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지구소행성 '아포피스' 9일 지구 1450만km 접근
충돌시 한 국가 완전파괴…2029년 더 가까이 통과

서울 여의도 크기만한 소행성이 9일 지구를 근접 통과한다.

이 소행성은 지구와 충돌할 경우 한 국가를 완전히 파괴할 수 있는 위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천문연구원은 근지구소행성인 '아포피스(Apophis)'가 한국시간으로 오는 9일 저녁 8시43분 지구로부터 약 1450만km까지 접근한다고 7일 밝혔다.

이 거리는 지구와 달의 평균거리(약 38만km)의 약 38배에 해당된다. 아포피스는 이번 접근 이후 오는 2029년 4월14일 오전 6시46분에 지구를 살짝 스치듯이 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 지표면과의 거리는 약 3만1600km이다. 이 고도는 천리안과 같은 정지위성 고도(3만5786km)보다 약 4000km 낮은 것으로, 아포피스 규모의 소행성이 이처럼 지구에 가까이 접근하는 확률은 약 1000년에 한 번 꼴이다.

아포피스는 2029년 지구를 스쳐 지나가면서 지구 중력의 영향으로 궤도가 변해 2036년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물론 그 가능성은 매우 낮다. NASA가 계산한 2036년 충돌 확률은 23만3000분의 1로 충돌하지 않을 확률은 99.99957%이다. 9일 지구 근처를 통과할 때 소행성 아포피스는 약 16등급까지 밝아지지만 남반구에서만 관측할 수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에서는 이 소행성이 북반구 하늘에 나타나는 2월 초중반에 국내외 관측시설을 투입해 감시할 계획이다. 16등급 천체는 맨눈으로 겨우 보이는 6등급의 별보다 1만배 정도 어둡다.
 

▲소행성 아포피스의 궤도.  ⓒ2013 HelloDD.com

천문연은 "소백산천문대의 0.6m 망원경과 미국에 설치한 레몬산천문대 1m 망원경 등을 활용해 해외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아포피스의 궤도와 자전특성, 3차원 형상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천문연은 2010년부터 국가문제해결형 연구사업인 '우주물체 전자광학 감시체계 기술개발'을 수행중이며 이 연구의 일환으로 근지구소행성을 감시하고 있다.

한편 소행성 아포피스는 지난 2004년 로이 A. 터커(Roy A. Tucker), 데이비드 J. 톨렌(David J. Tholen), 파브리지오 베르나르디(Fabrizio Bernardi) 등이 미국 국립광학천문대 산하 '킷픽(Kitt Peak) 천문대'에서 처음 발견했다. 아포피스는 이집트 신화의 태양신 '라(Ra)'를 삼킨 거대한 뱀이며, 그 뱀으로 묘사된 파괴의 신 '아펩(Apep)'을 그리스어로 표기한 이름이다.

아포피스는 328.58일(0.9년) 주기로 태양을 공전하며, 궤도의 대부분이 지구궤도 안쪽에 포함된 아텐족(Atens) 소행성이다. 일반적으로 이들 아텐족은 지구에서 볼 때 항상 태양 근처에 머무르기 때문에 관측이 어렵다. 270±60m, 자전주기는 1일 6시간24분(30.4시간)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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