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째 이어져 오는 이제는 전통으로 자리잡아

"자, 이제 곧 출발하겠습니다. 모두 출발선에 서주세요."

4월의 마지막 날인 30일 오후 4시, KAIST(한국과학기술원·총장 서남표) 대운동장에는 100여 명이 넘는 학생과 교직원들이 모여있었다.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대운동장에 모인 이유는 'KAIST 거북이달리기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운동복 차림의 학생과 교직원들은 거북이달리기대회에 앞서 운동장의 이곳 저곳에서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몸을 풀고 있었다. 함께 참가한 친구들끼리 모여 각자의 스타일대로 몸을 푸는 모습이 익숙해 보인다.

거북이 마라톤 대회는 올해로 11년째로 KAIST의 전통이 되었다. 이 대회는 1998년부터 활동량이 부족한 KAIST 학생들의 건강 증진과 친목 도모를 위해 시작됐으며 1년에 6회정도 진행된다. KAIST 거북이달리기대회의 이름도 학생들의 참여도를 높이고 재미를 주기 위해 'KAIST 건강달리기대회' 에서 지난해 변경된 것.

또, 대회의 이름을 바꾸면서 기존의 순위 시상제를 없애고 참가 완주자 전원에게 문화상품권을 증정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운동장에는 양영모 을지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가 학생들의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참가했고 비상시 병원으로 이송해 줄 앰뷸런스까지 대기해 있었다.

양영모 교수는 "병원이 바쁜 시간이지만 좋은 취지의 대회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잠깐의 짬을 내어 참가했다"고 말했다.

친목도 다지고 건강지수도 올리고~

출발 전부터 학생들의 입가에는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준비~ 탕!' 출발 신호탄의 소리와 함께 123명의 학생과 교직원들이 일제히 출발했다.

이번 거북이달리기대회는 대운동장을 출발해 의과학연구센터, 창의학습관, 정문술 빌딩, 오리 연못, 학생 기숙사, 노천 극장, 정문, 나노종합팹센터를 지나 다시 대운동장으로 돌아오는 총 5.7km의 코스다. 대운동장을 한 바퀴 돈 후 본격적인 달리기를 시작한 학생들은 개인의 실력에 따라 점점 차이를 보이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선두와 후미의 차이가 벌어졌다. 그러나 참가자 대부분 순위에 관심없이 즐겁고 행복한 표정으로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친구끼리 담소를 나누거나 아예 뛰기를 포기하고 걷는 커플들도 있었다.

같은 연구실에서 참가한 사람들은 개인의 실력을 뽐내기 보다 함께 완주하기를 목표로 정하고 다정하게 뛰었다. 자신의 실력을 테스트하기 위해 참가한 학생들은 스톱 워치를 이용해 시간을 체크했고 MP3와 휴대전화를 이용해 음악을 듣는 학생들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KAIST 캠퍼스 폴리스 차량은 선두와 후미를 따라가며 학생과 교직원이 안심하고 뛸 수 있도록 교통정리를 해줬다. 달리기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주변의 학생과 교직원들은 참가자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참가자들은 숨이 차는 상황 속에서도 자신들을 응원해주는 사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냈다. 대회의 1등은 5.7km를 22분 22초에 완주한 성용제 KAIST 연구관리팀장에게 돌아갔다.

성용제 팀장은 "거북이달리기대회를 벌써 10번이 넘게 참가했다. 하루에 매일 10여km를 뛴 것이 밑바탕이 된 것 같다"며 "42.195km의 완주코스 등도 10여번 참가했지만 우리 학생들과 함께 뛰는 것은 더 특별한 것 같다"고 말했다.

170명이 참가신청을 하고 123명의 학생들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는 단 한 명의 낙오자없이 모든 학생이 완주했다.
 

▲'하나 둘 하나 둘'. 달리기 전 준비운동은 필수! ⓒ2010 HelloDD.com

▲'이제 슬슬 뛸 준비 해야죠!' ⓒ2010 HelloDD.com

▲'스트레칭은 나처럼'. 허리도 돌리고 팔다리도 운동하고! ⓒ2010 HelloDD.com

'▲'조끼 받아가세요~!', 번호가 써있는 조끼를 받아가는 학생들. ⓒ2010 HelloDD.com

▲거북이달리기대회가 시작되기 10여분 전 학생들이 하나둘 모여들고 있다. ⓒ2010 HelloDD.com

▲"준비 운동은 확실하게!" 마라톤을 준비하는 교직원과 학생들. ⓒ2010 HelloDD.com

▲'우리는 기록측정단!'. 5명의 측정단은 달리기를 마치는 학생들의 기록을 정확히 측정했다. ⓒ2010 HelloDD.com

▲'달릴 준비 끝났어요.' 출발 라인에 선 학생과 교직원들. ⓒ2010 HelloDD.com

▲'제가 1등할 겁니다.' 운동장을 한 바퀴 지나자 점점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2010 HelloDD.com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선두와 후미를 지켜준 KAIST CAMPUS POLICE. ⓒ2010 HelloDD.com

▲비상시 학생들을 병원으로 데려다 줄 을지대학병원 앰뷸런스. ⓒ2010 HelloDD.com

▲'하나 둘 하나 둘~'. 같은 연구실에서 나온 사람들은 실력발휘보다는 완주를 목표로 달리기를 했다. ⓒ2010 HelloDD.com

▲'아싸! 1등!!!'. 운동장으로 들어서고 있는 성용제 연구관리팀장. ⓒ2010 HelloDD.com

▲'난 2등! 1등을 바짝 추격합니다.' ⓒ2010 HelloDD.com

▲'브이!'. 실력발휘보다는 완주를 목표로 하는 커플들. ⓒ2010 HelloDD.com

▲먼저 들어온 학생들이 문화과학대학에서 제공한 간식을 먹고 있다. ⓒ2010 HelloDD.com

▲'아싸! 골인'. 꼴지로 들어온 커플. ⓒ2010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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