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 시간 최대 100배 단축…6개월 걸렸던 계산 하루면 끝

실험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계산 이론이 개발됐다. 정유성 KAIST EEWS 대학원 교수와 윌리엄 고다드 교수는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양자역학 원리를 이용해 정확하면서도 계산시간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새로운 전자밀도범함수 계산이론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전자밀도범함수 이론은 비교적 간단한 파동함수와 전자밀도만으로 에너지와 성질을 계산할 수 있음을 증명한 이론이다. 정 교수에 따르면 파동함수(물질입자인 전자·양성자·중성자 등의 상태를 나타내는 양)를 이용하게 되면 전자의 개수만큼 계산에 적용해야 할 변수가 필요하지만, 전자밀도는 3개의 변수(X,Y, Z)만이 적용된다. 변수가 적을수록 훨씬 간단하게 계산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전자밀도의 경우 적용해야 할 정확한 범위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파동함수보다 정확도는 떨어진다. 정 교수팀은 기존 양자계산의 문제점으로 인한 결과의 신뢰성이 떨어지는 단점을 보완해 정확하면서도 빠른 전자밀도범함수 이론과 알고리즘을 개발해낸 것이다.

▲알케인(alkane) 분자의 크기에 따라
본 연구에서 제시한 새로운 방법론
(local XYGJ-OS)과 기존의 방법론의 계산
시간을 비교한 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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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들의 상호작용은 크게 입자 고유 운동량(이하 스핀)이 같은 전자들끼리의 상호작용과 스핀이 다른 전자들끼리의 상호작용으로 나뉘는데, 스핀이 다른 전자들의 상호작용이 더 크다.

연구팀은 이 점에 착안해 기존에 존재하던 정확한 계산법에서 스핀이 다른 전자 사이의 상호 작용을 중점적으로 계산해 속도를 향상시켰다. 또한 상호작용이 거의 없는 전자의 경우 총 에너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해 계산 시간을 최대 100배 이상 단축시키는 알고리즘을 개발해냈다.

탄소 200개와 수소 402개로 이뤄진 알케인 분자를 정확히 계산하는 데 기존의 방법으로는 6개월이 걸린다면, 새로운 방법론을 이용하면 비슷한 정확도로 하루면 계산이 가능하다.

정 교수는 "그동안 국내의 계산과학 및 재료 설계 커뮤니티가 응용 연구에 주로 집중해 짧은 시간 동안 훌륭한 결과를 많이 도출한 반면, 상대적으로 긴 시간을 요구하는 기초 방법론이나 소프트웨어 개발에서는 국제경쟁력이 뒤처져 있는 추세였다"며 "이번 연구는 기존의 방법들보다 월등한 정확도와 속도를 가진 방법론을 국내에서 개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개발된 방법론은 큐켐(Q-CHEM)이라는 상용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통해 일반 연구자들에게도 공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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