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 다큐프로그램 '호라이즌' 핵융합편에 국내 핵융합 기술 자랑
사이언스 매거진에서 핵융합연구의 선두주자로 KSTAR 소개

핵융합에너지 개발을 위해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초전도 핵융합연구장치 KSTAR가 영국 BBC의 간판 과학프로그램인 '호라이즌(Horizon)'과 세계 최고의 과학기술 전문 잡지인 '사이언스 매거진'에 소개되면서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국가핵융합연구소(소장 이경수)는 지난 17일 오후 9시(영국 현지시간) 영국의 공중파 방송인 BBC 2채널 과학다큐멘터리 핵융합편 '호라이즌-지구에서 태양을 만들 수 있을까?'에 KSTAR가 세계 핵융합 연구를 이끄는 대표적인 핵융합 연구시설로 소개됐다고 24일 밝혔다.

'호라이즌'은 지난 40년 이상 계속된 BBC의 대표적인 과학검증 프로그램으로 진행자가 과학이론과 현상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는 프로그램이다. 진행자인 브라이언 콕스 박사는 영국의 맨체스터 대학의 교수이자 유럽입자물리학연구소(CERN)의 아틀라스 실험에도 참여한 바 있는 저명한 물리학자로 현재는 BBC의 과학프로그램 진행자로 활약하고 있다.

이번 방송에서는 인류의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핵융합 연구의 현황을 소개하고, 핵융합 연구자들이 예상하는 핵융합 발전 실현 시기와 실현 방법 등에 관해 알기 쉽게 다뤘다.

특히 KSTAR의 경우 초전도 자석을 활용한 자기밀폐 핵융합 방식의 최첨단 시설로 소개됐으며, 진행자인 브라이언 콕스가 직접 핵융합연을 방문해 시설 투어와 함께 최초 플라스마 발생 성공과 핵융합 에너지 상용화 실현에 기여할 내용 등을 다뤘다.
 

▲2008년 11월 11일 데니스 노마일(Dennis Normile) 사이언스지 아시아 지국장이
핵융합연을 방문해 이 경수 소장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2009 HelloDD.com

▲데니스 노마일 지국장이 KSTAR를 투어하며 취재하는 모습. ⓒ2009 HelloDD.com

이외에도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과학전문 잡지로 꼽히는 사이언스 매거진에는 'KSTAR가 한국을 핵융합 선도국으로 끌어올렸다'는 제목의 기사가 2월 20일 발행지에 게재됐다.

지난해 11월 핵융합연을 방문한 데니즈 노마일 사이언스 매거진 아시아 지국장은 기사를 통해 "혁신적인 초전도 자석을 활용한 KSTAR가 핵융합 연구에 있어 선도적인 연구장치로 자리매김할 것"이며 "국제핵융합실험로 ITER의 운전 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수 핵융합연 소장은 "지난해 KSTAR의 최초 플라스마 발생 이후로 높아져가는 해외 언론들의 관심 덕분에 국내 과학기술의 역량을 세계에 알리고, 녹색에너지인 핵융합에너지 개발을 선도하고 있는 국내 연구진들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BBC의 '호라이즌-핵융합편'은 오는 28일 새벽 1시(영국 현지 시간)에 재방송되며, 이후 다른 나라로 송출될 예정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유튜브 등 인터넷 동영상 제공 사이트(영상 바로가기) 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다.
 

◆ 사이언스 매거진에 실린 기사 전문

Science Vol323 20 Feb. 2009 (p.1003∼1004) 새로운 장치가 한국을 핵융합 연구의 선두주자로 밀어올리다. 플라즈마를 수초 단위가 아니라 수분 단위로 감금할 수 있는 혁신적인 자석을 사용함으로써 KSTAR 장치는 핵융합 연구에 있어 선도적인 연구 장치로 자리매김 함. 대한민국 대전 - 국가핵융합연구소(NFRI)의 회의실 탁자에 놓여있는 주먹 크기의 금속와이어 다발들은 처음 보기에는 종이를 눌러두기 위한 금속조각들처럼 보인다.

그러나 NFRI 소장인 이경수 박사가 그 조각들을 가리키며 그것들이 한국을 핵융합 연구의 최전선으로 이끌고 있는 증거들이라 말한다. 그 와이어들은 세계에서 가장 앞선 핵융합 연구 장치인 KSTAR (Korea Superconducting Tokamak Advanced Research)의 핵심을 이루는 초전도자석 선재의 샘플들이다.

