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페이스⑤]유년 시절부터 우주 꿈 키워···"개척·도전의 DNA가 다르다"
우주 커뮤니티 등 활성화···"공유, 네트워킹으로 꿈 현실화 가능성 높여

"창업이요? 두려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죠. 저희들은 유년시절부터 엘론머스크의 자서전을 읽으면서 컸어요. 이 책은 우리 회사의 필독서이죠(웃음). 우주 개척자인 그를 높게 평가합니다. 그를 본받아 하루라도 더 빨리 창업해서 전인미답의 영역을 개척하고 싶었습니다. 하루하루 꿈에 다가갈 수 있어 즐겁습니다."

우주 스타트업 창업배경을 묻자 20대 후반의 대표가 한 답변이다. 샌프란시코 도심 중앙부의 한 주택가를 찾았다. 외관상으로는 평범한 가정집인 곳에 들어서자 우주 기기들이 잔뜩이다. 방 안에는 로봇팔을 비롯해 VR 장비, 회의용 탁자, 우주 과학 서적들이 널려 있다. 대표부터 기술자까지 모두 엘론머스크의 영향을 받았다. 민간 우주개발 경쟁은 이들이 우주에 대한 꿈에 도전하게 된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 

이곳은 바로 인류 최초의 가상현실 우주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SpaceVR. 이 스타트업은 저궤도 위성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영상을 핸드폰, 가상현실 장치 등으로 확인하게 해 사용자에게 마치 우주를 여행하는 듯한 서비스를 구현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라이언 홈즈(Ryan Holms) SpaceVR 대표는 "엘론머스크의 자서전을 비롯한 각종 우주 서적은 우리 팀이 뉴스페이스에 도전하는데 큰 자극이 됐다"면서 "꿈을 실행에 옮기는 용기가 중요하며, 앞으로 VR 장비 등을 통해 대중들이 우주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해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SpaceVR을 이끄는 핵심멤버들은 우주 관련 서적을 보고 꿈을 키웠다.<사진=대덕넷>
SpaceVR을 이끄는 핵심멤버들은 우주 관련 서적을 보고 꿈을 키웠다.<사진=대덕넷>

사무실 한켠에 마련된 각종 장치.<사진=대덕넷>
사무실 한켠에 마련된 각종 장치.<사진=대덕넷>
LA에 위치한 스타트업 Mars City Design은 화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부터 출발됐다. 

"인류가 생존을 위해 화성에 가는 것으로는 충분한 것일까? 우리는 인류가 화성에 지속적으로 거주하고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야 하지 않을까"

이러한 생각을 갖고 있던 베라 멀야니(Vera Mulyani) Mars City Design 대표는 화성 뿐만 아니라 미래 행성 건축의 혁신 플랫폼을 제공하고 싶다는 생각에 창업에 나섰다. 매년 실시하고 있는 화성건설 디자인 공모전에서는 도시적 사고, 미적 사고, 웰빙 등의 요소가 고려된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회사는 전문 건축가, 예술가 등을 한군데 모아 아이디어를 개선하는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수시로 개최되는 화성 관련 행사들을 통한 교류와 소통의 장이 마련된다. 

3만 달러의 소셜크라우드펀딩을 유치해 진행한 워크숍에는 전세계 건축가, 디자이너, 공학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3개의 디자인이 선정됐다. 제안된 아이디어를 미국 모하비 사막에 3D 프린터로 프로토타입으로 건설할 예정이다.  

'화성인 저녁', '화성도시 축하행사' 등 독특한 교류회가 흥미롭다.<사진=Mars City Design 제공>
'화성인 저녁', '화성도시 축하행사' 등 독특한 교류회가 흥미롭다.<사진=Mars City Design 제공>
◆ 우주 문화 곳곳에···"우주 개척 아이디어 모은다"

미국의 우주 문화는 '뉴 스타트업'을 활성화시키는 핵심 인프라다. 실리콘밸리 현장 곳곳에서는 도전과 혁신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비일비재하다. 

NASA 우주로봇 챌린지, 화성 우주기지 건설대회처럼 국가 주도의 경진대회 뿐만 아니라 Mars City Design 경진대회, Breakthoughprize, Google Lunar XPRIZE(이하 XPRIZE)처럼 민간 기업에서 주최하는 우주개발 프로모션도 많다.

특히 XPRIZE는 달에 대한 저비용, 고효율 접근을 통해 뉴 스페이스 혁신 문화 창조와 전세계 시민에게 우주 관련 과학·기술·혁신 문화를 활성화시키고 있다. 올해 말까지 가장 먼저 달 영상을 보내오는 곳이 최종 우승자로 선정된다.

최종 결선에 오른 미국의 Moon Express, Synergy Moon과 이스라엘의 SpaceIL, 인도의 Team Indus, 일본의 Hakuto 등 다섯 기업이 총 상금 3000만 달러를 놓고 경쟁할 예정이다.

포럼, 심포지엄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네트워킹이나 파트너십을 통한 우주 문화도 알차다. 인공위성 심포지엄, 우주기술 전시회, 뉴 스페이스 콘퍼런스 등이 대표적 사례다. 콘퍼런스 각 세션이 종료될 때마다 참석자들은 서로 인사하고 교류하면서 네트워킹 시간을 갖는다. 행사 축하회 등에서 와인을 한잔씩 하면서 교류가 계속된다. 협업 공간(Coworking Space)에서 'Meet up'과 같은 다양한 만남의 장이 왕성하다.

미국의 우주 문화는 유년시절부터 시작된다. 

