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웅 울산과기대 공동연구팀 "사물에 전자회로 부착해 센서로 활용"

물 위나 곤충 표면, 동전 같은 울퉁불퉁한 면에 전자회로 전체를 그래핀으로 합성해 센서로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박장웅 UNIST(울산과학기술대학교)교수와 남성우 UNIST 박사, 찰스 리버(Charles Lieber) 미국 하버드대학 교수가 이뤄낸 공동 연구성과다. 공동 연구팀은 기존의 딱딱한 반도체칩과는 달리, 그래핀을 사용해 전자회로 전체를 한 번에 화학적으로 합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렇게 합성된 전자회로는 원자층 두께 정도의 그래핀 계열 재료로만 구성돼 있어, 얇고 자유자재로 구부릴 수 있고 투명하다. 울퉁불퉁한 면에 붙일 수 있고, 센서로도 쓰일 수 있다. 지금까지 반도체칩 제조 공정은 평면 형태의 딱딱한 반도체 재료 위에 다양한 금속과 절연 물질을 여러 층으로 쌓으면서 모양을 만드는 다단계 공정으로 이뤄져왔다. 때문에 제조공정이 복잡하고 평평한 형태의 기판만 사용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이번 기술은 기존 복잡한 반도체 공정 대신, 한 번의 합성으로 그래핀 기반의 전자회로와 센서를 만드는 것이다. 공동 연구팀은 합성할 때 그래핀 층수를 조절해 전체가 그래핀과 흑연(그래핀이 여러 겹 겹쳐진 형태의 재료)으로 이뤄진 전자회로를 만들어 냈다.

기존 반도체칩의 다단계 공정 대신 전자회로를 한 번에 합성하는 신개념을 제시한 것이다. 또한 연구팀은 전자회로를 합성한 후 다른 기판으로 옮기는 방법으로, 물 위나 곤충 표면, 동전과 같은 기존의 공정으로는 불가능한 여러 곡면 위에도 전자회로를 쉽게 부착하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성과가 가능한 이유는 그래핀이라는 소재 덕분이다. 그래핀은 탄소가 육각형의 그물 모양으로 배열된 구조가 연속적으로 이어진 화합물인데, 전도성이 좋고 전자가 잘 이동하는 덕분에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박장웅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로 전자회로 전체가 한 번에 합성되는 단순화된 공정으로 제조단가를 절감할 수 있다"며 "그래핀으로 인해 여러 사물에도 전자회로를 부착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논문명 : Synthesis of monolithic graphene-graphite integrated electronics)는 과학전문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Nature Materials'지에 온라인 속보(11월 21일자)로 게재됐다.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오세정)이 추진하는 일반연구자지원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박장웅 교수 연구팀. 오른쪽 아래부터 이번연구에 참여한 박장웅 교수, 이미연 학생 ⓒ2011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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