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원 기자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모나리자를 비롯한 수많은 작품을 만든 것으로 유명하지만 회화 뿐 아니라 과학과 공학, 해부학 등에도 정통했다. 하지만 1480년대 초반에는 그도 다양한 곳에 구직 활동을 벌였다. 그 중에서도 밀라노 공작인 프란체스코 스포르차에게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보낸 편지가 남아 있다.

다빈치는 스포르차 공작이 군을 위한 엔지니어를 찾고 있다는 걸 알고 자신은 무한한 엔지니어 재능을 갖고 있다면서 자신이 능력을 10가지 항목으로 정리해 그에게 보냈다.

첫 번째는 불에 강하고 가벼우면서 튼튼한 조립식 교량 설계, 다음은 해자의 물을 빼거나 다리를 사이에 두고 공성을 하면 사다리를 조립하는 등 지형을 살린 포위 전략, 세 번째는 적진 포위에 성공한 뒤 지형과 상황에 따라 공격을 하고 어떤 요새와 장애물이라도 파괴할 수 있는 지식.

네 번째는 쉽게 사용할 수 있어 휴대하기 편하고 마치 폭풍처럼 자갈을 적에게 끼얹을 수 있는 대포 디자인이나 연기를 발생시켜 적을 혼란에 빠뜨리는 것. 다음은 광산이나 숨겨진 통로를 이용해 소리 없이 목적지에 도착할 방법, 여섯 번째는 적의 공격을 방지할 수 있는 안전하게 위를 덮은 차량 설계다.

다음은 아름답고 기능적으로도 정교한 대포와 박격포, 섬광탄 설계. 이어 대포를 사용할 수 없는 장소에서 쓸 수 있는 투석기 등 공방용 무기 디자인. 또 해안가 전투에 적합한 전략과 대포, 분진, 연기에 내성이 있는 기구 고안, 마지막은 평화로운 시기에는 건축과 수도 공사 등의 재능을 살린 건물을 만들고 대리석이나 청동 조각을 만들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잇다는 것이다.

이 편지를 보낸 뒤 다빈치는 스포르차 공작과 일하게 된다. 다빈치에게 최후의 만찬을 그리라고 명한 것도 바로 스포르차 공작이다. 이 편지는 다빈치가 스스로 쓴 게 아니라 직업 작가의 손을 빌려 쓰여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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