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서울간 첫차 6시 20분, 서울-대전간 막차 11시
서울-대전, 서울-부산간 점심시간 배차없어…개시이래 불변
인천공항 지방행 버스 승강장 먼거리 배치

#사례1

대전에 위치한 A연구원의 J박사. 서울에서 열리는 조찬모임에 참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KTX를 이용해 부랴부랴 올라가보지만 항상 지각이다. 아침 모임 대부분 오전 7시나 7시 30분에 시작되는데 대전에서 서울로 출발하는 KTX 첫차는 6시 20분이다. 대전에서 서울까지 소요시간은 50분정도. 당연히 조찬모임에 늦을 수 밖에 없다.

또 서울 모임을 마치고 대전으로 오기위해 서울역에 온 J박사는 1시간을 꼬박 기다려서야 KTX를 탈 수 있었다. 정오무렵 역에 도착한 그는 대전행 KTX표를 구매하려 했으나 점심시간인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는 아예 KTX가 운행되지 않는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사례2

사업가 B씨는 서울 출장이 많은 편이다. 거래처 대부분 서울에 있기 때문이다. B씨는 사업 이외에도 인간관계를 중요시 한다. 업무를 마치고 지인들과 저녁식사를 나누며 허심탄회한 이야기라도 하고 싶지만 항상 아쉬움이 많다. KTX 막차시간이 오후 11시로 식사자리에서 항상 먼저 일어나야 한다.

#사례3

대학 교수인 C씨. 학회, 세미나 등으로 서울 출장이 많다. 조찬 모임도 꽤 있는 편이다. 그는 조찬모임이 있는 날이면 '나홀로' 차량이 되어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한다. KTX 첫차를 이용해도 늦기때문이다. 도착지까지 2시간 이상 걸려서 가는동안 봐야할 자료도 있지만 운전에 집중해야 하므로 생각뿐이다. 이럴때면 KTX 첫차 시간을 앞당겨 줬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사례4

대전 B기업의 P직원은 서울 사무실에서 열리는 아침 회의에 참석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KTX를 이용하고 싶지만 첫차 시간이 늦어 회의 시간을 맞추기 어렵다. 이 때문에 회의가 있는 날에는 하루 전날 서울에 올라가 모텔 등에서 묵고 아침회의에 참석한다.

#사례5

K연구원의 G박사도 불만사항이 많다. 오후 2시 서울에서 회의를 마치고 저녁 식사 후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 덧 10시가 넘게 된다. 오랜만에 만난 자리에서도 서울에서 대전으로 오는 KTX막차가 밤 11시에 배정이 돼 있기 때문에 역까지 가는 거리를 생각하면 10시에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자리에서 일어나야 한다.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이다. 400km가 넘는 서울과 부산사이도 KTX열차를 이용하면 3시간이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교통은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다.

그러나 대덕특구를 비롯한 많은 연구원과 박사, 교수 등은 KTX를 이용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 기업 본사의 총회와 조찬 모임, 사업과 관련된 업무 등 주로 서울에서 열리는 행사가 많은데 제대로 참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전 일찍 서울에서 열리는 회의나 모임에 참석하려면 교통수단 중 가장 빠른 KTX를 이용하기 마련. 지방마다 KTX 전용 노선이 다르기는 하지만 대전에서 서울까지 KTX를 이용하면 53분에서 1시간 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대전에서 서울로 가는 첫 차는 6시 20분. 1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감안해도 오전 7시에 열리는 모임과 회의는 지각할 수 밖에 없다.

C연구원의 H박사는 "첫 차 시간을 30여분만 앞으로 당겨주어도 모임에 늦지 않게 참석할 수 있다"며 "서울에서 대전으로 오는 첫 차는 5시 30분인데 반해 대전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첫 차는 6시 20분인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조찬모임에 참석을 하려면 자가 운전을 해야 하거나 5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이용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서울에서 대전으로 오는 막차도 상황은 마찬가지. 대전에서 서울로 가는 KTX 막차 시간은 11시 59분이지만 서울에서 대전으로 오는 막차는 11시다.

서울에서 회의와 모임 등을 끝내고 대전으로 내려오는 이용객들의 불만사항이 클 수 밖에 없다. 업무가 끝나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필요한데 여건은 그렇지 못한 것.

업무 후 식사 자리에 참석은 하지만 오후11시 막차시간에 맞추다 보면 대화 도중 늦어도 10시에는 자리에서 일어나야 한다. 거주지가 서울인 다른 참석자들은 여유롭게 대화를 하고 있는데 지방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겪지 않아도 될 불편을 겪어야 하는 것이다.

