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박홍규 교수팀…공정 축소·대량생산 가능성 높여

투명한 그래핀으로 전기를 주입해 레이저 빛을 발생시키는 나노레이저가 순수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광소자가 전기로 쉽게 움직일 수 있게 되면서 광컴퓨터 개발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홍규 고려대 교수. ⓒ2012 HelloDD.com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고려대 박홍규 교수 연구팀이 전기가 잘 흐르면서 빛을 잘 투과시키고, 휴지처럼 부드러워 자유자재로 변형되는 그래핀을 이용해 전기를 주입, 레이저 빛을 발생시키는 새로운 나노레이저 개발에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박홍규 교수를 주축으로 김윤호 박사과정, 중앙대 권순홍 교수 및 한양대 박원일 교수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금속전극이 갖는 문제점 해결을 위해 금속전극보다 전기저항이 적으면서 휴지처럼 유연한 그래핀을 선택했다. 그래핀은 두께가 매우 얇기 때문에 빛이 잘 투과돼 레이저 가까이 놓더라도 빛을 흡수하는 현상이 거의 없어 레이저의 특성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연구팀은 이런 그래핀 전극을 직경 500나노미터의 매우 작은 기둥 위에 올리고 이 전극으로 전류를 주입해 나노기둥 LED를 구동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나노레이저 제작 공정이 절반가량 단순화됐으며 대부분의 광소자들을 크기와 구조에 관계없이 쉽고 간편하게 전기로 움직일 수 있음이 증명됐다.

이로써 전기로 움직이는 나노레이저의 실용화와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 특히 이번 연구결과는 국내 토종 연구자들이 주축이 돼 일궈낸 값진 성과로 참여연구자 전원이 40세를 넘지 않는 신진 연구자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성과 역시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전문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Nature Communications'지 최신호(10월 9일자)에 발표됐으며 4-5개월씩 걸리는 평균 심사과정을 대폭 줄인 4주 만에 출판이 결정됐다.

박홍규 교수는 "그동안 전기로 움직이는 나노레이저는 제작할 때 복잡한 공정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우리 연구팀이 개발한 그래핀을 이용한 나노레이저는 복잡한 공정을 절반 가량 줄여 나노레이저의 대량 생산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이 기술은 머지않은 미래에 광컴퓨터를 상용화할 수 있는 핵심기술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연구의의를 말했다.
 

▲그래핀을 통해 마이크로디스크 공진기로 주입되는 전기 에너지 모식도. ⓒ2012 HelloDD.com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