니오비듐-주석(Niobium-Tin)합금으로부터 고성능 초전도체를 만들어 내는 능력은 최근 몇 개월 전 첫 플라즈마 발생에 성공한 KSTAR를 제작하면서 획득한 NFRI의 산업계 파트너들의 핵심 기술 가운데 하나이다. 연구진들은 현재 올 가을 초 본격적인 연구를 위한 제어 및 진단 장치들을 설치하고 있다.

KSTAR는 2016년을 목표로 프랑스 카다라시에서 여러 참여국들이 진행 중인 ITER (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로 가는 모든 과정에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리는 분명 KSTAR를 ITER 준비를 위한 매우 유용한 장비로 만들 것입니다"라고 이경수 소장은 말한다.

핵융합 연구자들은 한국이 성공했다고 말한다. "KSTAR는 ITER의 운전시나리오를 만드는데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프린스턴 플라즈마 물리연구소(PPPL : Princeton Plasma Physics Laboratory)의 허치 넬슨(Hutch Nielson)은 말한다. ITER는 수십 년을 이어온 의문을 공략할 계획이다: 별의 에너지원인 핵융합 반응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할 수 있을까? (Science 2006년 10월 13호 238페이지 참조).

ITER는 강력한 자석을 이용해 토카막이라 부르는 도넛 모양의 고진공 용기에 플라즈마를 가두게 된다. 플라즈마를 구성하는 하전입자들은 약 백만 도의 온도에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고 에너지를 방출한다. ITER는 기존에 있었던 그 어떤 토카막과 비교해도 몇 배 더 크고, 60억불에 이르는 (한화로 약 8조원) 훨씬 값비싼 장치이다.

ITER의 하루 운영비용은 백만 불 (약 13억 원)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운영은 가능한 효율적이어야 한다고 ITER의 핵융합 과학 및 기술 분야 책임자로 있는 데이비드 캠벨은 말한다. 그는 ITER 실험 전에 연구자들이 현재 세계적으로 운영 중인 6개의 토카막을 통해 플라즈마를 제어하는 방법을 배우게 될 것이라 말한다.

ITER의 1/25 크기인 KSTAR는 그 중 가장 최근에 지어진 장치이며 향후 약 8억불 (한화로 약 1천억원)의 비용을 들인 성능향상이 계획되어 있다. KSTAR의 가장 큰 장점은 초전도코일로 이루어진 자석들로 기존의 토카막들이 가진 20 여초의 플라즈마 감금 시간을 최대 300초까지 늘릴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 따라잡기

구 소련의 서기장이었던 미하일 고르바쵸프는 1985년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게 현재 ITER로 알려져 있는 장치의 건설을 제안했다. 핵융합 기술 연구에 많은 투자를 한 구 소련, 미국, 유럽 연합, 그리고 일본, 이들이 ITER에 참여한 최초의 네 참가국들이다. 20년후, ITER가 설계 단계에서 건설 단계로 옮겨갈 때 아시아의 세 나라는 ITER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를 희망했다.

그 결과 중국과 한국이 2003년에, 인도가 2005년에 참여하였다. 이들 세 참여국들은 전문 기술 및 자본을 제공할 의향을 보였다. 인도는 1994년에 Steady State Superconducting Tokamak (SST) 건설에 착수하였으나, 기술적인 문제로 시험가동이 늦춰졌다.

한국은 1995년 KSTAR 사업을 착수하였으나, 아시아 경제 위기로 2년간 일시 중단되었다. 중국은 2006년 Experimental Advanced Superconducting Tokamak (EAST) 건설을 완료했다 (사이언스, 2006년 5월 19일자, 992쪽). Nielson은 "이들 세 나라는 핵융합 연구에서 10년 전보다 훨씬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한국의 제한적인 핵융합 연구 경험을 고려해 볼 때 KSTAR는 특히 괄목할만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KSTAR 이전에 한국에는 매우 작은 소형 토카막에서 연구하는 소수의 과학자만이 있었다. 이들이 세계에서 가장 진보한 토카막을 건설하고자 하는 것은 '매우 용감하며 무모하기까지 했다'고 KSTAR 설계에 조언했던 Nielson은 이야기 한다.

그와 그의 동료들은 한국의 KSTAR 성공의 공을 이경수 박사에게 돌린다. 물리학자인 이경수 박사는 중국과 인도의 다른 동료들과 마찬가지로, 핵융합 연구 지원 및 에너지 수요 증가에 대한 경고를 통하여 한국정부가 ITER 프로젝트에 참가하도록 만들었다.

