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에 앞서 14일 기자간담회 가져
"출연연 위상 회복은 연구원 선발부터 달라져야"

신성철 KAIST 총장은 14일 간담회를 갖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 정권을 초월한 싱크탱크의 역할을 강조했다.<사진=길애경 기자>
신성철 KAIST 총장은 14일 간담회를 갖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 정권을 초월한 싱크탱크의 역할을 강조했다.<사진=길애경 기자>
"지금까지의 한국은 정권이 바뀌면 그때부터 미래 전략을 만든다. 그리고 정권이 끝나면 전략도 모두 사라진다.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정권을 초월한 싱크탱크 인력이 미래전략을 제시하고 정권 당선자들은 이를 바쁘게 구현할때 선진국에 진입할수 있다."

신성철 KAIST 총장은 14일 오전 본관 제1회의실에서 취임식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전략으로 이같이 밝혔다.

첫 동문 출신인 신 총장은 1971년 KAIST 태동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새로운 가치창출을 강조했다. 그는 "KAIST 설립 목적은 과학기술특별법으로 당시 산업에 필요한 과학기술인재 배출을 사명감으로 출발했다"면서 "그동안 고급과학리더를 양성해 냈고 그 인력들이 우리나라의 산업기술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젠 과학기술 인력을 양성하는 과기원들이 있다. 때문에 KAIST는 과학기술 인재 양성과 연구의 선도적인 역할을 할때 존재가치가 있다. 우리는 이제 시대적 역할을 제시할 수 있어야한다"면서 "4년 임기동안 기반작업을 튼튼히 다져 10년후에는 글로벌 10위권에 드는 선도대학, 글로벌 임팩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대학으로 이끌겠다"며 '글로벌 가치창출 세계선도대학'을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했다.

신 총장은 비전 동인으로 비전공유, 고유모델 제시, 열정 등 세가지를 들었다. 또 비전 실현을 위한 5가지 추진안으로는 교육혁신, 연구혁신, 기술사업화 혁신,  국제화혁신, 미래전략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기를 맞아 어떤 과학인재를 육성하는가는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매우 중차대한 이슈"라면서 "전공분야를 초월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협력할 수 있는 융합인재, 협업인재를 양성하는 것은 물론 과학기술발전을 선용하는 윤리의식을 가진 인재를 육성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같은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신 총장은 "학사 과정에 4년간 무학과 교육 시스템 트랙을 도입해 기존 과학 중심 교육트랙과 같이 투 트랙 교육 시스템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추격형 연구에서 탈피, 선도형 연구개발(R&D)을 위한 융복합 연구도 적극 추진할 전망이다. 또 학문의 대를 이어가는 제도도 마련된다.

신 총장은 "21세기는 융복합적 학문발전으로 세분화된 연구역량만으로는 세계적 선도연구를 할수 없다"면서 "범학과적으로 교수와 학생이 연구에 참여하는 매트릭스 연구조직을 만들어 세계적인 명성의 플래그십 연구그룹을 10개 만들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출연연과의 협력 방안도 제시했다. 신 총장은 "융합연구 그룹에는 출연연 연구자, 산업체 인사도 참여시킬 것이다. 물론 자발적 참여"라면서 "겸직교수 제도를 통해 다양한 연구자들이 올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침체된 출연연의 개편방안도 언급했다. 신 총장은 "출연연 개편은 출구 없이 말만 나오면서 현장의 사기가 저하되고 있다. 해결 전략은 기관은 그대로 두고 프로젝트 중심의 학연과의 협업"이라면서 "대학에서 교수를 선발할때 교육가치를 우선하는 사람을 뽑듯 출연연에는 연구에 올인할 사람이 가야하고 그런 정신이 있는 연구자를 뽑는 시스템이 되면 출연연도 살 것이다. 즉 출연연의 장기적인 위상회복은 연구원 뽑는 데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 총장은 기술사업화 혁신을 위해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 교육을 강화키로 했다. 특히 성공한 벤처기업인을 겸직교수로 임용해 현장감 있는 교육과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사회적 기업가정신을 심어줄 계획이다. 또 시니어 교수의 경력이 은퇴 후 단절되지 않고 연구가 지속될 수 있도록 협업 연구실 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세계적 명성을 쌓은 교수에게는 연구실을 이어갈 신진 교수를 추천할 권한도 주어진다.

정권에 따라 바뀌는 정책에 대해 신 총장은 일침을 가했다. 그는 한국의 정책은 정권이 바뀔때마다 홍보용으로 나오는 즉각 전략으로 정권이 끝나면 전략도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래 전략은 정권을 초월한 사람들이 싱크탱크 역할을 하며 국가를 위한 안을 제시하고 지속해 구현될 수 있어야 한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여러번 러브콜을 받았지만 모두 거절한 것도 그런 이유"라면서 "정권을 잡은 이들이 싱크탱크에서 제시한 전략을 구현하느라 바빠야 한다. 그래야 우리나라도 선진국이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한편, 신성철 총장은 15일 오전 취임식을 갖고 본격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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