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공동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 대덕서 글로벌포럼 기조연설
"판매하기 위한 상품이 아니라 '위대한 상품' 만들어야 성공한다"

"혁신에 대한 정의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은 창의적인 예술과 비슷합니다. 기판에 전선을 연결하는 방법도 여러가지가 있지만, 음악가나 미술가의 작업처럼 예술적인 요소가 있어야 합니다."

애플 공동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Steve Wozniak)은 23일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열린 '2012 이노비즈 글로벌 포럼'의 기조강연자로 나섰다. 그는 "혁신을 위해선 완벽한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누가 했겠지'라고 생각하지 말고 항상 더 나은 방법이 있다고 생각하고 찾아야 한다"며 생각의 전환을 강조했다.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이노비즈협회·회장 이수태)는 23~24일 이틀간 DCC에서 '혁신'과 '세계화'를 키워드로 글로벌 포럼을 개최했다. 

올해로 3회를 맞는 이번 포럼은 '성장의 가능성을 깨워라'를 주제로 열렸다. 포럼에는 30여 개국의 중소기업인들과 기술이전 관련 기관에서 1000여명이 참가해 혁신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공유하고 나아가 구체적인 비즈니스로 연결하는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모색하는 플랫폼을 마련했다. 

기조강연에 나선 워즈니악은 '기술환경에서 창의성과 혁신을 촉진하는 방법'을 주제로 창의성이란 무엇인지, 또 시대를 앞서가는 능력을 개발하는 법과 상상의 제품을 현실화 하는 노하우 등에 대해 메시지를 전달했다. 
 

▲워즈니악은 이날 자신의 경험과 사례를 토대로 창의와 혁신을 설명했다. ⓒ2012 HelloDD.com

◆ "혁신은 작은 것을 합쳐 큰 것을 만드는 능력"

"어떤 제품을 보면 사용하기 쉬워 만들기도 쉬웠겠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엔지니어들의 엄청난 고민의 산물입니다."

워즈니악은 "전세계가 파괴적인 혁신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지금까지 세상을 바꿔온 기술적 혁신도 그 시작을 살펴보면 돈도 없고 자원도 없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다. 혁신은 처음부터 큰 것이 아니라 작은 것들을 합쳐 큰 것을 만드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구글과 페이스북이 그랬으며, 애플도 마찬가지다. 

그는 '"“판매하기 위한 상품을 만드는 것은 진정한 혁신가가 아니다. 우리가 '이정도면 돼'라는 생각으로 상품을 만들면 안 된다. 위대한 상품이어야 한다. 그래야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는다"고 단언했다.

지금 시장에서 팔리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한 걸음 더 내다보고 그것이 정말 우수한 품질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일례로 휴대폰 시장의 최강자였던 노키아는 사람들이 얼마나 새로운 상품을 원하는지 간과해 곤경에 처했다. 소니 역시 마찬가지다. 워즈니악의 성장기는 소니의 시대였다. 소니의 모든 것이 인기를 끌었고 소니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시대였지만, 지금은 혁신에 뒤처지며 사람들에게 잊혀지고 있다. 

"새로운 기술은 계속 나온다. 영원할 것 같았던 필름카메라는 사라지고 디지털 카메라가 보편화됐다. 아주 혁신적인 제품이고 갑자기 나타나 시장을 장악한 것 같은 제품도 그 초기엔 알아보기 힘들다. 마지막에 급속하게 발전할 때 우리 눈에 보이게 된다."

워즈니악은 따라서 새로운 수요를 어떻게 충족할 것이지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당신이 새롭게 만든 제품의 가치를 사람들이 알지 못한다면 그것을 팔지도 못하고 돈을 벌수도 없다. 사람들이 그 가치를 인정하고 돈을 내고 살 수 있는 그 무엇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혁신을 만드는 창의성은 일종의 유머와 비슷하다. 유머라는 것은 어떤 지점으로 가는데 있어서 표면적 의미 외에도 놀라운 다른 의미를 보여주기 때문에 힘이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인생의 기쁨이고 기술의 기쁨이자 엔지니어의 삶이다. 

