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연, 16일 '상보'에 기술이전…소프트 일렉트로닉스 조기실현 기대
실험실 수준에서 탈피, 상용화 통한 본격적인 그래핀 시대 예고

최근 정부가 2100억원 규모의 '그래핀 소재·부품 상용화 기술개발사업'을 추진하는 등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 상용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된 그래핀 대량제조 기술이 세계 최초로 국내 중견기업에 의해 상용화돼 본격적인 그래핀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원장 김호용)은 이건웅 나노융합기술연구센터 박사팀이 개발한 '고품질 그래핀 대량제조 및 유연전극 응용기술'을 상보(대표 김상근)에 이전키로 하고, 16일 조인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 박사팀이 개발한 기술은 현재 그래핀의 상업화를 위해서 제시되고 있는 화학기상증착법과는 달리 습식공정 기반 화학적 흑연 박리법으로 고효율의 그래핀을 대량 제조하는 차별화된 미래선도 나노소재 제조기술로, 전기연이 세계 최초로 확보한 대면적·고품질 그래핀의 고농도 분산, 페이스트 대량제조기술이다. 흑연으로부터 추출된 그래핀을 얇고 고르게 분산·유지시킨 고농도 용액 및 페이스트, 그리고 다공성 분말의 대량제조를 통해 시계처럼 손목에 감거나 둘둘 말아서 가방에 넣을 수 있는 컴퓨터 등 차세대 유연(flexible) 전기전자·에너지 소자 적용을 위한 인쇄전자공정에 접목이 가능하다.

▲박리그래핀 유연소자 응용기술. ⓒ2012 HelloDD.com
이번에 개발된 그래핀 대량제조기술은 향후 투명전극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ITO(산화인듐주석)를 대체하는 탄소나노튜브·그래핀 혼성 투명전극, 유연(flexible)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등의 각종 유연 전극, 에너지 소자전극 및 전자파 차폐필름, 자동차 열선유리 등에 쓸 수 있는 투명히터, 스마트 윈도우, 각종센서 등에 다각적인 활용이 가능하다. 전기연은 고품질 그래핀 대량제조 및 탄소나노튜브와 그래핀의 융합을 통한 유연소자 응용기술을 탄소나노튜브 투명필름의 양산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중견 전문기업 상보에 착수료 5억, 런팅로얄티 2.7%의 조건으로 기술이전했다. 상보는 지난 2008년 전기연으로부터 이전받은 탄소나노튜브 투명전도성필름 기술을 보완해 현재 스마트폰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정전용량방식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향후 ITO(산화인듐주석를 대체하는 효과를 거두는 한편, 조기 상용화를 통해 관련 기술분야를 선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기연과 상보는 이번 기술이전과 상용화를 통해 향후 5년간 2000억원의 제조원가(생산비용) 절감효과, 수입대체성과는 42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상보는 이전 받은 기술 관련 향후 400억원 이상 투자를 통해 정전용량 방식 투명전극 필름, 태양전지·연료전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전극소재 등의 상용화를 꾀하고, 향후 5년간 6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설정했다.

▲박리그래핀 전기전자/에너지 소자 적용범위 (미래상). ⓒ2012 HelloDD.com
◆ 용어풀이 ▲그래핀(Graphene) : 그래핀이란 흑연의 표면층을 한 겹만 떼어낸 탄소나노물질로, 탄소원자가 벌집모양의 육각형 결정을 이루며 원자 하나의 두께를 갖는 탄소의 2차원 동소체를 의미한다. 실리콘보다 100배 빠르게 전자를 이동시키고, 강도는 강철의 200배에 달하지만 유연성을 가지며 입사하는 빛의 97.7%를 투과시키는 등 향후 응용 가능성이 높아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그래핀은 구조적으로 지난 10여년간 많은 관심을 가져온 분야이며, 특히 2004년 영국의 Geim과 Novoselov 연구진에 의해 그래핀의 박리기술이 소개되고 우수한 전기적, 물리적, 화학적 특성이 실험적으로 밝혀지는 등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함으로써 최근 몇 년 사이에 폭발적인 연구가 집중되어 왔다. ▲인쇄전자공정 : 인쇄공정을 활용해 전자회로, 센서, 소자 및 각종 전자제품을 인쇄하듯 만들어내는 새로운 공정을 의미한다. 고가의 재료와 매우 복잡한 공정, 고가의 장비가 필요한 기존의 전통적인 노광공정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로 대두되고 있으며, 복잡한 공정없이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물질로 패터닝(무늬를 새겨 넣는 작업)을 할 수 있는 기술이다. ▲ITO : 그 동안 터치스크린용 투명전극 등 각종 평판 디스플레이의 투명전극 소재에는 희귀금속인 ITO(Indium Tin Oxide, 산화인듐주석)코팅 필름이 전량 사용되어 왔으나 고가의 수입 단가, 수요 대비 공급부족 등의 많은 문제가 발생하여 그 대안으로서 새로운 대체소재 및 대체기술이 요구되고 있으며, 그래핀이 대체 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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