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서갑양 교수팀…인공피부 센서 개발 새 지평

▲(a) 연구진의 유연한 초감도 센서의 모식도. 상부와 하부에 얇은 고분자 기판으로 센서의 유연성을 확 보할 수 있다. (b) 유연한 초감도 센서(9cm × 13cm) (c) 나노 섬모의 전자 현미경 사진.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2012 HelloDD.com

최근 전 세계적으로 종이처럼 둘둘 말아서 들고 다닐 수 있는 노트북 같이 얇고 쉽게 휘어지는 전자기기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얇고 투명해 손목 등에 찰 수 있는 피부 부착형 장치나 사람 몸에 넣어 외부의 자극이나 미세한 생체신호를 감지해 건강상태를 알려주는 다기능 센서 등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알려진 피부와 비슷하게 만든 센서들은 피부처럼 다양한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많은 양의 복잡하고 미세한 소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 나노선, 나노튜브 등 크기가 매우 작아 다루기 어렵거나 인체의 유해성이 검증되지 않은 소재를 사용하는 등 필요로 하는 센서를 제작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서울대 서갑양 교수 연구팀이 생체와 비슷한 미세한 섬모를 붙여 사람의 피부처럼 누르거나 당기거나 비트는 미세 자극을 감지할 수 있으면서 얇고 쉽게 휘어지는 센서를 개발, 인공 피부센서 개발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6일 밝혔다.

'섬모(纖毛·cilium)'는 애벌레 같은 유생(幼生)의 체표(體表), 포유류의 기관상피 등에 널리 존재하는 움직일 수 있는 세포소기관으로, 서갑양 교수 연구팀은 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크기의 고분자 섬모를 붙여 피부처럼 유연하면서도 다양한 미세자극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 개발에 성공했다.
 

▲유연한 초감도 센서의 작동원리. 누르거나(pressure), 당기며(shear), 비트는 힘(torsion) 에 의해 각각의 힘을 동시에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다.  ⓒ2012 HelloDD.com

특히 서 교수팀이 개발한 센서는 저렴한 공정으로 제작된 고분자·금속 나노 섬모를 결합해 제작방법이 간단하고, 사람이 감지하는 작은 힘의 약 0.0005 정도에 불과한 아주 작은 자극도 감지할 수 있다. 또 수많은 작은 트랜지스터가 필요 없어 기존에 개발된 센서에 비해 저렴하면서도 넓은 면적으로(가로 9㎝×세로 13㎝·기존 대비 약 2~5배) 제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이 센서는 하나의 미세 패턴구조로 만들어져 사람의 피부처럼 누르거나 당기거나 비트는 감각을 동시에 감지할 수 있으며 간단한 회로 설계를 이용해 총 64개의 작은 센서로 공간을 분할할 수 있어 사람의 피부와 매우 흡사하다. 무엇보다 연구팀이 개발한 센서는 눈 깜짝할 시간에 일어나는 작은 물방울의 충돌도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고 손목에 센서를 넣어 맥박의 변화와 혈관의 압력 차이 등 미세한 생체신호를 관찰할 수 있어 휴대용 의료기기로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서갑양 교수는 "이번 연구는 누르거나 당기거나 비트는 감각까지 피부처럼 감지하는 센서를 개발한 것"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생체신호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담당의사에게 전달하는 의료기기나 신개념 IT 터치패드, 로봇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는 서울대 방창현 박사(제1저자)와 안성훈 교수 등이 참여했으며 관련 논문은 '네이처'의 자매지로 나노기술과 재료 분야에서 권위를 자랑하는 'Nature Materials' 최신호(7월 29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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