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한 등장에 웃음이 터져나왔었습니다. 쑥스러워하는 그의 모습을 응원하는 박수가 쏟아져 나왔었죠. 등장부터 강력한 존재감을 뿜어낸 그는 자신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을 당당하게 설파했습니다. 세계 해킹 보안 기술 연구 그룹 'WOWHACKER'의 최연소 멤버로 세계 해킹 방어대회 'SECUINSIDE 2011' 문제 출제 및 운영자로 활동해 온 고등학생 김 군이었습니다. 각종 해킹 방어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금융기관에서 사용하는 여러 애플리케이션의 보안 기술 개발에도 참여해 왔던, 그야말로 이미 자신의 커리어를 잔뜩 쌓아가고 있던 전도유망한 학생이었죠.

그를 처음 본 곳은 지난해 KAIST에서 열린 'TEDxKAIST'에서 였습니다. 한 명의 연사로 참석한 그는 당시 시연을 통해 해킹의 무서움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기도 했죠. 강연이 끝난 후 서로 인사하며 '해킹의 과학'에 대해서도 많은 얘기를 나눴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다음에 또 봐요'라며 멋쩍은 웃음을 날리던 그의 모습을 신문지상에서, 그것도 사건·사고 면에서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그가 올해 7월 열린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주관한 해킹방어대회 문제를 빼돌려 참가자에게 건네다 경찰에 붙잡혔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잘못 본 줄 알았습니다. 사진이나 기사 내용이 제가 취재했을 당시와 똑같았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느껴지더군요. '발 한 번 잘못 디디면 낭떠러지라더니, 김 군이 그렇게 됐구나' 하고요.

김 군이 범죄에 가담한 계기는 동료 해커 손 모 씨와의 만남 때문이었다고 하네요. 경찰에 따르면 손 씨는 미래부와 진흥원의 '제10회 해킹방어대회'를 앞둔 올해 5월 김 군에게 '나도 큰 대회에서 입상 한 번 해보자'며 문제 유출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마침 김 군이 졸업 직후 연구원으로 취직한 보안기술연구업체가 문제 출제 업체로 선정된 참이었죠. 이 대회 상위권 입상자들에게는 2200만원의 상금과 미래부 장관상의 영예가 따라가게 돼 있었습니다.

바보같이 김 군은 손 씨의 요구를 받아들였고, 예선 당일 손 씨가 개인 PC로 문제를 푸는 과정을 원격으로 지켜보며 문제 풀이 방식을 인터넷 메신저로 알려줬다고 하네요. 그래도 불안해서 대회 서버를 해킹해 순위를 조작하기 위한 정답 인증 서버에도 무단 접속했다고 합니다. 결국 손 씨는 예선 3등으로 본선에 올랐고, 그 후에도 문제 일부를 빼돌려 전달했습니다.

범행은 '사전에 문제가 유출됐다'는 제보를 접수하고, 주최 측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발각됐습니다. 프로였지만, 개인 노트북에 메신저 내용이 남아 있었던 것이 화근이 됐죠.

서울 수서경찰서는 김 군과 손 씨를 위계에 의한 업무 방해 등 협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는데요. 경찰 관계자는 "김 군이 조사 중 깊이 뉘우치는 모습을 보였지만 출제자 신분으로 국가 공인대회 결과를 조작하려 한 혐의가 무거워 처벌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제2의 안철수를 꿈꾸던 18세 화이트 해커의 몰락'. '제2의 안철수', '화이트 해커'라는 단어보다 '몰락'이라는 단어에 눈이 갔습니다. 안타까웠습니다. 잘못된 판단으로 찬란할 수 있었던 그의 인생에 오점을 남긴 셈이니까요. 그래도 이번 기회를 말미암아 잘못된 판단에 대한 교훈을 얻길 바랍니다. 어쩌면 또 모르죠. '역경을 딛고 일어선 천재 해커의 성공'이라는 기사가 신문지상을 도배할지요. 잘못에 대한 반성은 충분히 하되, 세상을 향한 기대는 접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직은 너무 젊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니까요. 그의 시계침은 지금 '잠시 멈춤'에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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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매일경제]한국, 상업용 발사체 도전한다

일본이 7년 만에 새롭게 선보인 발사체 `엡실론`이 지난 27일 발사 19초를 앞두고 이상이 발생해 발사가 중지됐다. 엡실론은 일본 문부과학성 우주과학연구소가 과학 위성용으로 개발한 신형 발사체. 일본의 주력 발사체였던 `H2A`의 발사비용이 비싸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새로 개발한 저가형 로켓이다. H2A 발사비용은 약 900억원, 앱실론은 절반인 450억원 정도다. 발사체 1단은 H2A 부품을 사용했으며 관제 인력을 100명에서 5명으로 줄였다. 일본은 엡실론이 성공적으로 발사될 경우 중소기업이나 다른 나라의 소형 위성을 발사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첫 번째 도전에 실패하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2. [매일경제]가족력·유전자 맞춤진료…빅데이터로 난치병 분석

1년 전 김선진 씨(가명ㆍ34) 부부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생후 8개월 된 아이가 망막모세포종에 걸린 것이다. 망막모세포종은 눈의 망막에 악성 종양이 생기는 희귀암으로,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질환이었다.