과학관은 우주 문화를 접할 수 있는 대표적인 중심지다. 과학관에서의 우주는 성장의 대상이 아니라 실체다. 미국 LA에 위치한 캘리포니아과학센터에서는 화성 로보를 비롯해 우주인 거주지 등 실제 우주에 나갔던 전시물들을 목격할 수 있다. 특히 이 곳에는 우주왕복선 엔데버호(Endeavour) 기념관이 인기다.

대형 성조기와 함께 전시되어 있는 엔데버호는 미국 우주 문화의 개척을 상징하듯 웅장한 위용을 자랑한다. 외부에 전시된 엔데버호 연료 탱크의 거대한 실체를 확인할 수 있다.

일반 서점뿐만 아니라 박물관, 영화관에서도 우주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우주 관련 서적부터 기념품까지 다양한 상품이 즐비하다. 동네 서점만 가도 미국 첫 여성 우주 비행사를 다룬 동화책서부터 자전적 소설, 스타워즈 만화책, 우주선 제작 위한 키트, 은하수 컵 등이 구비돼 있다.

후세대에게 영감을 주겠다는 목적이 인상적이다.<사진=대덕넷>
후세대에게 영감을 주겠다는 목적이 인상적이다.<사진=대덕넷>

각종 음료 등을 마시며 자연스러운 네트워킹이 진행된다.<사진=대덕넷>
각종 음료 등을 마시며 자연스러운 네트워킹이 진행된다.<사진=대덕넷>

리셉션에서 교류하고 있는 우주 관계자들의 모습.<사진=대덕넷>
리셉션에서 교류하고 있는 우주 관계자들의 모습.<사진=대덕넷>

스페이스셔틀 인데버호.<사진=대덕넷>
스페이스셔틀 인데버호.<사진=대덕넷>

인데버호 인형을 비롯한 각종 우주 상품.<사진=대덕넷>
인데버호 인형을 비롯한 각종 우주 상품.<사진=대덕넷>
◆ 역사를 통해 역사를 만들 수 있어···"우주 혁신 이끈다"

"역사를 통해 역사를 만든다. 교육은 단순히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분석하고 더 넓은 시야로 세상과 역사를 바라보게 하는 것이다."(스탠포드대 교육학과)

"전인류가 망원경을 통해 사물을 바라볼 수 있다면 세상을 바꿀 수 있게 될 것이다"(그리피스 천문대)

"자동차로 인해 문화가 바뀌었다. 이 박물관은 자동차의 과거, 현재, 뿐만 아니라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대해 다룬다."(페테르센 자동차박물관)

미국인들에게 내재되어 있는 혁신의 문화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만든듯하다.

미국 서부 실리콘밸리의 첫 시작은 미약했다. 허름한 차고에서 도전이 시작됐다. 윌리엄 휴렛과 데이비드 팩커드는 차고에서 첫 음향 발진기를 개발하면서 HP가 시작됐다. 애플도 마찬가지다.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주는 스티브 워즈니악과 협력해 차고에서 애플컴퓨터가 설립됐다. 

애플과 HP가 시작된 차고는 한적한 주택가에 자리해 있다. 스티브잡스의 차고에는 상징물 하나 없이 건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문만 하나 부착되어 있을 뿐이다. HP의 차고도 마찬가지다. 실리콘밸리의 탄생지임을 알리는 간단한 간판이 하나 있다. 

하지만 'HP Way'라고 불리는 HP의 독특한 경영철학은 공개 소통, 팀웍, 혁신, 인간 중심 경영 문화 등을 강조하면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의 경영 모델이 됐다. 애플도 마찬가지로 10년전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IT의 역사를 바꿀 정도의 파급효과를 가져왔다.

평범한 장소에서 도전을 통해 혁신을 일궈낸 성공 체험이 실리콘밸리에 일찌감치 뿌리내렸다. 이러한 정신은 페이스북, 구글 등 글로벌 IT 기업에 이어 우주 스타트업까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새로운 것을 개척하고 혁신에 나서는 자를 기념하고 추종하는 것도 이들의 도전 문화를 강하게 하는 동력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위치한 컴퓨터 역사 박물관에서는 과거부터 현재 슈퍼컴퓨터까지의 역사를 빠짐없이 확인할 수 있다. 전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관람객들로 전시장이 붐비며, 큐레이터의 설명이 활발하게 진행된다. 입구에 마련된 글귀 '진화; 컴퓨팅의 첫 2000년'이라는 글귀도 눈에 띈다. 월드와이드웹, 네스케이프, 마이크로프로세서 칩 등 새로운 것을 발명한 사람들에 대한 전시와 설명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작은 공원에서도 개척의 DNA를 쉽게 느낄 수 있다. '마운틴뷰 개척자 기념 공원'에서는 이 지역을 개척한 지역민을 기리는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김헌주 NASA/JPL 연구원은 "미국에서는 우주 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으며, NASA JPL 내부에서도 직급을 떠나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해 자유롭게 교류하고 소통하는 문화가 자리잡혀 있다"면서 "이러한 혁신 문화를 바탕으로 우주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페테르센 박물관에 있는 문구.<사진=대덕넷>
페테르센 박물관에 있는 문구.<사진=대덕넷>

한적한 주택가에 있는 HP 차고.<사진=대덕넷>
한적한 주택가에 있는 HP 차고.<사진=대덕넷>

컴퓨터 역사 박물관 입구의 문구.<사진=대덕넷>
컴퓨터 역사 박물관 입구의 문구.<사진=대덕넷>

IT 혁신의 대표 기업인 '페이스북'. 전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찾는다.<사진=대덕넷>
IT 혁신의 대표 기업인 '페이스북'. 전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찾는다.<사진=대덕넷>

동네의 작은 공원에서도 개척자를 기리는 문화를 확인할 수 있다..<사진=대덕넷>
동네의 작은 공원에서도 개척자를 기리는 문화를 확인할 수 있다..<사진=대덕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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