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은진 KAIST 전산학과 학생 "해피바이러스를 전파하기 위해"

▲주은진 학생(작명 '준진'). ⓒ2012 HelloDD.com
지난 2009년부터 지금까지 자신의 블로그에 KAIST(한국과학기술원·총장 서남표)를 배경으로 그린 만화를 연재하고 있는 여공학도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KAIST 전산학과에 재학 중인 09학번 주은진 학생이다. 

블로그상에서 '준진'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KAIST의 일상을 그려낸 만화의 이름은 '카이승트'. 학교의 이름을 딴 카이스트도 아니고, 이름이 요상하다.

그 이유는 작가가 컴퓨터 키보드로 카이스트를 쓰려다 난 오타 '카이승트'에 정감을 느껴서라고.   처음부터 블로그에 만화를 올리려 한 것은 아니다. 그저 재미로 그린 만화를 몇몇 친구들과 함께 공유하는 수준이었는데, 주위 반응이 좋아지자 본격적으로 블로그를 통해 연재하기 시작했다.

이후 학교 캠퍼스에서는 작가를 알아보고 반갑게 아는 척을 하는 이들도 생겨났다. 보통의 일상을 KAIST만의 특별한 이야기로 만든 작가의 상상력이 인기 비결이 되고 있다. 주은진 학생은 "카이승트 만화를 그리는 이유는 학교에 해피 바이러스를 전파하기 위해서"라며 "앞으로도 카이승트를 통해 행복하고 재미난 문화가 솔솔 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KAIST 입시홍보 뉴스레터 'KAISTAR' 웹진(http://kaistar.e-eyagi.com/)에 게재된 편지의 원문이다.

안녕하세요! 저는 '카이승트' 만화의 작가 주은진(작명 '준진') 입니다. 2009년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제 블로그에 우리 학교를 배경으로 만화를 올리고 있는데요. 많이 부족하고 연재도 정기적이지 않은 제 만화를 사랑해 주시는 독자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러브레터를 보냅니다. 먼저 독자 분들의 궁금증을 해소시켜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어떻게 ‘카이승트’를 그리게 되었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사실 처음부터 연재할 생각은 아니었어요. 매일매일 퀴즈에 치이는 KAIST 친구들의 일주일을 만화로 그려서 제 미니홈피에 올렸는데, 주위 반응이 좋아서 본격적으로 블로그를 통해 연재를 하기로 결심하게 됐습니다.

누구나 볼 수 있는 블로그에 게시하다보니 독자층도 더 넓어진 것 같아요. 또, 왜 제목이 '카이스트'가 아니고 '카이승트'인지도 궁금해 하시던데요. 이건 2009년도 새터반(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반장을 할 당시 개설했던 ‘카이승트 30반 짱!’ 클럽의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물론 카이스트를 쓰려다 실수로 오타가 난 단어였지만, 왠지 정감이 가서 만화에 쓰게 되었어요.

카이승트의 소재는 보통 제 주변에서 일어난 이야기나 친구들의 이야기입니다. 거기에 조금 작가의 상상력을 가미해 꾸며집니다. 최대한 학우들의 공감을 많이 얻으려고 노력하지만, KAIST에는 워낙 다양한 배경의 사람이 있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의 공감을 얻기는 힘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카이승트 14화 같은 경우는 전산과 이야기를 소재로 썼는데 전산과 친구들은 격하게 좋은 반응을 보인 반면, 다른 친구들은 못 알아듣겠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흑흑.

작가의 고뇌가 느껴지시나요? 요즘 소재가 떨어져서 만화를 못 그리고 있는데, 독자 분들께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카이승트를 그리면서 정말 좋은 일도 많이 생겼습니다. 작년에 학교 홍보단체인 카이누리의 의뢰를 받아 ‘카이스트의 숨은 전설을 찾아라!(이하 카숨전)’라는 캠페인을 한 학기 동안 진행 했습니다.

학우들의 반응도 매우 좋았고 저도 그리는 내내 즐거웠던 것 같아요. 또한 카숨전을 인연으로 카이누리 비전에 작게 인터뷰 글이 실리기도 했답니다. 뿌듯한 일이지요. 또 한 가지는 생각보다 저를 알아보는 사람이 많다는 것입니다.

가끔 잘 모르던 분들이 ‘제 만화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고 말씀해주시면 괜스레 뿌듯하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렇게 만화를 그리면서 얻은 것도 많고, 배운 것도 많은데요. 제가 만화를 그릴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네요. 특히 카이승트 만화에 출현해준 오빠, 큰오징어, 작은오징어, ㅂㅅㅈ, 깝동, 미샤오빠 그리고 그 외 엑스트라 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어요!

또 좋은 기회를 준 카이누리 관계자분들, 제 블로그 주소를 트윗해 주신 교수님은 물론 카이승트를 사랑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편지를 보냅니다. 앞으로 더욱 분발하는 카이승트 작가가 되겠습니다.

제 만화가 KAIST 가족들과 KAIST에 관심을 갖는 모든 분들이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해피바이러스가 되고 쉼터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모두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만화 '카이승트'는 '준진의 블로깅(http://blog.naver.com/jooeungen)'에서 확인할 수 있다.

▲카이승트 15화 내용 중 일부 발췌본. ⓒ2012 HelloDD.com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