◆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애플은 상상을 뛰어넘는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서 인기를 끌었다. 여기엔 엔지니어의 창의성과 우수한 마케팅 능력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모든 측면에서의 혁신이 중요하다."

워즈니악은 "발명가는 돈 때문에 직업 때문에 성적 때문에 발명을 하는 것이 아니다"고 단언한다. 

엔지니어와 같은 혁신가는 괴짜적인 성향도 있지만 즐겁고 자부심을 느끼는 일을 반복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는다. 때문에 이들이 더 창의적이고 더 많은 아이디어를 만들고 실현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디어가 직접적인 수익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을 만들어보고 실현해 가면서 가치 있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애플도 처음부터 아이폰을 개발한 것은 아니다. 처음 개발한 터치스크린 핸드폰은 성능이 좋지 못했지만 많은 단계를 거쳐 아이폰이 탄생했다. 

자신이 10살 때 부품을 조립해 햄라디오를 만들었던 경험을 이야기 하며 혼자 무엇을 만들어 보는 것. 그는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고 무언가를 만들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중들도 작은 코드나 프로그램들을 직접 만들어 볼 것을 권유했다. 이를 통해 즐거움을 느끼고 자부심을 갖게 되면 또 다른 새로운 아이디어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시장을 통제하는 힘을 갖는 것이 바로 혁신이다." 
그는 "우리는 처음엔 아기로 태어난다. 처음부터 혁신가였던 것이 아니라 자라고 배우며 혁신가가 되는 것"이라고 말하며 혁신의 열쇠로 '교육'을 꼽기도 했다.

"아기들도 자신의 인생을 통제하고 싶어 한다. 어떻게 교육하느냐에 따라 아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창의력을 줄 수도 있다. 반면 교과서식 교육을 통해 한 가지만 주입식 할 수도 있다"며 "오랫동안 배웠다고 혁신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나 어떤 난관에 봉착했을 때 교육으로 습득한 것들이 해결책을 줄 수 도 있기 때문에 혁신에 있어 교육이 상당히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강연이 끝난 후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2012 HelloDD.com
◆ "엔지니어가 탐색할 수 있는 환경 제공해라"

"이 단계를 진행하고 다음단계 다음단계를 밟아야 결과가 나온다가 아니라 이들 중간 단계를 뛰어 넘어 해결책을 찾아보자. 다만, 극단적인 완벽함을 추구하지 않아도 된다."

그럼 혁신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는 이제 중간 단계를 뛰어넘으라고 조언한다. 

엔지니어들은 '이거 한번 바뀌면 괜찮을 텐데... 이렇게 바꿔보면 어떨까'하는 실험정신을 가져야 한다. 회사와 CEO는 엔지니어들이 교과서에 적힌 내용이 아니라 새로운 내용과 방법으로 접근하고 무언가를 탐색하고 이를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는 "회사가 이러한 환경을 만드는데 돈과 시간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지원하지 않는다면 엔지니어들은 자신의 호기심을 해결하고 즐거움을 찾기 위해 그 일을 집에 가져가서 개인적으로 하게 될 것이며, 결국 그 성과는 그 개인의 것이 될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잠시 휴렛팩커드에서 엔지니어로 일했을 때 자유를 상당히 갈망하면 일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여러분이 스스로의 성과를 측정할 때 돈을 얼마나 버느냐, 어떻게 진급을 하느냐가 중요하지 않다"며 "자신은 스스로 엔지니어로의 정체성을 갖고 살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청중들에게는 "단순히 우리도 하나의 게임회사가 되자는 생각이 아니라 우리가 전세계를 이끌고 사람들을 바꿀 수 있는 창의적인 기업이 되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인터넷이 우리 삶을 가장 많이 바꾸었다"며 "인터넷을 어떻게 제약 한없이 열린 장으로 만들 것인가가 앞으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도전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티브 워즈니악 : 지난 1976년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을 창업한 그는 세계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PC)인 '애플Ⅰ'과 '애플Ⅱ', 매킨토시를 개발했다. '실리콘 밸리의 아이콘', '컴퓨터 천재'라 불리기도 한다. 애플을 떠난 이후 발명, 록 콘서트 기획, 초등학교 컴퓨터 교육, 자선가, 강연가 등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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