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경 교과부 차관, 기초연구 거대예산 집행에 과학계 총력 강조
"기초과학연 원장은 강한 추진력과 통찰력 가진 인물여야"

"내년부터 4300억 원 기초연구예산이 풀리는데 이 어마어마한 예산을 우리나라 역량으로 어떻게 소화할지 솔직히 의문시 됩니다. (기초과학연구원 연구단 구성을 위해) 대덕의 모든 연구자들이 총력을 다해 고민해야 하고, 전 세계 기초연구 인재들을 쓸어모아 사업단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제 대한민국 연구자들은 편한 시간 다 지나갔습니다."

김창경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이 대덕특구를 찾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대전 확정 이후 처음으로 과학벨트 사업 추진에 대한 정부 입장을 밝혔다. 이상민 국회의원실이 15일 오후 2시 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 2층 대강당에서 김창경 차관을 특별 초청해 가진 과학벨트 토론회 자리에서다.

토론회에는 안석민 민주당 의원도 참석해 과학벨트 대전 유치와 이상민 의원의 과학벨트 유치 노력을 치하해 관심을 끌었다. 기조발표에 나선 김창경 차관은 4300억 원이라는 엄청난 규모의 기초연구비 예산과 관련해 "이 사실이 지금으로선 과학벨트 성공의 가장 중요한 팩트"라고 강조했다.

김 차관은 "4300억 원의 예산지원은 순수 기초과학만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기초공학까지 모두 포함되어야 한다고 본다"며 "어느 연구기관이 어디로 가는지의 문제 보다 매년 수천억 원의 기초연구 예산을 국내 모든 연구자들을 포함한 외국 과학자, 재외 한국 과학자들이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가 더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김 차관은 WCU(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프로젝트) 사업의 예를 들며 "국내 대학들이 사활을 걸고 달려들었는 데도 겨우 20여개 WCU 사업단을 꾸리는데 그쳤다"며 "1650억 원 WCU 예산의 2.5배에 해당하는 예산을 소진하기 위해 출연연과 대학 모든 연구집단이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차관은 "연구자들에게 적어도 과학벨트 4~5개 연구단 사업을 위해 콜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실력있는 연구자들이 기존과 전혀 다른 플랫폼에서 연구할 수 있게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김 차관이 생각하는 기초과학연구원장은?…"해외 석학은 글쎄~"
 

▲토론회 기조발제자로 나선 김창경 교과부 제2차관 ⓒ2011 HelloDD.com
"기초과학연구원장은 60%가 강한 추진력, 40%가 기초과학에 대한 통찰력 있는 인물이 되어야 한다. 해외 노벨과학상을 받은 석학을 많이 이야기 하는데 한국적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인물이 오면 뭘 얼마나 하겠는가."

김 차관은 기초과학연구원장과 관련, 무엇보다 강한 추진력을 1순위 자질로 꼽았다.

김 차관은 "지식창출의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어보자는 목적으로 기초과학연구원을 탄생시키는 것"이라며 "비중을 준다면 추진력에 60%, 아니 그 이상 80%까지 주고 싶다. 나머지 40%는 기초과학에 대한 통찰력"이라고 말했다.

김 차관은 연구현장에서 일부 거론되는 기초과학연구원장 해외 석학 영입에 대해서는 한국정 상황 이해 부족 등의 이유로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이에 앞서 김 차관은 기초과학연구원 운영에 대해 "사람 중심으로 운영할 것"이라며 "운영 철학은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가고, 수월성·개방성·자율성·창의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토론회에는 김명수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대덕특구기관장협의회장)을 비롯해 김기옥 한국한의학연구원장, 박필호 한국천문연구원장, 정연호 한국원자력연구원장, 정혁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 이은우 국립중앙과학관장, 권명상 KIT(안전성평가연구소장), 이세경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총장, 양동열 KAIST 부총장, 정광화 충남대 분석과학기술대학원장, 이재구 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 이사장, 박준병 대전테크노파크 원장 등 대덕특구 기관장들이 대거 참여해 과학벨트 성공 방안을 함께 고민했다.

◆ 다음은 토론 좌담회 주요내용…"국가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기수 만들어 내야"

▲김명수 대덕특구기관장협의회장 "기초과학연구원의 운영시스템이 출연연의 롤모델로서 본보기가 돼야 할 것이다.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자율성과 창의성이 밑바탕 되는 경영시스템이 필요하다. 김 차관이 말한 슬로우 사이언스의 개념처럼 50개 연구단장에게 대폭 업무 권한을 부여함과 동시에 믿고 기다려줄 수 있어야 한다. 기존 출연연의 인재 유출 우려가 있지만 상호협력의 방향으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야 한다."

▲정정훈 출연연연구발전협의회장 "기초과학연구원의 성공이 과학벨트의 중심에 있다. 연구단마다 130억이 투자되는 것에는 인건비가 포함된 것으로, 연구원 1인당 2억원의 배당이 돌아가는데 이것은 일반 대학의 연구비 수준(약 5억원)에도 못미친다. 기존 출연연 연구원들이 기초과학연구원들을 시기의 대상으로 볼 소지를 막기 위한 대안도 고려해야 한다. 연구비는 느는데 연구원이 늘지 않는 모순을 막고 과학벨트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과학에 경제논리를 강요하는 기존 관리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양동렬 KAIST 부총장 "비전창출 관점에서 KAIST와 과학벨트는 같은 곳을 지향하고 있다.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국가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기수를 만들어 내야 기초과학연구원의 의미가 있다. 항구적인 발전을 위해 좋은 아이디어 발굴 체계, 추진력있는 연구단장 섭외, 합리적인 예산 배분 등 과학벨트의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다."

▲이재구 연구개발특구본부 이사장 "대덕특구가 초창기 R&D위주의 1.0시대를 거쳐 현재 3.0시대에 와 있는 만큼 과학비지니스벨트도 소프트파워가 결합된 개방과 융합의 전초기지, 원천기술의 산지로서의 역할을 다하도록 운용해야 한다. 과학벨트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면 국내·외 인재 유치나 지자체의 수요조사, 문화적 소프트웨어를 충분히 고려하는 등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박갑동 UST 교학부처장 "과학비즈니스벨트는 이제 시작이며 기초과학연구원의 성공을 위해서는 선진국들의 운영안을 벤치마킹할 필요성이 있다. 10조원의 로열티 수입을 올리고 있는 이스라엘의 와이즈만 연구소를 벤치마킹해야 한다. '지식탐구에 있어 응용개발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과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의 경영철학을 배울만 하다."

▲박상덕 대전시 행정부시장 "논란이 되고 있는 부지매입비와 관련, 열악한 지방재정자립도와 국책사업의 특성상 필요한 부지는 국가가 직접 매입해야 한다. 슬로우 사이언스와는 별개로 행정은 패스트 행정이어야한다. 슬로우 사이언스, 패스트 행정의 철학이 구현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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