K연구원의 G박사는 "서울에서 대전으로 가는 KTX시간을 1시간 정도만 늘려줘도 시간에 쫓겨 자리를 일어나는 일이 없을 것"이라며 "시간에 쫓기지 않기 위해 보통 9시쯤 만찬자리를 끝낸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대전에서 출발하는 서울행  KTX 는 6시 20분이 첫차. 7시 조찬모임이 있는 경우
지각이다.
ⓒ2010 HelloDD.com

▲정오부터 오후 1시 사이 서울에서 대전으로 출발하는 KTX 는  아예 없다.    ⓒ2010 HelloDD.com

▲서울 출발 대전 KTX의 막차는 오후 11시. 서울 출장이 잦은 이용객들 중 많은 이들
이 불편을 겪고 있다. 
ⓒ2010 HelloDD.com

◆서울-대전간 점심시간 배차 없어

오전에 업무를 마무리하고 서울에서 대전을 내려올 경우 점심시간을 이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오부터 오후1시 사이에는 KTX가 배정돼 있지 않다. 분단위 시간까지 관리하며 아껴쓰는 많은 기업인과 연구원들은 점심시간 무렵 역에 도착하게되면 오후 1시에나 운행되는 열차를 이용할 수 밖에 없다.

N기업 대표는 "점심시간에 대전에서 서울로 가는 열차는 3대나 배정이 돼있는데 서울에서 대전으로 내려오는 KTX는 한대도 없다"며 "양방향 모두 배정이 돼 있어야하는 것 아닌가"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KTX 처음 등장시 전국 어디나 반나절 생활권이 가능하다는 기대감이 컸다. 실제 서울에서 부산은 그리 멀지 않은 거리가 됐다. 그러나 정오에서 오후 1시 사이에는 서울은 물론 부산에서도 출발하는 KTX가 없다. 시간을 잘못 맞추면 그대로 한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또 대전에서 서울행 KTX 이용도 시간을 잘못 맞추면 1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대전에서 출발하는 KTX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철도공사 관계자는 "대전에서 서울가는 첫차가 늦은 이유는 서울에서 대전까지 시운전 열차가 내려왔다 올라가게 되는데 대전은 시운전 이후 열차가 출발하다보니 늦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점심시간과 오후 2시에서 3시사이에 KTX가 배차되지 않은 건에 대해서는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 고속선 점검시간이라 열차가 운행되지 않는다. 서울에서 내려가지 않으니 당연히 대전에서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올라오는 KTX가 없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어 "서울 대전간 막차 시간은 10시 30분에서 11시로 연장한 것이다. 막차시간을 더 미루면 새벽 1시 이후부터 선로 점검에 들어가게 되는데 어려움이 많다"면서 "불편한 사항이 있을 수 있다. 이용객 전체의 안전을 위해 배차시간을 결정한다"고 말하며 이해 해 줄것을 당부했다.

인천공항 이용도 지방은 '찬밥신세'
 

▲인천공항에서 대전으로 출발하는 공항 버스 첫차는 오전 6시, 새벽 비행기로 도착
하면 한없이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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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버스 정류장은 공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어 불편이 많다
(그림 9c~10c).
ⓒ2010 HelloDD.com

열차뿐만 아니라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하는 대덕특구인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공항과의 접근성과 편의시설까지 많은 것들이 수도권 위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덕특구의 많은 기업인들은 일의 특성상 인천공항을 자주 이용한다. 대전에서 가까운 청주국제공항이 있지만 청주는 많은 노선들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대부분 청주보다 조금 멀리 위치한 인천공항을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공항에서 대전으로 향하는 버스의 배차 간격도 대략 3~40분이다. 서울행 버스가 29개의 노선을 차지하고 배차간격이 10~20분에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 한번 버스를 놓치게 되면 다음 버스를 타기까지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불편한 사항이 있다.

지방 이용객들은 한번 버스를 놓칠 경우 발을 동동 구르며 기다릴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대덕특구 내 벤처 기업 대부분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해외 바이어들을 직접 픽업하고 있다.

공항버스의 첫차 시간도 문제다. 대전에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첫차는 새벽 3시 20분이지만 인천공항에서 대전으로 출발하는 첫차는 오전 6시가 넘어야 가능하다. 해외 출장 후 새벽에 공항에 도착하게되면 몇시간을 그냥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대덕 모 연구소에 근무하는 G 연구원은 "미국 출장 후 새벽 4시에 인천에 도착해 입국 절차를 다 마치고도 1시간 이상을 공항에서 기다려야 했다"면서 "정부가 인천공항 '허브화'를 외치고 있지만 지방과의 접근성은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공항 지방행 버스 승차장도 고객들에게 불편함을 야기하는 한 원인이다. 인천공항 지방행 버스 승차장은 공항청사 앞에서 건너편으로 이전돼 간이주차장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체 버스 이용객의 약 80%가 수도권 노선을 이용하면서 그 수요가 급증했고, 지방행 노선 수는 소폭 증가해 길 건너편으로 따로 떼어내 운영하게 됐다는 것이 공항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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