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연 기업기술지원센터 발족…기관 연구비서 10억 투자
ETRI, 생기연, 전기연 등도 적극 나서

쉴새없이 기계가 돌아가고 있는 시끄러운 공장 안. 공장 한 켠에서 한국기계연구원(원장 이상천) 동남권기계기술지원단 소속 연구원들이 중소기업인들과 함께 공장 내 기계 기술상 결함에 대한 현황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연구원들은 현장 답사 뿐만 아니라 문제에 대한 이론적인 자료조사(특허, 논문, 관련회사, 해결사례 분석)는 물론, 현장의 기계에 대한 성능시험, 제품제작 실험 등 모든 사항을 현장의 중소기업인들과 함께 해결해 나가고 있다.

2004년 11월 경상남도 지자체의 요청에 의해 경남기계기술지원단으로 출발한 기계연 동남권기계기술지원단은 현재 4명의 박사가 현장의 중소기업인들의 애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밀착지원을 하고 있다. 동남권기계기술지원단은 모두 연구 경력 20년 이상된 고참 연구원들로 문제가 있는 기계만 봐도 척하면 착이다.

중소기업의 애로사항 해결의 경우 현장에서 바로 해결해야 하는 사안이 많기 때문에 전공이나 경험 및 장비가 없는 부분에서는 전문가 연결과 자료수집에서 시간적, 공간적인 제약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연구원들은 어려운 문제점을 쉽게 해결한 후에 듣는 '고맙다'는 기업인들의 진심섞인 한 마디에 보람을 느끼며 오늘도 현장을 누비고 있다. 경제불황이 가속화되면서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의 중소기업 살리기가 새마을 운동처럼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이상천)을 비롯해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원장 최문기), 한국전기연구원(원장 유태환),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나경환) 등 활동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ETRI는 석박사 전문연구원을 중소기업에 파견하는 '중소기업 성장 프로젝트'를 1일부터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ETRI가 개발한 기술을 활용해 사업화를 추진하려는 기업에 ETRI의 연구인력을 현장에 파견하는 '현장지원 인력파견 제도'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전기연 역시 중소기업의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술도우미' 파견을 자청하고 나섰다. 기술적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 전기연의 연구인력을 기술후견인으로 지정하고 파견해 현장 기술자문을 실시하고 있다. 생기연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종합관리지원체계를 구축해 1200개의 중견기업을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이를 위해 생기연은 중소기업 지원체제를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단위기업 지정형에서 산업내 기업군 개발 지원으로 전환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특히 기계연의 경우 중소기업 현장 밀착 지원을 위한 기업기술지원센터를 본원에 설치해 중소기업 지원의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실현화할 계획을 가지고 있어 기술 지원에 어려움을 겪던 중소기업에 희망을 주고 있다.
 

▲기계연 기업기술지원센터의 출발점이 될 동남권기계기술지원단의 현장 모습. 중소기업인
들과 함께 현장에서 애로점을 해결하고 지원한다.
ⓒ2009 HelloDD.com

기계연 기업기술지원센터는 광역경제권별 지역기업의 전문화·차별화 기술을 개발해 경쟁력을 선도할 수 있는 스타기업 육성과 한계기업의 경쟁력 확보 지원 등을 위한 기업기술지원 및 네트워크 구축 지원을 목적으로 한다.

기술·정보 등에 대한 애로 상담은 물론 진단과 지도, 처방·개선·발전의 종합적인 일괄지원체계로 기업의 산업구조 개선에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계연 관계자는 "기존의 연구개발 시설·조직과 유기적 연계로 연구개발 사업의 효과를 극대화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계연이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기업기술지원센터에서는 올해 ▲기술주도형 기업의 기술문제 해결을 위한 온·오프라인의 통합 시스템 구축 ▲분야별 기술지도 및 상담을 위한 지역별 순회세미나 개최 ▲보유기술 보급을 위한 분야별 쇼케이스 설치 운영 ▲기술보급과 지원을 위한 현장파견과 산업계와의 인력교류를 위한 제도 마련 및 지원 ▲창업보육센터 입주업체에 대한 1인 1사 멘토실시 및 보육닥터 지원 ▲산학연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연구 및 기술교류회 운영 ▲자동화기계 설계기술 보급을 위한 현장지도 강화 등 7개의 사업을 연구원의 기본사업 예산에서 10억 25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현장 인력의 경우엔 연구경력과 현장경력이 풍부한 책임급 연구원 8명으로 구성해 기업 기술지원에 적극 동참할 계획이다. 지원단의 년차별 증석에 따라 증원을 할 예정이다.

