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스텔스 기술 도입 "풍력발전단지 조성 확대 기여할 것"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풍력발전기 설치에 걸림돌이었던 레이더 간섭 문제를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재료연구소(소장 조경목) 풍력핵심기술연구센터 블레이드연구팀(연구책임자 김진봉)은 지식경제부(장관 최중경) 신재생에너지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3년여의 연구를 통해 첨단 항공기에 적용되는 레이더 신호 흡수 기술과 유사한 '스텔스(stealth) 복합재 블레이드'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120GW 이상의 해상 풍력발전기를 조성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이 중 약 10%는 레이더 간섭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전국 곳곳에 군 부대가 위치하고 있어 풍력발전기 조성 시 레이더 신호 간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영향조사 등이 필요했다.

이번에 개발된 스텔스 복합재 블레이드는 레이더를 99% 흡수해 항공 교통 제어와 방공, 날씨 예측 등 레이더를 사용하는 분야에서 혼선을 없앨 수 있다. 풍력발전기의 경우, 블레이드로 인한 신호 간섭이 많은데 이는 레이더가 고정된 물체는 무시하는 반면 움직이는 물체에는 반응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김 박사팀은 특정한 전기적 특성을 갖는 탄소나노소재로 제작된 시트를 블레이드의 표면에 추가해 레이더 신호를 흡수시켜 열로 바뀌도록 했다. 이는 기존의 블레이드 제작 공정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추가적인 비용 부담을 최소화했다.

블레이드는 3MW급의 무게가 하나당 10톤이며 블레이드 깃 끝이 시속 250km의 속도로 돌아가기 때문에 에어포일(날개 단면 형상)의 모양이 흐트러지면 전체 풍력발전기 성능에 지장을 줄 수 있다. 또한 무게가 늘어나면 내부 부품에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에 가벼운 소재를 채택해야 하는 특성이 있다.

김 박사는 "블레이드는 풍력발전기의 모든 출력과 하중의 근원이 되는 핵심부품으로 고효율, 경량화 특성을 가져야 한다"며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블레이드의 모양이나 중량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레이더 신호를 흡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팀이 개발한 특수 시트는 표면 두께 0.21~0.22mm, 밀도 1.6g/cm3 인 얇고 가벼운 복합소재로 만들었다. 실험 결과 기존 블레이드가 레이더를 100% 반사시킨 반면, 이 시트를 적용한 블레이드는 표면으로 입사하는 레이더의 99%이상을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텔스 복합재 블레이드는 얇은 시트를 적용하는 것만으로도 높은 전파 흡수 성능을 가지기 때문에 경량화가 요구되는 군사기술분야에서의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김 박사팀은 스텔스 복합재 블레이드 기술 관련 국내 특허를 출원한 상태로, 이 기술을 무인전투기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리고 올해 하반기 전자파 관련 저명 학술지인 IEEE-TEMC에 소개될 예정이다. 김 박사는 "이 기술이 상용화 되면 국내 풍력발전단지 조성 확대는 물론 기술 태동기에 있는 국산 풍력 블레이드 산업의 경쟁력과 매출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군용 항공기 등에 적용할 수 있어 자주 국방력 증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의 검정색 구조물이 스텔스 복합재 블레이드를 축소한 샘플이다. ⓒ2011 HelloDD.com
 
◆용어설명 ▲스텔스(stealth) 레이더, 적외선 탐지기, 음향탐지기, 육안에 의한 탐지 등 모든 탐지 기능에 대항하는 은폐 기술. ▲EMI 컴퓨터, 텔레비전 등 전자기기에서 나오는 전자파로 인한 장해를 일컫는 말이다. 전자파는 일정량이 넘으면 VDT증후군(해로운 전자기파가 유발하는 두통, 시각장애 등의 증세로 컴퓨터단말기 증후군이라고도 함) 등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져 정부에서 전자파장해 규칙을 제정하기도 함. ▲EMC 전자기기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감소시키고 다른 전자기기의 동작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설계해 전자기기가 성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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