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CCS 2020 2단계 사업, CO₂ 지중저장 부지 선정부터 모니터링 기술 확보

이산화탄소 지중저장을 위한 현장 모습. <사진=박권규 한국지질자원연 박사 제공>
이산화탄소 지중저장을 위한 현장 모습. <사진=박권규 한국지질자원연 박사 제공>
#. 이산화탄소(CO₂) 지중저장 주입공의 밸브를 열자 이산화탄소가 땅 속 약 900미터 하부에 형성된 저장 지층을 통해 초임계 상태로 서서히 흘러 들어간다. 이어 주입공에서 수 십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관측공에서는 CO₂의 저장 및 주변 지층으로의 유동 상태를 실시간으로 체크한다. 이러한 방식과 절차로 확보된 CO₂ 핵심저장 기술을 적용한 소규모 지중저장 실증이 추진되고 있다.
  
한국이산화탄소포집 및 처리연구개발센터(KCRC·센터장 박상도)의 'Korea CCS 2020사업'을 통해 국내 기술을 기반으로 CO₂ 지중저장소 구축·운영·관리 기술력 확보가 가능해졌다.
 
올해 말까지 CO₂ 지중저장을 위한 시추공을 완결하고 모니터링을 위한 지상설비를 구축하면 땅 속에 주입된 CO₂의 거동 등을 모니터링하게 된다. 또한 향후 CO₂가 어떻게 거동하고 환경에 영향을 줄 지를 확인한다. 이로써 우리나라도 CO₂ 지중저장 기술을 보유한 국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CO₂ 지중저장 사업총괄자 박권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는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부지 특성화 기술과 모니터링 기술을 확보했고, 관측정 시추공 설계 및 완결 관련 기술의 자립화 등을 2단계 사업에서 이뤘다"며 "3단계에서는 주입정과 지상 주입설비 구축을 완료하고, 실증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성공적으로 땅 속에 저장하고, 모니터링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시추공 설계부터 완결 기술까지 개발···"국내 기술 기반 경쟁력 확보" 

박권규 박사가 지난달에 끝난 'Korea CCS 2020 사업' 2단계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은희 기자>
박권규 박사가 지난달에 끝난 'Korea CCS 2020 사업' 2단계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은희 기자>
CO₂ 지중저장은 땅 속 깊은 곳에 CO₂를 넣어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부지선정부터 주입, 모니터링 및 평가에 이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를 위해 지중저장 전과정에 대한 소규모 실증이 추진 중이다.  
 
2단계 사업에는 지질자원연을 비롯해 중원대학교, 넥스지오, 지오텍 등 산·학·연 등 8개 기관이 힘을 합쳤다. 지질자원연은 지중저장소를 선정하고 부지 특성을 살피는 업무와 CO₂ 모니터링 기술 개발 및 현장 실증 기반 구축을 담당했다. 

CO₂ 저장할 후보지는 지하 800미터에서 1000미터 사이의 공극률이 15~30% 수준이며, 두께 10미터 이상의 역암과 사암 지층이 존재한다. CO₂가 주입될 상부층은 CO₂가 지상으로 새어 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입자가 작고 치밀한 화산응회암과 이암층으로 덮개암이 구성돼 있다. 

저장지층 최종 부지에는 CO₂를 주입할 주입공과 CO₂를 모니터링 할 관측공이 30미터 간격으로 세워질 예정이다. 이미 관측공은 2단계 사업에서 완결됐다. 3단계에서 주입공을 설치, CO₂를 주입해 새어 나오지 않으면 CO₂ 지중저장이 성공하는 것이다. 