◆김완두 기계연 기업기술지원센터 센터장 인터뷰
 

▲김완두 기업기술지원센터 센터장. ⓒ2009 HelloDD.com
#1. 기계연 기업기술지원센터에 대해 설명해달라.
기계와 관련된 사업에 대해 지원센터를 운영한다는 것인데요. 우리나라 기계 산업이 그간 오랫동안 적자를 해오다가 얼마 전부터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이제는 기계 산업이 효자 산업이 된 것이죠.

그러나 핵심기술, 선진기술로 효자 산업이 된 것이 아니라 미드텍이나 일반 기술만으로 효자 산업이 됐기 때문에 관련 산업분야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의 경우 아쉬워하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그것도 신흥 세력인 중국과 인도에서 상승세를 타면 뒤바뀔 수 있는 처지라 안심을 못하는 상황이죠.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우리가 중소기업을 지원해 기계 산업이 지속적으로 무역 흑자를 낼 수 있다면 좋은 것 아니겠습니까. 중소기업이 기술을 가지고 실제 구현을 할 때 필요한 것은 제조업입니다. 만들어야 사업화가 돼죠. 제작에 관해선 의료 쪽이 됐건 정보기술 쪽이 됐건 기계가 백그라운드가 돼야 됩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기계연에서 할 일이 많겠다고 생각한거죠. 우선 창원에 기계공단이 있어 동남권 기계기술지원단이 내려간 것 이고요. 현장에서의 애로점과 필요성들을 수집해서 본원과 협력해 기술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보니 컨트롤 타워가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대구 경북권이 됐건 수도권이 됐건 중소기업 기술 지원에 대한 컨트롤 타워가 없었죠. 총괄하는 부서가 없었습니다.

그간 선임부장 산하에 운영체 조직으로 있었지만 그것을 총괄하는 기구가 없었던 것을 이번 원장님이 부임하면서 기업기술지원센터로 발족하게 된 거죠. 현재는 제가 선임부장과 센터장 역할을 겸임하고 있지만 조금 자리가 잡히면 적임자를 모시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기업기술지원센터를 운영체 조직에서 연내 정규 조직화 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중소기업 현장지원과 관련해 지자체에서 요청이 들어오는 곳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여기저기 다 만들 수는 없는 입장이죠. 그래서 본원의 기업기술지원센터를 중심으로 동남권 기계기술지원단 처럼 몇 군데 가져갈 생각입니다.

#2. 인력 구성은 어떻게 됩니까?
인력구성으로는 기술지원을 하는 데 훨씬 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들을 현장에 직접 투입할 생각입니다. 연구소에 오래 근무한 고참 연구원들로 말이죠. 현재 동남권 기계기술지원단에 상당히 경력이 많으신 분들이 가서 도움을 많이 주고 있습니다.

20년, 30년 이상 되신 분들이 포진하고 계신거죠. 실제로 파견 나가 있는 연구원들에게 지원은 잘 못해줬었습니다. 혜택도 못 드렸구요. 현재 파견나가 있는 연구원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도록 여러가지 제도를 보완하고 있습니다. 원장님 철학이기도 하고요. 나가계신 분들이 평가 결과, 연구비에 대해서 걱정안하고 안정적으로 기업 기술 지원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3. 기업기술지원센터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우리가 필요로 하면 가서 기술지원을 해드립니다. 또한 설명회와 같은 자리를 통해서 기업 분들의 의견을 수렴해 더 나은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할 수 있구요. 이런 자리를 분기별로 가지려고 하고 있습니다.

지역과 시기를 정례화 시켜서 각 지역에 분산돼 있는 여러 클러스터들과 함께 우리가 가진 기술을 설명하고 고충을 들으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먼저 찾아간다는 것이 요점이죠. 올해 최소한 분기 이상 격월 정도로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4. 어떤 성과가 있을지?
이번 기업기술지원센터의 경우 우리 기계연 예산에서 지원을 하는 것입니다. 기관 고유사업 연구비에서 10억원 정도를 기술지원단에 투입을 하는 거죠. 연구비를 투자했다는 의미는 결론적으로 어쨌든 기업에 기술지원을 하는 것으로 쓰인다는 뜻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기대효과가 당장 눈앞에 보이지 않겠지만 어려운 시기에 어려움을 줄여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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