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스텔라 테크놀로지, 29일 홋카이도 다이키서 발사
이나가와 다카히로 대표 "저렴한 인공위성에 비즈니스 있다"

MOMO 로켓 개발에 참여한 연구팀들과 실물 크기의 모형.<사진=WEB TOKACHI 제공>
MOMO 로켓 개발에 참여한 연구팀들과 실물 크기의 모형.<사진=WEB TOKACHI 제공>
"우주는 세계적 이슈다. 하지만 대부분 국가 프로젝트 중심이며 로켓이 매우 비싸다. 특별한 사람이 특별한 장비를 사용해 로켓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접하는 장비로 로켓을 제작하도록 만들겠다. 누구나 위성을 쏘도록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소형 로켓을 만드는 사례를 보이겠다."

일본 민간벤처의 우주 진출을 위한 시각이다. 그동안 우주 분야는 제한된 사람들의 영역으로만 인식돼 왔지만 이제는 '누구나'의 영역으로 인식을 돌리겠다는 포부가 녹아있다. 작은 민간벤처에서 로켓 발사를 도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주인공은 일본의 인터스텔라 테크놀로지(대표 이나가와 타카히로). 민간벤처는 오는 29일 10시 20분경 홋카이도 다이키에서 단독으로 개발한 'MOMO'(복숭아) 1호 로켓을 발사한다. 발사에 성공하면 일본 민간기업 로켓 발사 첫 사례가 된다.

인터스텔라 테크놀로지는 '우주가 직업이 되는 미래'를 꿈꾸고 있다. 그동안 세계가 로켓의 소형화에 주목하고 있지만 대부분 고성능·높은가격·대용량 로켓이다. MOMO 로켓은 특별한 항공우주 장비가 아닌 일반 기업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가공 장비로 제작됐다. 누구나 쉽게 만드는 부품으로 저렴한 로켓을 만들어 우주로 향한 문턱을 낮추겠다는 의미다.

이나가와 타카히로 대표는 지난 6일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까지 로켓은 고성능을 만드는데 주안을 두고 있었다. 우주로 향한 로켓의 비용을 대폭 낮추겠다"라며 "저렴한 소형 인공위성에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고도 100km 목표···3년 후 2단 로켓 발사"

MOMO 이미지.<사진=인터스텔라 테크놀로지 제공>
MOMO 이미지.<사진=인터스텔라 테크놀로지 제공>

인터스텔라 테크놀로지가 개발한 MOMO 로켓의 발사 예정 시간은 29일 오전 10시에서 12시 30분 사이다. 악천후 등으로 이날 오후 또는 30일로 연기될 수 있다.

MOMO 로켓은 길이 9.9m, 직경 50cm 수준이며 알코올 일종인 에탄올을 연료로 사용한다. 에탄올은 값이 싸고 독성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과 기존 기술을 융합해 비용을 수천만 엔(수억 원)가량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스텔라 테크놀로지에 따르면 국립연구개발법인 JAXA(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의 관측 로켓은 2억엔~3억엔 수준이지만 MOMO 로켓은 5000만엔 이하로 제작됐다.

MOMO 로켓은 상공 40km 지점에서 연소가 끝난 후 연료 탱크 등이 들어있는 하부가 분리된다. 이후 탑재물을 포함한 상부는 발사 4분 만에 고도 약 100km에 도달한 후 내려오기 시작해 마지막에는 낙하산을 펼치고 태평양에 떨어진다.

귀환하는 4분간 발생하는 무중력상태에서 실험이 진행된다. 로켓에 실은 관측기기를 회수해 우주 공간 움직임 등의 데이터를 분석·개량할 계획이다. 3년 후에는 초소형 인공위성을 탑재할 수 있는 2단 로켓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민간기업의 로켓 발사는 전파법과 소방법 등의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인터스텔라 테크놀로지 측은 필요한 각 행정기관과의 조정을 마친 상태다.

◆ "日 우주 비즈니스 도약 사례될 것"

인공위성 발사 로켓의 이미지.<사진=인터스텔라 테크놀로지 제공>
인공위성 발사 로켓의 이미지.<사진=인터스텔라 테크놀로지 제공>

MOMO 로켓 발사가 성공하면 앞으로 일본 우주 비즈니스가 확대할 전망이다.

그동안 일본에서 기업·연구기관에 활용되는 초소형 위성 발사는 JAXA가 개발한 대형로켓 발사에 맞춰 시행돼 왔다. 원하는 발사 시점을 맞추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원하는 궤도를 선택하기도 힘들었다.

민간기업이 로켓 발사에 성공하면 발사 계획부터 실제 발사까지 기간이 대폭 단축된다. 일본 민간기업을 비롯해 연구기관이 개발한 다양한 인공위성이 우주로 진출하는 시의적 진입장벽을 줄였다는 평가다.

특히 일본 정부는 민간의 우주 사업을 촉진하기 위한 노력도 펼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30년 일본시장 규모를 현재 2배로 키운다는 목표에 따라 우주 비즈니스에 민간기업참여를 촉구하는 우주활동법을 작년에 제정했다. 로켓 발사 실패에 따른 손해 가운데 보험으로 해결되지 않는 부분을 정부가 보상한다.

지난 2013년 인터스텔라 테크놀로지를 창업한 호리에 다카후미씨는 "달과 소행성 심지어 지구 궤도에서 떨어진 곳으로 운송이 가능한 무인 로켓을 만들고 싶다"라며 "우주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세진 KAIST 항공우주학과 교수는 "대부분 발사체는 정부 연구소가 대기업을 이끄는 방식으로 주도하며 거대 조직으로 구성됐다"라며 "때문에 신기술이나 독창적인 기술 시도에는 한계가 있었다. 민간기업 로켓 발사로 다양한 우주 비즈니스 아이디어가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미국의 스페이스엑스나 아마존닷컴도 NASA가 수십년간 쌓아온 인프라를 활용하고 있다"라며 "일본 정부도 우주 비즈니스를 민간이 주도해야 원가절감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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