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보마당] 글 : 정진우 한국천문연구원 박사

우리 생활 주변에는 물건이 발명되기 전후 사실을 알게되면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다. 특히 첨단 우주과학 분야에서나 사용하던 물건이 바로 우리 생활 곁에 자리해 있다면 참으로 신기할 것이다. 가정에서 못을 박을때나 드라이버로 자주 사용케 되는 총 모양의 전동공구가 당초에는 우주인을 위한 특수 목적용 도구였다면 어떨까? 생활 속 깊숙이 자리잡은 과학, 어떠한 비밀들이 숨어있었는지 한 겹, 한 겹 껍질을 벗겨 그 속으로 들어가 보자.
 

▲아폴로호 달탐사.<사진 출처=한국천문연구원> ⓒ2011 HelloDD.com

아폴로 15호, 월면차 '로버'로 최초로 달을 탐험하다. 1969년 7월 16일, 닐 암스트롱 등이 인류 최초로 달에 첫 발을 내디딘 이래로 1971년 7월 26일, 15호(Apollo 15)가 네 번째로 달에 착륙하게 된다.

15호는 미항공우주국(NASA)의 아폴로 계획에 의해 발사된 유인 우주선중 9번째 이다. 이들은 달 탐사의 범위를 넓히기 위해 최초로 보잉(Boeing)사가 만든 월면차 '로버(Moon Rover)'를 지구로부터 가져갔다.

거친 달 표면에서도 잘 굴러가도록 쇠로 만든 독립 구동바퀴에 전기로 움직였던 월면차의 속도는 고작 시속 8㎞였지만 그들은 최대 9.6㎞를 탐사한다. NASA는 우주인의 사고에 대비해 반경 10㎞이상 벗어나지 못하게 했으며 이것은 우주복의 산소량을 고려한 것이었다.

월면차 로버의 덕택으로 지구인들은 달에서 총 28㎞나 이동하며 연구할 수 있었고 무려 77kg에 달하는 월석을 지구로 가져오기도 해 훗날 지질학 발전에도 일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로봇(로버)과 사람의 능력이 여기서 판별된다는 후문이다.

즉 선장이었던 데이비드 스콧은 지질학적 마인드가 있어 한 눈에 46억년짜리 월석을 얻는 행운을 가져다 주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로버는 운반시 편의를 위해 반으로 접을 수 있었고 또 핸들도 없이 오락기용 조이스틱과 같은 것으로 움직이는 그당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차였다.

◆ 전동드릴로 우주개발지원에 이름 올려

▲블랙앤데커 전동공구.<사진 출처=한국천문연구원> ⓒ2011 HelloDD.com

전 세계에서 남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공구가 있다. 최근에는 가정용 가구 등에 DIY(Do It Yourself)제작이 일반화 되면서 더욱 더 사랑받고 있다. 바로, 100년 역사에 빛나는 미국의 블랙 앤 데커(Black & Decker) 전동공구 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주된 미션은 우주개발 이지만, 부전공은 '발명'이라는 말이 있다. 이처럼 우주과학기술은 그동안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꿈을 펼치는 미지의 분야였다. 이로인해 편하고 안전한 일상생활을 도와주는 기기도 우주개발을 하면서 부수적으로 탄생했던 것이다.

NASA는 지난 2009년, '아폴로호 달 착륙 40주년'을 기해 '아폴로호가 남겨준 10가지 선물'을 선정한 바 있다. 동결건조식품, 무선 헤드셋 등과 함께 여기에도 당당히 '무선 배터리 전원드릴'이 이름을 올렸다. 바로 블랙 앤 데커에서 아폴로 프로그램을 위해 개발한 '특수 충전 휴대용 드릴'인 것이다.

이와 유사한 기술이 오늘날 우리들의 집안 곳곳을 수리하기 위한 무선 전동기와 드라이버에 장착되어 사용되고 있다. 우주개발용으로 만들어진 전동드릴이 집에서 벽에 못을 박는데 사용되는 것이다.

블랙 앤 데커는 1971년, 미국의 우주개발 프로젝트인 아폴로 프로그램에 참여, 당초 달 표면의 암석 등을 채취하는 게 본래의 목적이었던 것이다. NASA의 목표는 바로 최소 전력소비를 위해 건전지로 작동하도록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즉 무선이다. 무선으로 전동 드라이버, 전동 망치의 제작을 요구한 것이다.

◆ 블랙&데커의 역사는 전동공구 기술의 역사
 

▲달에 남긴 발자국.
<사진 출처=한국천문연구원>
ⓒ2011 HelloDD.com
블랙 앤 데커는 1910년 던컨 블랙(Duncan Black)과 알론조 덱커(Alonzo Decker)가 machine shop을 운영하는 작은 공구회사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1914년 최초의 피스톨형 손잡이와 스위치를 결합한 전동드릴을 개발하는 등 세계적인 전동공구 전문 제조업체이다.

그동안 신기술 개발에 집중해 전동공구 부문 매출 세계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로인해 기술혁신 분야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는 그룹이다.

높은 브랜드 이미지와 인지도, 지속적인 혁신 연구개발 능력은 이미 전 세계를 평정하고 품질을 자랑하며 최고의 전동공구 업체로 자리잡고 있다.

1971년 달 표면 암석을 채취하던 '사이언스 툴'에서 이젠 각 가정의 우리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귀중한 '메인트넌스 보배'로 간직되고 있다.

블랙 앤 데커의 전동공구는 이제 충전드릴을 비롯, 다용도 광택기, 멀티공구, 해머드릴, 건전지식 스크루 드라이버, 다용도 조각기 등일반 가정에서 모터 스포츠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블랙&데커의 역사는 곧 전동공구 기술의 역사라는 말이 있다. 이는 회사 창립이래 꾸준히 혁신적인 신기술을 선보이며 제품을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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