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바이오컨벤션…60개국 1800여개 기업 참가
생명연·한의학연·바이오니아·파멥신 등 한국 기관·업체에도 관심

세계 최대 바이오 국제행사 '2015 Bio international Convention' 전경. <사진=김요셉 기자>
세계 최대 바이오 국제행사 '2015 Bio international Convention' 전경. <사진=김요셉 기자>

16일(현지시간) 미국 최초의 수도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미국의 5번째 도시답게 높이 100m에 이르는 스카이라인이 펼쳐진 빌딩숲 중심에 전세계 바이오 기업과 연구기관들이 모여들었다. '2015 Bio international Convention' 현장이다.

미국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매년 열리는 바이오 국제 컨벤션은 전 세계 바이오 기술의 흐름을 한눈에 들여다보고 미래를 조망해 볼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 박람회다. 매번 60개국 이상 2000여개 기업과 연구기관들이 참여한다. 작년에는 샌디에고에서 열렸으며, 내년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예정이다.

'Forge SUPER powerful connections.'
'Fuel SUPER powerful advances.'

세계 바이오 슈퍼파워들의 네트워크와 미래 소통 현장. <사진=김요셉 기자>
세계 바이오 슈퍼파워들의 네트워크와 미래 소통 현장. <사진=김요셉 기자>

컨벤션센터에 내걸린 행사 표어처럼 세계적인 슈퍼파워 주요 임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미래 바이오기술의 진보를 위해 다양한 소통을 펼쳤다.

60개국 1800여개 업체 1만여명이 넘는 인사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박람회는 전 세계 바이오 기술 동향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컨퍼런스와 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전시회, 기업 간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한 비즈니스 포럼, 기술협력을 도모할 수 있는 파트너링 행사 등 4일동안 풍부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특히 이번 박림회 현장에서는 오바마 케어(Affordable Care Act)에 대한 기대가 바이오 비즈니스 영역에 새롭게 반영되면서 유독 정밀의약품 바이오시밀러 등에 관심이 많았다. 이러한 분위기에 따라 앞으로 어떠한 바이오 비즈니스를 만들어갈 것인지, 또 정부 규제가 어떻게 조정되어야 하는가 등이 참가자들의 핵심 논의주제로 부상했다.

박람회의 가장 큰 특징은 국가별, 단체별로 공동부스를 구성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각 국가들의 부스는 국가 바이오 육성전략 및 정책의 경연장이다. 주최 측인 미국의 경우에는 바이오를 육성하고 있는 각 주별로 대학이나 벤처기업 등이 연합해 별도로 공동부스를 만들어 운영했으며, 각 국별로 그 나라의 대표적인 연구소와 대학, 기업 등을 포함한 공동부스가 운영됐다.

영국이나 프랑스, 벨기에 등 유럽의 국가들과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등 남미, 가나와 나이지리아 등의 아프리카 국가들이 대부분 국가 단위의 통합전시관을 운영했다. 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 홍콩, 말레이시아, 타이완, 대만 등이 참가했다.

거대 다국적 기업은 독립 부스를 운영했다. 전시장 곳곳에서는 화이자나 GSK, 머크, 존슨앤존슨 등 거대 다국적 기업들의 바이오 기술제품 각축장이었다. 특히 abbvie나 NEOVACS 등의 기업은 현재 우리나라를 공포에 떨게 하고 있는 바이러스와 관련된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존슨앤존슨 등 다국적 기업들에는 많은 인파들이 북적였다. <사진=김요셉 기자>
존슨앤존슨 등 다국적 기업들에는 많은 인파들이 북적였다. <사진=김요셉 기자>

그런 가운데 컨퍼런스에서는 올해는 바이오 산업 최고의 해로 매출·수익률·신약 승인 건수 등 바이오 기업들의 실적이 2년 연속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주요 지표들이 공유됐다.

또한 다국적 바이오 제약사들이 디지털 혁명에 대처하고 있는 동향에도 관심이 쏠렸다. 구글이 MS와의 경쟁을 의식하고 있으며 Biogen 등 바이오제약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추진 중이다. 노바티스는 당뇨모니터링을 위한 스마트 콘택트 렌즈 개발을 추진하고 있고, AbbVine은 노인성 질환 연구를 펼치고 있다. 퀄컴은 디지털헬스케어 분야 투자를 위해 노바티스와 1억 달러의 공동 펀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특히 블록버스터 일변도의 제품개발 방식에서 탈피해 바이오 산업에 환자와 의사를 끌어들이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 트렌드도 참가자들의 주요 관심사였다. 디지털헬스케어 시대는 전통적인 의료시대와 달리 실시간으로 환자와 소비자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 경쟁에 핵심을 이루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이러한 환자단체의 활동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한국 바이오 전문가들 사이에서 공감대를 이뤘다.

