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인 KAIST 교수, 종속영양 배양기술 개발에 집중

"전세계는 화석연료 기반 사회를 벗어나 바이오매스 기반사회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미세조류가 이를 견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것은 이견이 없는데요, 전 세계적 동향을 살펴보면 아직 연구가 초보단계입니다. 다들 출발선상에 있다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교과부 지원 글로벌프론티어 차세대바이오매스 사업단을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연구하고 있어 이미 선두그룹에 속해있다 할 수 있고, 1년 이내에 가장 앞서 나아갈 수도 있어요." 바이오 연료 기술개발에서 우리나라가 기선을 잡을 수 있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하는 과학자가 있다.

KAIST 건설 및 환경공학과 한종인 교수. 그는 차세대바이오매스연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종속영양 미세조류 고농도배양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수송연료에는 휘발유와 경유(디젤) 두 가지가 있고 바이오에탄올은 휘발유를 대체, 바이오디젤은 경유를 대체하는 연료다. 현재는 옥수수나 콩 등과 같은 육상 지질식물을 활용한 바이오연료개발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이들은 차세대 에너지로 떠오르고 있다. 한종인 박사팀은 바이오 연료 중에서도 미생물 광합성을 통해 바이오디젤을 만드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빛이라는 공짜 에너지를 이용하고 이산화탄소라는 오염물질까지 제거하여 에너지를 얻는 이상적인 연료 개발이 이 연구의 핵심이다.

◆ 기가막힌 미세조류 활용기술, 하지만 넘어야할 산도 많다?

차세대바이오매스연구단 주요 참여자로서 그가 에너지를 쏟아 준비할 수 있었던 동기는 바로 바이오매스 기반으로 한 사회가 도래할 것이고, 우리나라가 그 사회에 휴대폰 전자 자동차처럼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데 사업단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있어서였다. 차세대바이오매스연구단은 원유 원료를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했던 석유화학방식에서 벗어나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사용하는 바이오에너지 생산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조직됐다. 바이오매스란 나무나 미세조류 등 식물이나 미생물 등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생물체며, 생물체(바이오매스)를 열분해하거나 발효시켜 메탄이나 에탄올, 수소 등 바이오매스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미세조류 연구와 실용화를 위해서는 넘어야 하는 산이 많다. 미세조류는 성장이 늦다. 육상 식물보다는 빠르게 자라지만 산업화되어있는 효모를 이용한 바이오에탄올 생산보다는 느리다. 육상식물보다는 빠르게 하루에 두 배씩 자라니 여기까지는 용서가 되지만 더 문제는 최종 배양을 했을 때 최종농도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광합성 하려면 빛이 들어와야 하는데 미세조류가 자라고 배양액이 진해지면 빛이 이를 투과하지 못해 겉의 조류들만 광합성을 안에 위치한 조류들은 광합성이 되지 않는다. 어느 수준이 되면 미세조류의 성장이 멈추는데, 이것으로는 실질적 상업화가 어렵다. 세계적으로는 이를 보완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유전자 조작을 하거나 지질을 많이 축적하는 미세조류를 활용, 또는 혁신적인 미생물 반응기를 만들어 미생물 농도가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잘 자랄 수 있도록 하는 등 차별화된 수확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미생물 수확을 잘 했더라도 실질적으로 내부를 분석해보면 그 중 95%는 물이다. 이를 제거하고 5%의 미세조류 바이오매스를 확보해야한다.

조그마해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세조류는 육상식물처럼 트렉터로 밀어 수확할 수도 없다. 물에서 미세조류를 걸러내는 과정도 실질적으로는 매우 어려운 과정. 배양액 중 95%의 물을 제거한 5%의 미세조류, 그 속의 7-80%에 해당되는 물을 제거하고 지질만 빼내야한다는 것이다. 콩에서 콩기름을 짜듯 '쭈욱~' 나오는 게 아니다. 몇 마이크로에 불과해 눈으로 보이지도 않는 미세조류에서 지질을 깨내야 하는 과정도 하나의 넘어야 할 산이다. 빨리 자라게 하는 것, 농도를 높이는 것, 물을 제거하고 수확하는 것, 지질 수확하는 등 이모든 과정은 미세조류 바이오매스 연구 분야가 넘어야 장애물이다. 공격적이고도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이것들을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인 원천 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다.

◆ '상업화 앞당기기' 해결책은 '종속영양 미세조류'

▲"기존에 있는 것들을 최적화해서
재미있고 획기적인  바이오매스 기술을
만들어낼것입니다." 
ⓒ2012 HelloDD.com
"결국 해결이 되겠지만 또 그렇게 만들어야 하지만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다는 것이 우리 미세조류 연구자들의 염려입니다. 일반 국민들이나 관련 기업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상업화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하면 말입니다."

상업화를 앞당겨 수 있는 묘안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교수는 종속영양(Heterotrophic)으로 자라는 미세조류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종속영양 미세조류는 빛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얼마든지 많이 자랄 수 있다. 빛과 이산화탄소만을 이용해 자라는 독립영양 미세조류는 기껏 1g/ℓ, 세계기록도 10g/ℓ가 채 안 되는 데 반해 종속영양 미세조류는 100-150 g/ℓ까지 10-100배 이상으로 자랄 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수확하는데 에너지가 적게 든다는 말이다. 미세조류는 아니지만 지질을 많이 축적하는 효모 균주의 경우에는 하루 이틀이면 원하는 만큼의 바이오매스를 얻을 수 있다.

