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선진국보다 대형연구 부족…조직유연성 제고 방안 모색 시급
새로운 예산 배분 체계 필요…우수인력의 탄력적 확보 요구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세계적으로 탁월한 연구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현 출연연 시스템이 획기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STEPI(과학기술정책연구원·원장 김석준)은 26일 과학기술계 출연연의 주요 정책이슈와 과제란 제목의 'STEPI 인사이트(Insight) 45호' 보고서에서 과학기술계 출연연 체제가 지식사회의 새로운 연구개발 패러다임에 부합토록 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문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지난 2008년 개편된 교육과학기술부·지식경제부 소관의 현 양대 연구회(기초기술연구회, 산업기술연구회) 체제를 연구영역, 연구자원, 법인격 등 6개 영역별로 종합 점검했다. 우선 '연구영역' 부문에서는 해외 선진국들에 비해 기초분야 아젠다형 대형연구가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기초기술연구회와 산업기술연구회 간 연구영역의 정체성 차별화가 부족하고, 각 연구 부문 간 전략적 협력연구와 융복합 연구의 촉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원(조직, 예산, 인력)' 부문에서는 조직유연성 제고 방안 모색이 시급하게 거론됐다.

정부출연금 비중 확대와 새로운 예산 배분 체계의 필요성도 지적됐으며, 우수인력의 탄력적 확보도 요구됐다. 현재 선진국에서는 연구기관의 위상과 역할 등에 따라 다양한 법인격 체제가 활용되고 있다.

독일 등 대륙법 계열에서는 법인격이 주로 발견되지만, 영국과 미국, 일본 등에서는 법인격 부여가 일반적이지 않다. 이 같은 상황에서 '법인격' 부문을 살펴봤을 때, 경영의 독자성과 국가적 임무 수행의 안정적 측면에서는 법인격이 필요한 반면 타 연구 기관과의 협동성·유연성 제고에는 법인격이 방해되는 경우가 발생해 법인격 보유와 미보유 두 가지 방안의 적절한 조합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성과' 부문에서는 양적으로 계속 향상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질적으로는 세계적 연구성과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입과 산출 면에서 불균형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연구성과의 향상을 위해서는 평가시스템과 보상시스템, 운영시스템 구축 등의 3대 전략과제와 실행과제의 시행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인력의 유입과 전출 면에서도 해외 주요국들에 비해 유동성이 현저히 낮았다. 출연연간 인력 교류도 매우 저조해 다양한 방식의 인력 유동성 제고가 필요한 실정이다. '연구회의 기능 및 역할' 부문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연구회는 소관 출연연의 지원과 육성 능력이 미흡할 뿐만 아니라 해외 주요국들과 비교해 제도적으로도 미숙한 상태에 놓여 있다.

또한 연구회의 가치사슬을 새로이 정립함은 물론, 출연연에 보다 유연한 경영환경을 조성함과 동시에 연구회에 예산권, 소관기관 구조조정권 등의 권능을 부여함으로써 출연연의 발전을 선도할 것을 조언했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민철구 과학기술인력단 선임연구위원은 "출연연이 세계적으로 탁월한 연구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 시스템의 획기적 개선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총괄분석을 통한 현황진단과 해외사례 비교를 통해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양 측면에서 개편방향을 설정하고 실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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