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맞아요?"
한참을 들여다보더니 뜬금없이 한 말 툭 던지더군요. 어이도 없고 당황해서 "네, 저 맞는데요"라고 당당히 말하지 못하고, "왜요? 무슨 문제가 있나요?"라고 답하고 말았습니다. 바로 2002년 11월 수능날 벌어진 일인데요. 시험 감독관이 제 주민등록증과 얼굴을 번갈아보더니 그러더라고요. 한바탕 '애가 임은희가 맞네, 아니네'로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수능을 앞두고 긴장하고 있었던 전 맥이 탁 풀렸죠. 그리고나서는 부끄러웠습니다. 왠지 모르게 제 모든 것이 다 까발려진 듯 한 기분이었죠.

사실 문제는 없었습니다. 다만 주민등록증 사진이 포토샵을 한 것 처럼 희뿌옇게 처리돼 나왔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였죠. 안경을 벗고 찍어서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기분이 엄청 나빴습니다. 지금와서 웃을 수 있다는 게 아이러니 할 정도로요.

갑자기 예전 추억이 새록 새록 생각났던 이유는 오늘 자 조선일보 기사 때문이었습니다. '사진·얼굴 너무 달라… 면접장서 "누구시죠?"'를 보면서 누구라도 이러한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외모에 집착하는 현 시대의 풍속도를 면접사진에 빗대 고스란히 보여준 기사였습니다.

사진 보정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사진 속 얼굴과 실제 얼굴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일상화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일반 사진은 물론 본인임을 증명하는 증명사진 역시 얼굴 성형에 가까운 포토샵을 하는 게 필수인 시대가 됐습니다. 대기업 인사팀 과장인 김모 씨는 "신입사원 응시원서 사진을 보면 눈 크고, 코 오똑하고, 얼굴은 브이 라인인 게 다 비슷비슷하다"며 "아예 시험장엔 사진과 다른 얼굴이 나타나겠거니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포란성(포토샵+일란성)'이라는 말까지 유행할 정도라네요. 성형 수술을 많이 받아 여성들의 얼굴이 비슷비슷해 진다고 해서 붙인 '의란성 쌍둥이'란 말에 이은 세태풍자 신조어입니다.

이같은 현상은 채용에 외모가 영향을 미치는 걸 아는 구직자들의 '지푸라기라도 잡아보자'는 심정에서 나온 결과겠죠. 외모로 취업의 당락이 결정되고, 선을 보더라도 사진이 별로면 나갈 수도 없는 경우가 많으니, 오히려 정직하게 찍은 사진을 쓰면 본인만 손해라는 인식이 팽ㅠ배해 진 것 같습니다. 마냥 웃을 수도 없는 현 시대의 씁쓸한 자화상입니다.

외모에 대한 우리 사회의 집착은 병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갸름한 얼굴에 큰 눈, 오뚝한 코, 늘씬한 몸매 등 정형화된 이미지들이 도처에 넘쳐납니다. 그 아름다움의 기준을 충족시키느라 세계 제일의 성형 왕국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 썼고요.

외형적 이미지만으로 성급히 판단하고 또 맹목적으로 거기에 매달리는 우리 사회의 외모지상주의는 편헙하고 엄격하기까지 한 듯 합니다. 그 기준으로 말미암아 자신조차 상처받을 수 있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이 기준에서 벗어나진 못합니다. 이미 사회가 그렇게 생겨먹어 버렸거든요.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새삼 응원을 보내고 싶습니다. 찔리는 마음에 기사를 한참 들여다 본 저에게도, 외모 지상주의로 인해 피해를 본 모든 이들에게도요. 힘내세요. 화이팅입니다!!

대덕넷이 뽑은 오늘의 뉴스 전해드립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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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앙일보]우주강국 중국 뒤엔 바링허우 10만 대군

중국 우주선 선저우 10호를 우주로 쏘아 올린 ‘창정(長征) 2-F’ 로켓의 설계를 주도한 머우위(牟宇)는 32세다. ‘중국 로켓의 아버지’ 첸쉐썬(錢學森·2009년 사망)이 설립한 탑재로켓기술연구원의 로켓 총체부주임 설계사다. 머우는 2000년 19세의 나이로 베이징(北京) 이공대학 항공기 설계학과를 수석 졸업했다. 이어 기업들의 스카우트 제의를 물리치고 연구원에 들어가 박사학위를 받았다. 연구원에는 우수학생들을 위한 박사과정이 개설돼 있다. 그는 “면접 시험날 사무실에 걸린 ‘창정 2-F’라는 표지판을 보면서 인생의 목표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에는 머우와 같은 30대 바링허우(八零後·1980~89년 출생자) 연구원이 1만7000명 정도다. 전체 연구원 2만2000명의 80%다.