또 하나 종속영양 미세조류에서 추출되는 지질은 성질이 우수하다. 연료 중에서도 좋은 연료와 나쁜 연료가 있듯, 조류에서 추출되는 지질도 마찬가지다. 불포화지방산의 구성, 탄소수 등의 비율을 분석해봐도 종속영양미세조류는 여러가지 면에서 앞선다. 한마디로 기가 막히는 바이오매스의 원료가 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종속미세조류는 독립영양 미세조류와 달리 에너지원 및 탄소원이 있어야만 자랄 수 있다. 일종의 밥을 먹어야만 자랄 수 있다. "이에 대한 기술은 이미 우리 역사 속에서 굉장히 많이 발전되어있습니다. 몇 천 년 동안 우리가 해온 발효기술이 바로 그것이죠. 하지만 종속영양 미생물을 자라게 하는 에너지원인 밥은 또 다시 육상식물이 주가 되기 때문에 땅도 좁고 오랜 재배의 과정을 거쳐야하는 우리나라는 에너지원을 만드는데 어려움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럴듯한 해결 방안은 찾아냈지만 또다시 걸림돌이 발생한 것이다. 해서 한 박사팀은 이들의 밥인 피드스톡(Feed Stock)을 보다 저렴하게 마련할 방법에 포커스를 맞췄다. 연구의 여정은 이와 같은 배경 속에서 크게 두 가지의 흐름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저렴하게 피드스톡을 마련하는 것, 하나는 괜찮은 미생물을 발견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폐수와 같은 것이다. 실제 폐수 속에 미생물 배양을 할 수 있는 유기물이 많다. 음식물 쓰레기나 폐수 처리 후 남은 미생물 덩어리인 슬러지, 게나 새우껍질에 함유되어 있는 키틴도 잘 먹고 자란다. 사람이 소화할 수 없는 탄수화물, 벼에서 보자면 쌀을 제외하고 남은 부분을 셀룰로오즈 물질이라고 하는데 이 또한 중요한 원료가 된다. 하지만 사람이 소화를 못하는 것처럼 미생물도 소화를 잘 하지 못한다. 해서 이를 말랑말랑하게 전처리과정을 거치고 가수분해를 해주어야 미생물이 먹을 수 있게 되고 지질을 생산하게 되는 것이다. 또 하나 연구의 줄기는 종속 고지질생산(oleaginous) 미생물을 찾아내는 것이다. 한 박사는 기존에 알려진 고지질생산 균주를 활용하는 것과 고유한 미생물을 새롭게 찾아내는 두 가지 방법으로 접근했다.

기존의 균주를 활용하여 좋은 지질 확보할 수 있도록 최적화연구를 수행해나가고 있으며 이와 함께 수백수천만종의 미생물중 지질을 보다 많이 축적하는 미생물을 찾기 위해 동물적 감각과 과학적 분석을 총동원했다. 기름을 잘 축척하는 미생물이 실질적으로 분해도 잘 한다는 사실에 착안해서 기름만 줘서 이걸 먹고 잘 자라는 애를 선별했다. '어디에 많을까' 곰곰 생각해보면 의외로 접근이 쉽다. 발효식품, 젓갈이라던가 유지방제품 등이 바로 그것이다. 한 박사팀은 그 중 수십 종을 걸러냈고, 최종 7종의 미생물을 발견해 지속적으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 미세조류 경제성 확보위해 박차 가할 것

"좋은 미생물 균주를 찾는 일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일이지만 일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쉬운 일이 결코 아닙니다. 초기에는 그냥 운과 감을 따라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했죠. 체계적인 선별방법을 개발한 것도 얼마 되지 않습니다." 종속 고지질생산 미생물이 미세조류기반 바이오디젤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빛과 이산화탄소만을 이용해 자란다는 독립영양 미세조류의 최대 장점을 포기는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세조류가 상업화되는데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는 설명. CO₂저감 및 폐자원 활용과 더불어 사회적으로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등 많은 장점이 있으면서 빠른 상업화도 가능하다는 확신을 갖고 있는 한 박사팀은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종속 고지질생산 미생물을 이용한 연구는 90년대 중반까지 식용기름 생산을 위한 목적으로 진행된 바 있다. 경제성의 이유로 잠시 중단되었다가 최근 관심을 증대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는 다른 바이오매스 연구분야에서와 같이 투입되는 인력과 연구비도 어마어마하다. 가능성과 미래성을 파악하기도 전에 공장이 세워지기도 한다. 전 세계적 동향을 살펴보면 미세조류 관련 연구 분야가 워낙 초보단계이고 다들 출발선상에 서 있다. 종속영양미생물을 이용한 바이오디젤 생산을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도 연구에 뛰어든 시간은 얼마되지 않았지만 선두그룹에 있다할 수 있고 또 1년 이내에 가장 앞에서 리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앞으로의 한 박사팀은 미세조류의 경제성을 확보 해나가는데 더욱 집중할 예정이다. 전처리 등을 통해 피드스톡을 최적화하고 미생물의 측면에서는 특화된 고유의 균주를 여러 종 확보해 특허도 출원하고 기업에 기술이전도 한다는 것.

한 박사는 "바이오매스 관련된 기술들은 이미 많이 나와 있지만 경제성있는 기술이 아직 없다. 우리팀은 전혀 새로운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할 것이고, 또 이와 함께 기존 기술들을 아울러 최적화되고 경제성이 있는 기술들도 공격적으로 찾아 갈 것이다. 기존에 있는 것들을 최적화해서 소비자들이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재미있게 사용할 수 있게 기술을 가다듬었던 애플의 고 스티브 잡스처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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