제약기업들 간에 인수합병과 스와핑 트렌드에 상당한 변화가 있다는 사실도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2000년대 제약기업들은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바이오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경향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제약기업 간 상호 전문성 제고를 위한 스와핑이 활성화되고 있는 현상이다. 이러한 추세는 최근 특허 절벽으로 오는 시밀러 제품과의 경쟁을 위해 전문성을 제고하고, 경쟁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 한국 바이오 전사들 총출동…다국적 기업들 '큰 관심'

한국 바이오 기업에 대한 다국적 기업들의 관심이 뜨겁다. 일부 기업들에게 글로벌 제약기업들이 상담을 요청하는 등 활발한 비즈니스 미팅이 이뤄졌다.

우리나라는 한국바이오협회·KOTRA 주관으로 한국관이 운영되었으며 대기업, 중소기업, 기관 단체 등이 골고루 참여했다. 대기업으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해 셀트리온, 인트론바이오, 엑세스바이오 등이 참가하고 있으며 대덕특구의 대표적인 바이오기업 바이오니아가 독립부스로 참여했고, 바이오리더스나 DM바이오 등 벤처기업들도 출동했다.

한국관에 참가한 대화제약은 중국, 러시아, 프랑스 등 글로벌 국가들과 경구용 항암제의 라이센싱을 위한 협의를 하고 있으며, DM바이오는 바이오 의약품 생산과 관련하여 암젠, 노바티스 등의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바이오리더스는 존슨앤존슨, 빌게이츠재단과 자궁경부전암 치료백신의 라이센싱아웃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파트너링 상담으로 전시회에 참여한 유진산 파멥신 대표는 "결국 다국적 기업들이 어느 바이오 기술에 지갑을 여느냐의 포인트가 중요하다"며 "2~3년까지만 해도 바이오의약품과 합성의약품의 복합제 ADC(Antibody-drug conjugate)가 떴는데, 올해는 여러 회사들이 면역·항암치료제 시스템과 파이프라인 부문에 제시하는 비용도 크고 많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바이오관련 대표적인 정부출연연구기관들도 참여해 기술사업화에 나섰다.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이혜정)은 노화, 골다공증, 비만, 그리고 아토피와 관련된 10여개 자체 보유 기술을 선보였다. 지금은 국내기업이나 임상분야를 위한 기술이전에 중심을 두고 있지만 해외 기술이전 사업화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위한 사전 초석이다.

한의학연은 미국의 바이오 업체와 유럽이나 아프리카의 바이오 관련 기업 등에서 20여건의 기술이전 상담을 진행했다. 행사의 특성상 산업화에 근접하는 기술 중심이다. 특히 다양한 처방으로 이미 효과가 알려진 한의학 기반 한약 소재 등에 관심을 보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의학연 관계자는 "이번 행사 참여는 연구원의 보유기술과 세계 바이오 동향을 파악하고 해외 진출 가능성을 가늠하기 위해 참석한 자리"라면서 "기술이전 사업화 관련 세계 최대 행사인 만큼 향후에도 해외홍보와 기술이전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오태광)은 최인표 박사의 암세포를 죽이는 NK세포기술을 비롯해 오희목 박사의 미세조류 바이오디젤 생산 기술, 김재화 박사의 피부재생치료 물질 관련 기술 등 3개 기술을 전시했으며, 기술사업화를 위한 22가지 다양한 기술소개와 함께 여러 연구기관들과 파트너링 상담을 진행했다.

권석윤 생명연 기술사업화센터장은 "3일 동안 전체적으로 30여건의 기술 상담을 진행했고 사업화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면서 "지속적인 팔로업을 통해 관심기업을 발굴하고 해외 기술이전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흥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정책실장(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장 겸임)은 "IT기업들이 바이오 비즈니스 분야에 진입하면서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 지고 있다"며 "많은 기업들이 통합 시너지를 내는 비즈니스 전략들을 구현하고 있으며, 앞으로 특정 영역이 아닌 IT와 바이오 등 융합적으로 비즈니스가 펼쳐지는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의 바이오 대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진=김요셉 기자>
한국의 바이오 대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진=김요셉 기자>

활발한 비즈니스 상담이 벌이지고 있는 화이자. <사진=김요셉 기자>
활발한 비즈니스 상담이 벌이지고 있는 화이자. <사진=김요셉 기자>

바이오 강국 프랑스 부스에도 기업인, 과학자 줄이어 <사진=김요셉 기자>
바이오 강국 프랑스 부스에도 기업인, 과학자 줄이어 <사진=김요셉 기자>

일본의 생명공학 육성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참가자들. <사진=김요셉 기자>
일본의 생명공학 육성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참가자들. <사진=김요셉 기자>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 부스도 점점 커진다. <사진=김요셉 기자>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 부스도 점점 커진다. <사진=김요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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