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이석원 기자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은 수학적으로만 보자면 사실 있을 수 없는 존재다. 원래 지상에 비가 내리는 건 있을 수 없는 현상이라고 한다. 도대체 왜 빗방울이 수학적으로는 존재할 수 없는 것일까. 또 왜 현실에선 빗방울이 존재하고 있는지 과학적으로 보면 어떤 이유일까.

빗방울과 관련한 물리 현상이 많다. 물 분자가 모이는 응축이나 점성, 공기 저항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빗방울은 엄밀히 말하자면 낙하는 물이다. 공기 저항으로 인해 해파리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다.

수학적이나 물리적으로 빗방울을 만드는 방법을 생각해보면 보통 빗방울이 있는 건 쉽게 말해 처음에 기온이 내려가면 수증기가 액체 상태 물이 되고 이 물이 모여 물방울이 될 뿐이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물이 모여서 물방울이 된다는 현상은 사실 수학적으로는 일어날 수 없다. 물은 표면적을 작게 하려는 성질이 있다. 물 분자가 서로 당기고 서로 확산 없이 구형에 무이는 성질이 있는 것. 덕분에 작은 물방울은 구형을 하고 작은 동전에 물방울이 올라오는 것이다.

좀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물은 표면적을 크게 할 때 에너지를 흡수하고 부피를 크게 할 때 에너지를 방출하는 성질이 있다. 물방울이 충분한 크기를 갖게 되면 부피가 증가해 방출되는 에너지의 양은 표면적을 증가시켜 흡수되는 에너지보다 커진다. 이는 부피가 반경의 세제곱에 비례하고 표면적은 반지름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것과 관련이 있다.

다시 말해 부피는 증가하기 쉽다는 것이다. 부피를 늘려 얻을 수 있는 에너지(103)>표면적을 늘려 손실되는 에너지(102)인 상태다. 반면 물방울이 작아지면 0.13<0.12이라는 정반대 상태다. 그러니까 물방울이 있는 크기를 경계로 커지거나 정반대의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y=x²-x³ 그래프라면 x=2/3에서 극대값을 갖는다. 이 극대값에선 이보다 작은 물방울이 모이기는커녕 작게 되기 쉽다는 것이다. 수학적으로 1보다 작은 범위에서 제곱 그래프가 3승 그래프보다 항상 커지기 때문에 당연하다. 작은 크기의 물 분자가 모여 큰 물방울이 될 수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실제로는 비가 내린다. 수학적으로는 지구상에는 빗방울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공중을 떠도는 작은 물 분자가 자연에 모여 물방울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물 분자끼리 결합되기 쉬운 성질을 갖고 있다.

공중에 있는 물 분자는 붙어 덩어리가 될 수도 있고 떨어질 수도 있다. 공중이 있는 수분은 이슬점(Dew Point)이라는 온도를 경계로 물방울이 된다. 하지만 이는 많은 물 분자가 모여 거대한 덩어리가 되는 경우에 통용되는 얘기다.

작은 물 분자 덩어리는 곡선이 가파르고 물 분자 주위에 중간 크기 물 분자 수가 작아 결속력이 약하기 때문에 에너지를 가하면 결속력은 와해되어 물 분자가 튀어 나온다. 다시 말해 튀어 나온 물 분자가 많아 물 분자 덩어리가 커지는 게 아니라 작아진다.

앞서 일정 크기를 경계로 물 분자는 작거나 혹은 커지기 쉬운 2가지 상태를 취한다고 했다. 이 크기는 물 분자 1억5000만 개 덩어리다. 골프공 정도 크기 범위에서 물 분자 5개 덩어리가 수백 만개 존재하면 그 중 물 분자가 10개 덩어리로 확대되는 건 1개 뿐이다. 물 분자 덩어리 50개는 1600만km 범위에 불과 1개 뿐이다. 이렇게 거의 제로에 가까운 확률을 뚫고 물 분자 150만 개가 탄생한다는 건 수억 년을 기다려도 일어날 수 없다.

그런데 공중에는 작아서 있는지도 모르는 먼지 같은 이물질이 감돌고 있다. 이 먼지에 물 분자가 붙으면 물이 모여 커진다. 커진 물 분자 덩어리는 구름으로 모여 비를 내리게 된다. 다시 말해 지구에 물방울이 탄생하고 비가 내리는 건 공중에 떠도는 작은 먼지 덕분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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