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cm급 지구관측용 '아리랑 3A호' 내년 1월 '우주로'
11월 25일 러시아 운송…정밀 지구관측 위성 라인업 구축

한국항공우주연구원(원장 조광래)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3A호 개발 현장. 

지난달 25일 위성개발 연구원들이 5년간 공들여 개발한 인공위성을 러시아행 무진동 항온항습 차량에 실어 올렸다.

10만여개의 부품 어느 하나 부서지지 않고 최대한 안전한 상태에서 이송이 가능하도록 포장하는데만 7~8개월이 걸렸다. 운송을 위한 포장 리스트를 만들고 어떤 물건을 어느 박스와 컨테이너에 넣을지 미리 철저하게 계획하지 않으면 안됐다. 

 

다목적실용위성 3A호가 운반되는 모습.<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다목적실용위성 3A호가 운반되는 모습.<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연구진의 막바지 꼼꼼한 포장 운송 작업을 무사히 마치고 아리랑 3A호가 내년 1월 말 러시아에서 우주로 떠난다. 개발 직전 단계에 쎄트렉아이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주)·AP우주항공 컨소시엄으로 주관 개발기관이 변동되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지난 2009년 11월 개발에 돌입한지 5년 만에 우주로 향하게 됐다. 

아리랑 3A호는 55cm급 해상도의 전자광학카메라와 적외선 센서를 탑재한 고성능·고해상도 인공위성이다. 아리랑 3A호가 성공적으로 우주궤도에 안착되면 우리나라는 주·야간은 물론 비가오나 눈이오나 날씨와 관계없이 필요한 장소를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위성정보의 활용 수준도 한 단계 높아지게 된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고해상도 광학 관측, 레이더를 통한 관측, 적외선카메라를 통한 관측이 모두 가능해져 지구를 향한 더 밝은 눈을 갖게 됐다.

◆ 아리랑 위성 시리즈 '업그레이드'…위성정보 융합 활용 기대

 

다목적실용위성 3A호 사업단 체계팀 소속, 뒷줄 왼쪽부터 이춘우, 최석원(단장), 임성빈(팀장), 김응현, 박지은, 김희경. 앞줄 왼쪽부터 전문진, 김정현, 이상록, 전현진.<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다목적실용위성 3A호 사업단 체계팀 소속, 뒷줄 왼쪽부터 이춘우, 최석원(단장), 임성빈(팀장), 김응현, 박지은, 김희경. 앞줄 왼쪽부터 전문진, 김정현, 이상록, 전현진.<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아리랑 3A호 개발을 통해 우리나라 위성기술은 한 단계 더 진화했다. 아리랑 3A호는 55cm급 고해상도 지구관측 위성으로, 2012년 발사돼 현재 우주에서 활약중인 아리랑 3호의 해상도(70cm급)를 능가한다. 

해상도 1m급이라는 의미는 가로세로 1m크기의 흰색 점과 검은색 점이 나란히 있을 경우 궤도에서 촬영해 식별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아리랑 2호와 아리랑 3호, 3A호의 해상도는 각각 약 2배와 약 3.3배 업그레이드된 것이다. 

55cm급 고해상도 위성은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다. 미국의 GeoEye-I 위성이 41cm급으로 세계 최고 해상도를 가졌으며, 프랑스의 Pleiades 위성이 해상도 50cm급으로 아리랑 3A호는 이와 견줄만 한 수준이다. 이들 위성은 세계 상업용 위성영상 판매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항공연의개발자들의 모습.<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항공연의개발자들의 모습.<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특히 아리랑 3A호에는 광학카메라와 함께 적외선 센서도 탑재돼 적외선 영상까지 획득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광학 및 적외선으로 동시 관측이 가능하도록 개발했다.

아리랑 3A호에 탑재된 적외선 센서는 물체의 온도 차이를 이용해 영상을 획득하는 장치다. 공장이나 시설의 가동 상태, 도시의 열섬효과, 산불탐지, 화산활동 등 광학카메라로는 확인이 어려운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덕분에 아리랑 2호(해상도 1m급)와 3호(해상도 0.7m급), 합성개구레이더(SAR)를 탑재한 아리랑 5호, 정지궤도 위성인 천리안 위성과 함께 지구를 24시간 관측함으로써 주야간 및 기상조건에 관계없이 짧은 관측주기로 영상획득이 가능해진다. 

천리안 위성의 광역영상과 아리랑 위성들의 광학·레이더·적외선 영상을 융합해 분석해 활용할 수 있어 위성 영상의 활용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 민간기업 주도 개발 위성산업 저변 확대…고해상도 위성영상 시장 진출 기대

아리랑 3A호의 위성 본체 개발은 국내 민간기업이 주도했다. 정부가 발주한 인공위성 개발 프로젝트로는 처음이다. 정부가 우주개발 중장기 계획 '민간주도형 우주산업 기반 확충'의 일환으로 인공위성 기술의 민간이전을 위해 아리랑 3A호의 본체 개발을 민간에 맡기는 방식으로 추진한 것이다.

본체 개발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주)과 AP우주항공 컨소시엄이 주관하고 대한항공, 두원중공업, 한화 등 여러 산업체가 참여했다. 

적외선 센서 개발이 난관에 부딪혀 다소 지연되긴 했지만, 5년여 개발기간동안 평균 25명의 산업체 연구인력과 항우연 연구진이 동고동락하며 위성 개발에 임했다.

임성빈 항우연 다목적실용위성 3A호 사업단 체계팀장은 "아리랑 3A호의 가장 큰 의미는 국가의 우주개발 인공위성 개발역량을 민간에 이전하는 것"이라며 "이번 위성개발을 통해 산업체에서 충분히 위성 본체개발이 가능한 역량이 됐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우주분야 시장조사기관 유로컨설트(Euroconsult)에 따르면 세계 지구관측 위성영상 시장 규모는 2013년도 기준 약 14.93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앞으로 5년 이내 약 25.6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아리랑 3A호의 가장 큰 의미는 국가의 우주개발 인공위성 개발역량을 민간에 이전하는 것이다.<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아리랑 3A호의 가장 큰 의미는 국가의 우주개발 인공위성 개발역량을 민간에 이전하는 것이다.<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미래창조과학부와 항우연은 우리나라가 아리랑 3A호를 통해 보다 질좋은 고해상도의 위성영상을 확보하게 되면 고해상도 관측 위성 영상의 해외 수출 등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현재 운용 중인 아리랑 2·3·5호와 천리안 위성을 포함해 2020년까지 인공위성 11기를 추가 발사해 전체 우주산업에서 위성 산업의 매출 비중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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