찾아간 병원마다 생명을 살리기 위해 하루빨리 안구 적출부터 먼저 해야 하다고 권유했다. 그 와중에 세브란스병원을 찾은 부부는 한 가닥 희망을 잡았다. 전면 검사를 실시한 결과 가족력이 없다고 판단한 의료진은 적출 대신 항암 치료를 선택했다. 그동안 쌓인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암 전이 상황을 파악하고 병원 측의 노하우가 쌓인 레이저 수술법을 적용했다. 희망이 없을 것 같던 아이는 현재 퇴원을 앞두고 있을 정도로 호전됐다.

3. [중앙일보]화성의 이과, 금성의 문과

남자와 여자는 서로 다른 별에서 산다-. 남녀 탐구생활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현대 고전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가 던진 도발적인 명제다. 여자와 가까운 단어는 사랑·친밀·대화, 남자와 가까운 단어는 능률·효율·업적이라고 책은 밝힌다. 남자는 목적을 이룰 때, 여자는 느낌을 나눌 때 각각 만족한다고도 주장한다. 책은 또 지구에서 만난 남녀가 서로를 탐구하지 않으면 증오의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우리 사회에서 남녀만큼이나 딴 별에 사는 두 족속이 있다. 바로 문과와 이과 출신이다.

4. [중앙일보]쌤통의 심리학

반갑고 즐거워야 하는데 마음이 불편한 모임이 있다. 소위 사회적으로 잘나가는 사람들의 실패를 안주 삼아 술잔을 기울이는 술자리가 그렇다. 도덕적인 줄 알았던 사회지도층 인사의 추문, 잘난 척하던 유명인의 낙마, 성공한 기업인의 추락, 높은 자리에 올라간 정치인의 몰락 등 가십을 주고받는 술자리의 안주는 밤새 풍성하다. “그 사람, 그럴 줄 알았어!”

5. [동아일보]단언컨대 유리와 알루미늄은 가장 완벽한 물질입니다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린 27일 오후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삼광글라스 유리공장. 내부로 들어가자 숨이 턱 막혔다. 공장 벽에 붙은 온도계는 50도에 육박하고 있었다. 규사, 석회석, 파유리(재활용하는 파쇄유리) 등을 녹여 유리물로 만드는 유리 용해로가 항상 1580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용해로에서 나온 불덩이 같은 유리물이 마치 떡이 잘리듯 끊어져 금형에 들어갔다. ‘훅’ 하고 공기가 주입되자 유리물은 시뻘건 열을 내뿜으며 유리병 형태로 만들어졌다. 생산라인에 따라 오비맥주 ‘카스’, 광동제약 ‘비타500’, 동아제약 ‘박카스’용 병이 쏟아져 나왔다.

6. [한국경제]직원들 반발없이 변화 이루려면 눈치 못채는 작은 일부터 바꿔라

주위 환경의 급변에 따라 기업도 바뀔 수밖에 없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많은 기업들이 직원들의 강력한 반발로 변화에 실패하는 이유다. ‘어떻게 하면 조직원들의 반발을 줄이고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까’는 기업 경영진이 가장 고민하는 문제 중 하나다. 직원들이 ‘세상이 바뀌니까 변화해야 한다’는 논리에는 동의하면서도, 막상 실행은 따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7. [중앙일보]'사운드 아티스트' 4총사, 스마트폰 음질 벽 깨다

소리는 아날로그다. 연속적이다. 그러나 그걸 담아내는 전자기기는 디지털이다. 비연속적이다. 0과 1의 분절된 숫자의 조합으로 연속적인 소리를 표현해 내야 한다. 디지털 음향 기기의 진화 과정은 아날로그에 가까운 소리를 재현하는 데 있다.

최근 소리의 진화가 벌어지고 있는 판이 스마트폰이다. 휴대용 전자기기가 스마트폰 하나로 통합되는 시대다. 화질 경쟁의 극단에서 카메라는 스마트폰으로 흡수됐다. 다음은 소리다. 여태껏 스마트폰이 구현한 최고의 음질은 CD 수준이라는 16비트, 44.1킬로헤르츠(㎑)였다.

8. [중앙일보]일본 방사능 공포에 … 120석 생태탕집 점심 손님 10명 뿐

29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북창동 신호생태탕집. 점심시간이 조금 지났지만 120여 자리를 갖춘 식당에는 손님이 10여 명에 불과했다. 그나마 주요 메뉴인 생태탕보다 쌈밥을 시켜먹는 손님이 대부분이었다. 종업원이 “국산이고 맛도 좋다”며 대구탕을 권했지만 반응은 썰렁했다. 권정일(71)씨는 “방사능 우려 때문에 생선 요리를 먹기가 겁난다”고 말했다. 식당 주인 정도헌(55·여)씨는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에서 방사능 오염수가 하루 300t씩 누출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뒤 손님이 잘 오지 않는다”며 “매출이 종전보다 절반 이하로 줄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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