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협, 긴급 조사결과 공개…지나친 학내 학업 경쟁 "67% 그렇다"
교수, 학생 89% '성적별 차등 학비 부과제 폐지 또는 개선' 의견

KAIST(한국과학기술원) 학생들은 학교 생활에서 과도한 학업부담을 불만족스럽다고 느끼고 있으며, 학업 부담의 주원인으로는 지나친 학내 학업경쟁을 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KAIST 교수진과 학생들 대다수가 성적에 따라 학비를 차등 지급하는 현 수업료 부과 방식을 폐지하거나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KAIST 교수협의회(회장 경종민 전산학과 교수)는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학교 교수(420명 응답) 및 학생들(1134명 응답)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이같은 결과가 도출됐다고 18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KAIST 이슈의 최대 논란거리였던 '성적별 차등 학비 부과제도'에 대해 교수진과 학생 중 89%가 폐지하거나 개선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차등등록금제도에 대한 KAIST 교수(왼쪽)와 학생들(오른쪽)의 의견. ⓒ2011 HelloDD.com

교수진의 경우 57%(238명)가 폐지돼야 한다고 밝혔으며, 32%(134명)가 현 상태의 근본 취지를 살리되 개선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답했다. 학생들은 45%(603명) 폐지를 원했고, 44%(591명)는 개선을 요구했다. 전과목 영어수업에 대해서도 교수와 학생들의 의견이 비슷했다.

교수 52%(220명), 학생 53%(701명)가 과목 특성에 따라 학교 차원의 지정 과목에 한해 영어 강의를 실시한다는 문항에 찬성표를 던졌다. 또 교수 38%(159명)와 학생 34%(459명)가 과목 담당 교수에게 일임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나머지 현행 제도를 유지한다는 의견이 교수 10%(41명), 학생 13%(174명)였다.

또한 '정서함양과 인성교육 강화를 위해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것'에 대해 교수진은 ▲학생들의 자발적 체육·학술·창작 프로그램 지원 ▲다양한 문화 및 창작관련 과외활동 지원 ▲전문 심리 카운슬링 강화 ▲졸업생 및 선배학생들과의 멘토제도 강화 ▲정서함양 및 인성 교육을 위한 정규과목 개설 ▲학부모의 적극적 참여 유도 순으로 의견을 피력했다.

학생들의 경우는 ▲다양한 문화 및 창작관련 과외활동 지원이 1순위로 조사됐으며 ▲교수와의 만남의 시간·기회 증대를 위한 제도적 노력이 뒤를 이어 눈길을 끌었다. 다음으로 ▲졸업생 및 선배학생들과의 멘토제도 강화 ▲정서함양 및 인성 교육을 위한 정규과목 개설 ▲전문 심리 카운슬링 강화 ▲학부모의 적극적 참여 유도 순이었다.

특히 학생들의 경우 학교 생활에서 불만족스러운 부분에 대해 과도한 학업 부담을 꼽는 학생들이 79%에 달했고, 축제 및 다양한 문화행사와 교우관계에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학업 부담감의 주된 이유에 대해 학생들은 지나친 학내 학업 경쟁(67%)과 차등 학비 부과제도(63%) 등에 대해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KAIST의 위기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구성된 혁신비상위원회의 주요 근거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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