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AS 현장에서 ④ 과학을 즐긴다]
이그노벨상 시상식 무한 상상력에 함박웃음이 절로
'과학을 춤으로 표현' 온라인 컨테스트 주목

'과학으로 웃자' 이그노벨상 쇼를 기다리는 긴 행렬.<사진=김요셉 기자>
'과학으로 웃자' 이그노벨상 쇼를 기다리는 긴 행렬.<사진=김요셉 기자>
'푸하하~ 호호호~ 하하하~'

함박웃음이 여기저기서 터진다. 발표 내용도 재밌지만 옆사람이 배꼽을 잡고 웃는걸 보면 웃음이 더 번지지 않을 수 없다. 코메디쇼 현장 같지만, 과학기술 학술대회장에서 흘러나오는 웃음소리다.

AAAS(미국과학진흥협회) 연례대회는 과학기술 정보교류와 학습의 장이기도 하지만, 과학을 즐기는 과학 엔터테인먼트의 현장이기도 하다. 과학에 대한 무한한 상상력과 아이디어로 채워진다. 재미와 익살이 어우러진 과학은 즐길 덩어리가 된다. 

26년 전 이그노벨상을 만든 마크 편집장.<사진=김요셉 기자>
26년 전 이그노벨상을 만든 마크 편집장.<사진=김요셉 기자>
지난달 18일 AAAS 연례대회 3일차 저녁 8시. 쉐라톤보스턴호텔 한 대형회의장에 과학의 즐거움을 기다리는 인파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마치 멋진 공연을 바라는 기대감으로 들뜬 표정들이다.

이곳에서는 노벨상 패러디 격으로 유명한 '이그노벨상 시상식'이 재연됐다. 관객을 맞이한 사람은 이그노벨상을 만든 미국 하버드 대학의 과학잡지 에어(AIR:Annals of Improbable Research) 편집장이다.

마크 아브라함(Marc Abrahams) AIR 편집장은 기발한 아이디어, 이색적인 연구논문을 쓴 작년 이그노벨상 수상자들의 스토리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역시! 이그노벨상 명성에 걸맞게 논문마다 유머가 넘쳤다. 마크 편집장이 물리·화학 등 각 분야별 수상자들의 논문을 소개할 때마다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몇 사람은 웃음을 참다못해 눈물까지 흘렸다. 지루함은 이그노벨상에서 죄악이다. 소위 과학을 통한 해학의 공연장과 같다. 

이그노벨상 논문을 개사해 선보인 미니 오페라도 돋보였다. 토마스 미쉘(Thomas Michel) 연구자가 아코디언을 연주하고, 마리아 페란테(Maria Ferrante) 소프라노가 열창했다. 청중은 박장대소로 화답했다. 

과학을 노래하고 과학으로 웃고. 이그노벨상 시상식 재연 현장.<사진=김요셉 기자>
과학을 노래하고 과학으로 웃고. 이그노벨상 시상식 재연 현장.<사진=김요셉 기자>
이그노벨상 시상식 재연 현장에서 과학으로 웃었다면, 다음날에는 과학으로 춤을 췄다. 19일 오전 10시 30분 보스턴 하인스컨벤션센터에서 'Dance your science' 주제 워크숍에서다. 

실제 참석자들이 과학 춤을 춘 것은 아니다. 과학을 춤으로 표현해 온라인 영상으로 경쟁하는 대회가 소개됐다. 

9년 전 'Dance your PhD' 콘테스트를 창립한 존 보하논(John Bohannon)은 과학을 춤으로 표현하는 온라인 영상 경쟁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역대 수상자들의 결과물이 어땠는지 발표했다.


티타늄 합금 미세 구조의 효과를 설명하는 영상. 2200개의 사진을 사용해 비디오를 만들었다.

  
대회 창립자는 과학을 어떻게 대중들에게 쉽게 잘 알릴까를 생각하다가 우연히 과학을 춤으로 표현해 경쟁하는 대회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워크숍 현장에서는 '과학을 춤으로도 표현할 수 있구나' 감탄하며, 중요한 과학커뮤니케이션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공감이 흘렀다. 

AAAS 연례대회에서는 이그노벨상 시상식 재연을 비롯해 ▲연구과정의 발견들을 어떻게 일반 대중과 소통하는가 ▲과학자들의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비디오 프로듀서들이 과학자들에게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좋은 과학이야기를 만드는 관점에서 미디어에 대한 이해 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주제 토론으로 과학기술인들의 소통 열기를 보여줬다. 

AAAS 발표자로 나선 과학커뮤니케이션 한 전문가는 "과학자들에게 커뮤니케이션은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추가적인 것이 아니라, 전체 인생의 중심"이라고 말했다.

2017 AAAS 연례대회에서는 과학커뮤니케이션 열기 봇물.<사진=김요셉 기자>
2017 AAAS 연례대회에서는 과학커뮤니케이션 열기 봇물.<사진=김요셉 기자>

가족과 함께 즐기는 AAAS 'Family Science Days'. 과학을 만지고 체험.<사진=김요셉 기자>
가족과 함께 즐기는 AAAS 'Family Science Days'. 과학을 만지고 체험.<사진=김요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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