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종원의 IT 컨버전스]

1990년대 후반부터 불어 닥친 디지털 혁명이 2010년부터는 융합 혁명으로 발전되고 있다. 과거에는 독자적인 하나의 기술만 갖고도 생존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다양한 기술이 융합하지 않으면 새로운 산업이나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없어 기술 시장에서 생존이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자동차 기술과 우주기술 (Space Technology: ST)및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 IT)과의 융합에서 찾을 수 있다. ST+IT 융합기술은 정보통신 분야의 기반기술 일부가 ST기술과 융합되는 기술 분야를 의미한다.

최근에는 이 융합기술이 자동차와 접목되면서 차량의 실시간 성능 검증을 위한 각종 부품 및 장치의 실시간 데이터 수집 및 제어가 가능한 미래 유망 기술로 등장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차량은 차량 성능에 관한 정보를 차량의 계기판을 통해 주행 상태와 몇몇 장치의 작동 상태에 관한 제한된 정보(예를 들어 속도, 주행거리, 엔진 회전률(rpm), 온도, 연료량, 유압 등)를 운전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제한된 정보만으로 운전자는 차량의 주요 장치 및 부품의 성능 정보를 정확하게 알 수 없기 때문에 차량의 안전 운행 및 유지 보수 등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얼마 전 일이다. 필자가 잘 아는 동료는 부인이 급한 볼 일이 있어 아파트에 주차한 자동차 시동을 켜는 순간 rpm이 확 올라가 굉음을 내며 전 속력으로 아파트와 충돌하는 급발진 사고가 일어나 부인이 사망하는 아픔을 겪게 되었다.

자동차 급발진은 자동차 제어 불안전으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다는 추론은 가능하지만 입증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자동차 급발진은 휴대폰에서 발진하는 전자파가 비행기의 제어 장치에 장애를 주거나 병원의 전자장비에 오동작이 발생하게 하여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과 비유되어 설명되곤 한다.

자동차의 제어기능이 전자제어에 의존하는 경향이 심화되므로 자동차 급발진이 발생할 소지는 언제, 어디서, 어느 차에서나 존재한다. 독일의 허버트 와이저 (Hubert Weisser)는 자동 운전을 실현하기 위해 차량 진단 장치의 필요성을 기술하였다.

차량 진단장치는 운송 차량을 모니터할 수 있도록 차량에는 각종 센서시스템, 컴퓨터 및 실행 장치가 장착되며, 그 차량은 로봇에 의해 운전되고, 센서 시스템은 운행 차량이 장애물을 피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위성통신을 이용한 자동차의 고장 처리 시스템은 위성통신을 이용해 통신하여야 하므로 여러 장비가 필요하고, 차량의 고장 상태만을 점검하기 때문에 차량의 성능을 미리 파악하여 고장에 대비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위와 같이 기존의 차량 제어 및 진단시스템은 구현 시스템이 복잡하고 운용상의 어려움이 수반되어 사용자에게 만족할 만한 신뢰성을 부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필자는 위에서 언급한 문제점을 해결할 목적으로 위성 원격측정기술을 이용해 차량 성능 진단 및 평가를 자동으로 처리하면서 사용자가 쉽게 차량의 이상상태를 감지하고 수리할 수 있도록 차량 성능진단시스템 설계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

기술의 지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미국에 특허를 등록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국민이 보유한 자동차는 이미 2000만 대가 넘고 있으며 필수품이 되었다. 이제 자동차는 단순한 운송수단을 넘어 운전자의 안전, 정보제공, 한 걸음 더 나아가 이전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독특한 기능을 갖춘 IT기반 스마트 자동차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실행 방안이 요구된다.

첫째 차량 성능의 진단 및 평가를 자동으로 처리하면서 사용자가 쉽게 차량의 급발진 등 이상 상태를 감지하고 이상 부위를 파악해 수리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IT+ST+자동차 융합기술에 대한 세계 일류의 경쟁력을 갖춘 자동차 산업의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R&D 투자확대가 요구된다.

둘째 초고속 광대역 인터넷에 힘입어 자동차 고객의 생활양식도 변화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안에서의 생활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오락, 게임, 원격교육, 원격의료, 전자상거래 등의 활동이 자동차 내에서 가능하도록 요구 된다,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여 DMB (디지털 멀티미디어방송), ITS (지능형교통시스템) 서비스 등을 위한 자동차 외부 네트워크가 국가적으로 확충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향후 자동차 내부 네트워크의 고속, 대용량화를 유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므로 자동차 업체는 이러한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대안기술 개발에 전념하여야 한다. 셋째 현재의 성공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결코 아니며 혁신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과거 기계공학의 전유물이었던 자동차기술은 기계공학, 전기전자통신공학, 재료공학과 디자인 분야가 서로 결합된 결과인 데, 미래에는 친환경 기술, 인간친화 기술 등이 추가로 합류함으로써 새로운 융합 자동차기술이 부상할 것이다. 그러한 연유로 대학은 학생들에게 전략적 사고와 창의력을 길러줄 수 있는 실용 융합교육을 실시하여 IT기반 자동차융합기술 인력을 양성하여야 한다.

아무튼 미래 스마트 자동차는 이동통신, 인터넷 그리고 텔레매틱스 (Telematics)를 아우르는 최첨단 IT+ST기술과 융화되어 진화를 거듭하면서 예전에 갖추지 못했던 다양한 기능이 탑재된 면모를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스마트 자동차는 무선통신망을 이용해 방대한 사회적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필요한 정보를 교환할 뿐만 아니라 눈앞의 도로 상황까지 척척 알아내 위기상황을 극복하는 지능형 자동차로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등장하는 그런 자동차를 누구나 타고 다닐 날이 하루 빨리 도래하길 기대해 본다.

▲은종원 교수 2011 HelloDD.com
은종원 교수는 유타주립대학교에서 물리학 박사 취득 후 NASA 마샬 스페이스 플라이트 센터에서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했습니다. 이후 한국에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20여 년간 책임연구원으로, 한국과학재단 국책사업단 우주단장으로 재직했습니다.

2009년 9월부터 남서울대학교 정보통신과에서 후학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은 교수는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월드 DMB포럼' 부회장으로 지상파 DMB 확산에 기여했으며, 최근에는 통신위성 우주산업연구회에서 과학문화 대중화를 위해 활동 중입니다.

은 교수는  '은종원의 IT 컨버전스'를 통해 IT에 기반한 다양한 융합기술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또 정보화 사회에서 융합사회로의 전환됨에 따라 전반적인 변화의 필요성과 문화와 과학의 융합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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