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강릉 지질자원연 '해수리튬연구센터'를 가다
해양용존 리튬추출기술 상용화 가동···"바다는 리튬 무한 생산공장"

바다에서 바라본 해수리튬연구센터 전경<사진=김요셉 기자>
바다에서 바라본 해수리튬연구센터 전경<사진=김요셉 기자>
핸드폰 한 대당 필요한 리튬원료는 5g. 노트북은 대당 10g이 필요하다.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에는 6kg, 1MW급 대용량 기억장치에는 800kg의 리튬원료가 투입된다.

요즘 웬만한 전자기기에 필수가 된 리튬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고 있다. 최근 1년 사이 3배가량 폭등했다. 톤당 7000 달러 하던 것이 작년 2만 달러를 훌쩍 넘었다. 사람과 사물을 연결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그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전망. 덕분에 리튬은 IT 시대의 '하얀 석유'로 통한다. 

그 하얀 석유를 광물이나 염호(소금호수) 개발이 아닌 바다에서 뽑아낼 수 있는 연구가 상용화 단계에 이르면서 각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강릉 옥계에 위치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해수리튬연구센터다. 옥계 IC에서 동해대로를 타고 20여분 달리다 보면 해수리튬연구센터가 옥계해변을 끼고 위치해 있다. 

이 연구센터에서 정강섭 지질자원연 연구팀은 바닷물 1ℓ에서 나오는 0.17㎎ 리튬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바닷물 속 리튬을 뽑아내는 효율을 높이기 위해 2011년 건물 준공 이후 7년째 매일 바다를 보며 연구중이다. 기초연구는 2000년 이후부터 진행됐으니, 총 17년의 연구가 진행된 셈이다. 

연구팀은 '바다는 리튬의 무한 생산공장과도 같다'라는 점을 주목했다. 희귀금속 리튬을 바다에서 소금처럼 무한대로 추출할 수 있다는 매력을 절대 놓칠 수 없었다.  

◆ 바다-육지 일체형 리튬 생산공장 시스템 구축‧‧‧"매장량 무한대 해양 리튬광산 개척"

바다와 육지가 일체된 리튬 추출 생산공장 시스템<이미지=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바다와 육지가 일체된 리튬 추출 생산공장 시스템<이미지=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옥계 앞바다를 포함한 연구센터 일대는 하나의 리튬 생산공장 시스템이다. 땅과 바다가 리튬 추출 공정으로 연결돼 있다. 리튬추출 해상플랜트와 육상의 탄산리튬 제조 생산라인이 묶인 일체형 시스템이다. 

연구센터 앞 해변으로부터 750m 떨어진 바다에 4개의 기둥이 박혀 있다. 12m 깊이다. 이 기둥에 가로 55m 세로 18m의 육중한 '리튬 흡·탈착 스테이션'이 배처럼 오가며 해수 리튬을 흡·탈착한다. 2300톤급의 리튬 흡·탈착 스테이션은 평소 옥계항에 정박해 있다. 연구수행 중에는 바다 위 기둥에 배치된다. 흡착 이후 탈착을 마친 리튬은 해저로 연결된 이송관을 거쳐 육지 연구센터로 보내진다. 
 
연구센터는 고순도의 탄산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플랜트 설비를 통해 99.5%에 달하는 고순도의 리튬을 추출해 낸다. 연간 30톤 규모의 탄산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 구축을 마쳤다. 연구팀은 2000년대 기초연구 단계까지만 해도 앞서 연구에 나선 일본과의 수준을 견주기 힘들었지만, 현재는 리튬 추출 생산 효율만큼은 일본에 앞섰다고 자평하고 있다.  

해수리튬연구센터의 주요시설 '고순도 리튬 추출 시스템'<사진=김요셉 기자>
해수리튬연구센터의 주요시설 '고순도 리튬 추출 시스템'<사진=김요셉 기자>
연구센터는 리튬의 상업적 추출을 위해 핵심기반 시스템 기술들을 개발해 왔다. 고성능 리튬흡착제 기술개발을 비롯해 고효율 흡착제 성형 조립기술, 고순도 탄산리튬 제조기술, 고효율 흡‧탈착 시스템, 리튬채취 일괄공정 시스템 등의 개발을 통해 리튬 생산 효율의 고도화를 추진해 왔다. 이같은 연구개발 활동의 궁극적 비전은 매장량 무한대의 해양 리튬광산을 개척하는 것이다. 

정강섭 지질자원연 해수리튬연구센터장은 "리튬의 수요가 많아지고 가격이 급등하면서 해수리튬 추출의 대량생산과 상업화 가능성이 높아진 단계"라며 "세계적 수준의 리튬추출 진보기술을 개발해 국가적으로 중요한 자원을 확보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하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강섭 박사는 리튬 자원 부국의 비전을 꿈꾼다.<사진=김요셉 기자>
정강섭 박사는 리튬 자원 부국의 비전을 꿈꾼다.<사진=김요셉 기자>

해수리튬연구센터에서 750m 떨어진 곳에 4개의 기둥이 박혀 있다. 이 곳에 '리튬 흡·탈착 스테이션'이 정박해 리튬을 추출해 낸다<사진=김요셉 기자>
해수리튬연구센터에서 750m 떨어진 곳에 4개의 기둥이 박혀 있다. 이 곳에 '리튬 흡·탈착 스테이션'이 정박해 리튬을 추출해 낸다<사진=김요셉 기자>

해수 리튬 흡탈착 스테이션. 그 무게가 2300톤급으로 육중하다<사진=김요셉 기자>
해수 리튬 흡탈착 스테이션. 그 무게가 2300톤급으로 육중하다<사진=김요셉 기자>

연간 30톤급 탄산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해수리튬연구센터<사진=김요셉 기자>
연간 30톤급 탄산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해수리튬연구센터<사진=김요셉 기자>

바다에서 리튬을 뽑는 시대를 염원하며 배 이름을 '리튬호'로 명명<사진=김요셉 기자>
바다에서 리튬을 뽑는 시대를 염원하며 배 이름을 '리튬호'로 명명<사진=김요셉 기자>

강릉 옥계해변을 끼고 위치한 해수리튬연구센터<사진=김요셉 기자>
강릉 옥계해변을 끼고 위치한 해수리튬연구센터<사진=김요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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