2. [한국경제]'시간제 일자리 확대' 로드맵에 뿔난 中企 "부족한 일손 25만명부터 채워라"

정부가 지난 4일 ‘고용률 70% 로드맵’을 발표한 뒤 중소기업계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 일선 현장에서는 ‘풀타임 정규직’ 일자리도 채우지 못하고 있는데 새로운 시간제 일자리 등을 만드는 데 정부가 6조원가량의 혈세를 쓰겠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0월 전국 2만8000개 사업체를 대상으로 고용 동향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전체 사업장에서 정상적인 경영 및 생산 활동을 위해 추가적으로 필요한 인력(부족 인원)은 26만7000명이다. 이 중 중소기업에 해당하는 ‘300인 미만 사업체’의 부족 인력이 24만5000명(91.8%)에 달했다.

3. [매일경제]성공기업들에겐 그들만의 `혁신 DNA`가 있다

한국표준협회와 대한설비관리학회가 공동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와 매일경제가 후원하는 `2013 글로벌 혁신콘퍼런스`가 12~13일 이틀 일정으로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됐다. 이번 대회는 한국과 일본의 TPM(Total Productivity Maintenanceㆍ설비관리), 6시그마 혁신활동, TPS(도요타 생산 방식), 생산혁신 관련 전문가와 기업인 700명이 참가했다.

올해로 22회째를 맞는 글로벌 혁신콘퍼런스는 TPM, 생산혁신, 6시그마를 비롯한 디자인경영, 창조경영, 변화관리 등 경영혁신 전반에 걸친 다채로운 주제를 아울렀다. 또한 기계, 전기ㆍ전자, 화학, 서비스, 금융, 공공 부문 등 산업 분야 전반의 혁신활동 흐름과 현황을 조망하고, 혁신을 통해 새로운 미래로 도약하는 방법론을 공유하고 실천하기 위해 해마다 열리고 있다.

4. [조선일보]750여 지옥 실험… 20만대 부숴보고 휴대폰 낸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디지털시티(수원사업장). 5개의 연구소에 연구 인력 2만1000명이 모여 있는 삼성전자 연구 개발의 심장부다. 그중 TV 분야 연구 개발을 담당하는 디지털연구소(R4)와 마주 보고 있는 2층 건물로 삼성전자 직원의 안내를 받아 들어갔다. 세계 1위 삼성전자 휴대전화사업부가 사상 처음으로 파일럿센터(Pilot Center)를 언론에 전면 공개하는 순간이었다. 센터는 삼성전자 휴대폰이 세상에 나가기 전에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관문이다. 이곳에서 750여개 테스트를 통과한 제품만 시장에 나갈 자격을 얻는다.

5. [동아일보]‘金이 된 김’ 60인 특공대 일을 저지르다

공장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자리에 민감하다. 본래 일하던 자리에서 컨베이어벨트 맞은편으로 이동하라는 지시도 마뜩잖아 한다. 익숙하지 않은 작업대에서 손을 놀리기가 영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자리가 바뀌는 일이 잦으면 불안해진다. ‘내가 필요 없다는 뜻일까. 일자리 자체가 위험한 건 아닐까.’ 2003년 여름 직원들은 유달리 자리를 놓고 날카롭게 반응했다. 60여 명의 직원은 공장을 떠난 지 반년 만에 일터로 돌아온 참이었다. 자기 자리를, 아니 일터를 통째로 잃었던 경험 때문일까. 왜 자리를 바꾸라고 하느냐고 공장장에게 대놓고 싫은 티를 내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공장장은 화를 내지 않았다. 이들이 지니고 있는 가슴속 불안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6. [중앙일보]"한번 해보자" 모노즈쿠리의 부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기업인들의 기대감이 커졌고, 한번 해보자는 자세가 눈에 보인다."

지난 10일 도쿄에서 만난 자동차 부품업체 난부(南武)의 노무라 가즈시(野村和史) 회장이 한 말이다. 이 회사는 도쿄의 오타(大田)구에 밀집해 있는 중소 부품업체 중 하나다. 대기업이 좋아지면 이들에 대한 발주량이 늘어난다. 따라서 일본에선 오타구의 분위기가 경기후행지표로도 통한다. 노무라 회장 말대로 요즘 오타구에도 아베노믹스의 온기가 슬슬 퍼지고 있다.

7. [한국경제]황철주 "상상력 갖춘 인재가 벤처서 인생 걸도록 스톡옵션 획기적으로 바꿔 보상해줘야"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1990년대 탄생한 ‘벤처 1세대’를 대표하는 기업인 중 한 사람이다.

그는 1995년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제조장비 전문기업 주성엔지니어링을 창업한 이후 벤처 붐과 거품 붕괴 등 산전수전을 겪었다. 하지만 요즘처럼 혹독한 시련은 처음이라고 그는 말했다. 지난해 매출(800억원)보다 많은 영업손실(837억원)을 냈다. 극심한 영업 부진에 매출은 전년 대비 75% 줄었고, 영업손실은 22배 불어났다. 황 사장은 “지난해 제대로 지옥을 맛봤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원조’ 벤처기업인 황 사장은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기업이란 원래 천당과 지옥을 오가게 마련”이라며 “올해 천당까지는 못 가더라도 지옥에서는 확실히 탈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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