년 5월 출범한 사단법인이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박기영 교수는 정말 아니다!
오늘 우리는 긴 겨울 광장에서 촛불과 함께 변화를 꿈꾸던, 과학기술인들의 절망을 본다. 문재인 정부는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 박기영 순천대 교수를 임명했다. 혁신의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다. 오히려 그 이름은 과학기술인들에겐 악몽에 가깝다.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이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인사를 심각하게 재고하길 기대한다.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과학기술인들의 희망을 담아 문재인 정부가 제안한 중요한 자리다. 국가연구개발(R&D) 예산권과 심의 및 조정, 연구성과 평가 등을 다루는 차관급 조직으로, 관료나 기업 출신이 아니라 과학기술 현장을 아는 인물이 선임되길 모두가 바랐다. 첫 리더는 상징적이다. 그는 과학기술계의 전폭적 지지를 받아야 하며, 그 지지를 바탕으로 국가연구개발의 혁신을 이룰 수 있어야 하고, 나아가 그 연구개발 결과를 치열한 국제경쟁의 무대에 세워야 한다. 박기영 교수는 그런 리더십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다.

박기영 교수는 과학기술계가 바라는 철학을 공유하지 않는다. 그는 권력을 쥐었던 참여정부시절, 스타 과학자 육성을 중심으로 한 언론플레이를 통해 개인의 정치적 야망을 달성하려했고, 정권교체가 이루어지자마자 전공도 아닌 4차산업혁명 관련 저술로 다시 나타나 유행을 좇는 모습을 보였다. 혁신은 유행을 모방하는 행위나 소수의 스타과학자로부터 나오지않는다. 혁신은 유행을 만드는 과정이며, 시스템적인 전환으로부터 나온다.

박기영 교수는 황우석 사태의 최정점에서 그 비리를 책임져야 할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성찰도 보여주지 않았다. 황우석 사태가 마무리되고 1년도 지나지 않아 등장한 인터뷰에서, 그는 황우석을 여전히 두둔하는 모습만을 보였다. 그 이후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어떤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보냈는지, 과학기술계를 위해서는 어떤 희생을 했는지 분명하지 않다. 과거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자는 미래를 만들 수 없다. 혁신은 과거에 대한 철저한 성찰과 반성으로부터만 나온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 실리콘 밸리 혁신의 중심엔 젊고 유능하며 바닥에서부터 기업을 일구어낸 인물들이 포진하고 있다. 혁신은 혁신을 추진하는 집단의 구성원들이 모두 능력을 인정하고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리더를 필요로 한다. 대만은 최근 디지털 부분을 총괄하는 장관에 실리콘밸리 출신의 해커이자 트렌스젠더인 오드리 탕을 임명했다. 그는 35세다. 이런 혁신적인 인사를 바라는 건 아니다. 하지만 박기영 교수에겐 과학기술인들이 따르고 지지를 보낼만한 능력과 리더십조차 없다.

우리는 황우석 사태라는 낙인을 찍어 한 과학자의 복귀를 막으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과학기술혁신본부장으로 박기영 교수가 적합하지 않으며, 그 이유는 그에게서 어떤 혁신의 상징도 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공정거래위원장과 외교부장관이 임명될 때, 과학기술인들은 희망을 걸었다. 우리도 멋지고 새로운 리더를 갖고 싶었기 때문이다. 창조과학자와 책을 저술한 기업가 출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임명되었을 때, 우린 인내했고,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게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오늘 우리는 철저한 인사의 수난을 본다. 대통령이 과학기술을 모른다면, 현장에 겸손히 물었어야 했다. 우리는 탄핵된 대통령의 독단에 질렸다. 외교, 안보, 국방, 행정, 경제 관련 인사에선 했던 일을 과학기술계 인사엔 적용하지 않는 건, 과학기술계에 대한 무지 혹은 천대로밖에 볼 수 없다.

문재인 정부는 사람 사는 세상을 약속했다. 과학기술계에도 사람이 있다. 그 사람들은 산업화 시기 박정희 독재정권의 경제개발 프레임에 갇혀 국가에 희생하는 부속품으로 취급받았다. 한국 경제의 발전은 그들에 대한 처우 개선과 연계되지 않았다. 그들은 여전히 사람이 아니라 국가경제개발계획의 부속품이다. 4차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아젠다 어디에도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사람이 희망이라면, 그 사람에겐 희망이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는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겠다고 했다. 우리는 그 나라에서 자랑스러운 과학기술인으로 살고 싶다. 우리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고, 우리가 존경할 수 있는 리더가 과학기술계를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한국 과학기술계는 단 한 번도 그런리더를 가져보지 못했다. 나라가 나라다워지려면, 과학이 과학답고, 공학이 공학다우며, 기술이 기술다워야 한다. 국가 경제의 기반이 되는 과학기술계가 바로 서지 않고서는 나라는결코 나라답게 되지 못한다.

2016년 11월 4일, 우리는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고 새누리당의 책임을 묻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런 우리가 촛불 시민혁명으로 들어선 새 정부에 대해 이런비판의 글을 내놓을 수밖에 없게 된 현실이 너무도 슬프다. 문재인 대통령이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인사를 심각하게 재고하길 아픈 마음으로 바란다.

2017년 8월 9일 0시 ESC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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