박 박사는 "저장층에 공극률이 높아야 이산화탄소가 많이 들어갈 수 있다. 저장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초임계 상태의 유지가 가능한 900미터 이하에 저장층이 있어야 한다"며 "최종 부지는 공극률이 좋은 역암이 적당한 깊이에 존재할 것으로 예상돼 협력 기관이 탐사시추를 진행했고 지질자원연이 지층 구조, 물리적 특성 등을 위한 물리탐사를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참여기업 지오텍은 시추공 수리시험 장치 개발과 현장 운영 기술 확보를, 넥스지오는 관측정과 주입정 개발, 시추와 완결 기술 확보를 맡았다. 연세대가 CO₂ 저장량 최적화 및 증대를 위한 다중 스케일 평가기술 개발, 전남대는 덮개암 틈의 밀봉능력 향상기술 개발, 미국 캘거리대는 모니터링 기술 개발, 중원대는 CO₂ 거동 예측 수치모델링 기술 확보 등을 담당했다. 

박 박사는 "이산화탄소를 땅 속에 안전하게 주입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산·학·연 모두의 노력을 필요로 한다. 모든 주체가 협력해 우리에게 적합한 기술을 개발하고 응용했다"며 "2단계에서 관측공을 뚫었고 미리 개발해 놓은 센서를 관측공에 설치했다"고 밝혔다. 

◆ 최적 모니터링 기술 확보···'대규모 CO₂ 지중저장 실증 목표'  

박 박사는 "그동안 이산화탄소를 땅 속에 안전하게 가두기 위해 적당한 부지를 선정하고 관측공을 완결하는 등의 과정을 수행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3단계 사업도 성공적으로 이끌어 이산화탄소 1만톤 급 육상 지중저장이 가능토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박은희 기자>
박 박사는 "그동안 이산화탄소를 땅 속에 안전하게 가두기 위해 적당한 부지를 선정하고 관측공을 완결하는 등의 과정을 수행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3단계 사업도 성공적으로 이끌어 이산화탄소 1만톤 급 육상 지중저장이 가능토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박은희 기자>
"땅 속에 주입된 이산화탄소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없잖아요. 모니터링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죠. 이산화탄소가 얼마나 들어갔는지 안전한지를 증명하려면 모니터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지중저장 2단계 사업에서 최종 후보지 선정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겨진 부분이 모니터링 기술 개발이다. CO₂ 저장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지질자원연은 관측공에 모니터링을 위한 센서를 제작해 설치했다. 

고온·고압 측정 센서, 전기비저항 모니터링, 광섬유 온도 모니터링, 광섬유 및 3성분 센서를 이용한 탄성파 모니터링, 지하유체 샘플링 등을 위한 센서 7개를 관측공에 설치했다. 여기에 CO₂가 들어가는 주입공에도 센서를 설치해 모니터링의 정확도를 높일 계획이다.
 
박 박사는 "외국의 경우 1개 주입공에 3개 이상의 관측공을 설치해 이산화탄소를 모니터링한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는 주입공과 관측공이 한 개씩으로 모니터링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주입공에도 센서를 설치할 예정"이라며 "주입공에 센서를 설치하는 것은 새로운 시도로 주입공과 관측공의 단면 사이를 모니터링 해 이산화탄소를 관리하게 된다"고 말했다. 

모니터링 시스템 제작에 외국 기술이 일부 활용되긴 했지만 설계부터 설치까지 국내 여건에 맞도록 설계 변경돼 국내 기술 기반의 자립화도 추진됐다. 또 센서 제작부터 설계까지 모든 기준은 외국의 적용 사례를 따르고 시추도 미국석유학회(API)의 국제 기준을 따랐다.  

박 박사는 "본 과제는 국내 지중저장 핵심기술 확보가 목표다. 향후 CO₂ 저장을 국내에 적용하든 해외 사업에 적용하든 자체 기술을 보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므로 국제 기준에 맞춰 우리가 확보한 기술에 대한 성능을 인정받아야 한다"며 "국제적 표준을 따라 정당성을 확보하고 여기에 기술력의 자립화도 꾸준히 추구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달 3단계 사업에 돌입한 사업단은 2단계에서 개발한 주요 기술을 적용할 방침이다. 그는 "3단계에서는 이산화탄소가 들어갈 주입정을 완결하고 모니터링을 위한 지상설비를 구축하게 된다. 이산화탄소를 주입하고 저장, 모니터링 기술을 실증과 평가를 통해 육상 파일럿 지중저장과 모니터링 기술의 성공적 실증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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