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9일 2차 실패 원인 조사 경과 발표…3차 발사 내년 예상

"나로호 1단부 산화제 가압·순환 시스템의 오작동 또는 파손으로 산화제가 새면서 1·2단 연결부에서 발화가 일어났고, '단 분리용 폭발 볼트' 이상이 1차 충격의 원인이다."(한국측 입장)

"한국 측이 제작한 비행종단시스템의 오작동으로 상단 킥모터 내 고체 추진제가 타면서 폭발로 이어졌다."(러시아측 입장)

나로호 2차 발사가 실패로 돌아간 지 어느덧 1년 째. 지루한 공방이 1년 째 이어지고 있지만 해결책은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정확한 실패 원인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러시아와의 책임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한국과 러시아 정부는 발사 실패의 원인을 보다 중립적인 입장에서 원인을 규명하고 발견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공동조사단을 꾸릴 계획이다.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는 그동안 전문가 중심으로 운영됐던 나로호 사업 관련 한·러 공동조사위원회와 별도로 아시아 연방우주청과 한국 교과부 차원의 한·러 공동조사단을 구성해 원인 규명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9일 밝혔다.

나로호는 지난해 6월 10일 발사한 지 137초 만에 폭발,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려놓는 임무를 수행하는 데 실패했다. 이후 한·러 양측은 1단 로켓을 개발한 러시아 흐루니체프사 및 협력업체 관계자 13명과 상단 로켓을 제작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전문가 13명으로 공동조사위를 꾸렸지만 올해 초까지 총 네 차례에 걸친 회의에서 원인에 대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에 따라 양국 정부는 이 프로젝트의 계약 당사자인 항우연과 흐루니체프사가 아닌 중립적 전문가 30명 안팎으로 새로운 공동조사단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각각 추가 검증 시험과 자체 조사를 진행한 뒤 다음달 한·러 공동조사단 1차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9일 공개된 '나로호 2차 발사 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나로호에는 이륙 후 약 136.3초에 1차 충격이 발생했고, 그로부터 약 1초 후인 137.3초에 내부 폭발이 발생해 원격 측정이 중단, 임무에 실패했다는 것이 확인됐다.

한·러 전문가들은 공동조사위원회 등을 통해 2차 발사 실패의 가설로 3가지 유력한 시나리오를 제기한 바 있다. 첫 번째 추정은 2단부 비행종단시스템의 오작동에 의해 상단부 킥모터 고체 추진제의 연소가 발생해 폭발이 야기됐다는 것이다.

두 번째 추정은 1단부의 산화제 가압·순환 시스템의 오작동으로 인해 산화제가 누설됐고, 누설된 산화제가 1-2단 연결부에서 발화한 것으로 예측됐으며, 세 번째 추정은 1단부의 1-2단 단분리용 폭발볼트의 오작동 이후 1차 충격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따라 조사위원회는 2차 발사 시 획득한 원격 측정(텔레메트리) 자료와 지상 검증 실험 등을 통해, 제시된 각각의 추정 원인에 대한 정밀 분석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그러나 실패의 책임 소재는 양국 우주개발 사업자의 자존심이 걸려 있는 문제인데다 지상 실험을 통한 검증도 쉽지 않아 한·러 정부가 직접 조사에 나서더라도 단일 결론을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과 러시아 공동 조사단은 2차 발사 실패 원인의 객관적 규명과 실패 원인의 보완 및 원인 제거로 3차 발사 성공 확률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출범한다.

7월 중 1차 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한 바 있으며, 조사단 공식 출범 전이라도 사전에 실무 기술 협의를 진행해 조속히 원인 규명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편 나로호 3차 발사는 원인 규명과 함께 가능성있는 모든 원인에 대해 충분한 개선 조치를 도출한 후 추진할 예정이며, 발사 성공을 위한 충분한 사전 준비와 철저한 점검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할 때 나로호 3차 발사 수행 시기는 내년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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