한국은 수입 에너지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나라다. "에너지 위기와 지구온난화로 인하여 미래에 핵융합 에너지가 꼭 필요할 것이지만, 한국은 아직 준비가 안 되었다"고 이경수 박사는 말한다.

이경수 박사는 사업 초기에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에게 자력으로 핵융합 기반 기술을 획득할 것인지, 아니면 핵융합 기술 관련 지적 소유권을 사와야 할 때 격게 될 리스크에 대한 설명을 통해 이들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미래 에너지원에 대해 연구하는 것은 보험을 들어두는 것과 같다"고 정부 관료를 설득하여 정부의 지원을 얻어냈다.

◆ITER로의 길을 개척하며

ITER 계획과 동일하게, KSTAR는 토로이달 자장코일(진공용기를 수직방향으로 에워싸는 코일)과 폴로이달 자장코일(도넛[토러스]을 따라 설치되는 코일) 전부에 초전도자석을 사용한다. 오직 중국의 토카막만이 완전한 초전도 코일 시스템을 갖추고 300초 또는 그 이상의 시간 동안 플라즈마를 구속할 수 있었다. 여타 다른 토카막들은 상전도 구리 자석을 단지 20초 또는 과가열(overheating)되기 전까지 펄스모드로 운전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고에 위치한 General Atomics 사의 플라즈마 물리학자 David Humphreys는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KSTAR와 중국의 EAST 장치의 중요성은 그 장치들이 장주기로 운전할 수 있으며, 그러한 장주기를 위해 어떻게 토카막을 운전해야하며, 그러한 장주기 동안에 어떠한 새로운 물리현상을 만나게 되는지를 탐험할 수 있는 유일한 장치라는 점이다." ITER는 3000초 운전단계로 진입하기 이전에 초기단계에서 300~500초 펄스모드 운전을 예상하고 있다.

"KSTAR는 또한 특별히 ITER에 적절한 방식들로 플라즈마를 제어·조작한다"고 Campbell 말한다. 다수의 기존 토카막들은 원형단면의 플라즈마를 형성한다. 하지만 ITER와 KSTAR는 정교하게 제어된 D자형 플라즈마 (플라즈마 에너지의 누설과 진공용기의 손상을 야기하는 플라즈마 불안정성을 감소시킬 수 있고, 플라즈마를 더욱더 효율적으로 구속할 수 있다)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대전에서 D자형 플라즈마 모양을 더욱 정교하게 만들 수 있기를 희망한다.

"KSTAR 자석시스템은 정교한 플라즈마 모양제어 연구를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라고 KSTAR 공동실험연구부 부장 오영국 박사는 말한다. 더불어 ITER로의 길을 닦기 위해, KSTAR는 동일한 플라즈마 가열 및 전류구동 시스템을 사용한다. 이것은 중성입자가열장치와 RF 가열장치를 포함한다.

또한 KSTAR는 플라즈마 불안정성을 제어하기 위해 색다른 방법들-예를 들면 플라즈마에 난류를 야기할 수 있는 응축된 에너지들을 해소하기 위해 중수소 탄알을 플라즈마에 쏴주는 방법-을 실험할 계획이다.

KSTAR 토카막은 초기단계에서 탄소기반의 타일을 설치하지만, ITER에서 고려되는 텅스텐기반 물질을 테스트하기 위해 이후에 개량화 작업을 할 것이라고 오영국 부장은 말한다. 이미 KSTAR는 ITER의 전자석 물질로 고려된 다루기 까다로운 Nb3-Sn 합금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함을 성공적으로 보여주었다. 현존하는 어떠한 토카막도 (KSTAR를 포함하여) '연소 플라즈마'-핵융합반응을 위한 에너지의 적어도 절반이 내부적으로 생성되는 상태-를 달성할 수 없었다.

ITER는 소비되는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생성하도록 설계되었다. 그러한 목표는 부분적으로 중수소와 삼중수소의 혼합연료를 사용하여 달성될 것이다. 이러한 혼합연료는 다른 연료기체들-중수소 단독의 경우도 포함-과 비교하여 낮은 온도에서 융합할 수 있으며, 이것이 KSTAR와 대부분의 다른 토카막에서 연료로 사용된다.

KSTAR는 핵융합이 미래의 에너지임을 증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ITER가 본격적인 운전이 시작되기 전까지, 아시아에서 출현한 이 장치는 핵융합연구를 위한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시험대가 될 것이다. - Dennis Norm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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