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포부 릴레이…"소같이 근면성실하게 연구성과 창출"

2009년 기축년(己丑年) 새해 한국 미래에 희망을 가져다 줄 '소띠' 과학자들은 누구일까. 1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연구기관별 소띠 인사는 적게 3~4명 많게는 10명 이상 포진해 있다. 언뜻 보기에 미련하고 행동이 느릿할 것만 같은 소띠. 부지런하고 성실함의 표상이다.

특히 오랜 인내와 끈기가 필요한 연구활동에 소의 근면성실한 특징은 과학자들에게 금상첨화형이다. 이 때문인지 과학기술인들 중에는 소띠들이 적지 않다. 새해를 맞이해 끈기와 인내를 갖고 연구활동에 매진할 소띠 과학기술인들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확실한 여성파워 보여주겠다…강금실 항우연 박사·김상경 에너지연 박사'

 

▲강금실 항우연 박사와 김상경 에너지연
박사
ⓒ2008 HelloDD.com
2009년은 소띠 우먼 파워시대' 강금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통신해양기상위성 사업단 박사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정지궤도에 올리는 위성의 해양탑재체 제작을 맡고 있다. 그는 "올해 조립시험을 완료하고 나면 발사 계획이 예정돼 있다"며 "발사 성공을 위해 탑재체 관련 업무를 실패없이 성공으로 이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또한 그는 "1호 위성을 띄우고 나서 2호의 사업 준비를 위한 준비 연구와 기획 역시 차질없이 진행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경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는 현재 진행중인 연구의 성공적인 마무리와 새로운 사업의 착수를 바라보고 있다. 그는 "올해 목표는 휴대용 및 소형 이동수단용 연료전지의 상업화에 일조하는 것"이라며 "지금 진행 중인 연구개발 사업의 성공적인 마무리와 새로운 사업 착수 외에도 우리 가족 모두의 건강과 초등학교 입학하는 첫 아이가 학교 생활에 잘 적응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연구 기틀을 잡는 한해 만들 것"…화학의 젊은 소띠들

 

▲윤성훈 박사와 김영철 박사. ⓒ2008 HelloDD.com
"실용화 기술연구와 학문적인 연구 모두 기반을 다지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973년 생으로 소띠의 해를 맞이한 윤성훈 한국화학연구원 그린화학연구단 선임연구원의 새해 다짐이다. 학위 과정 후 2년여의 회사생활을 마치고 연구원에 들어온지 이제 2년. 그는 "젊은 연구자로써 조금씩 연구의 기틀을 쌓아가는 시기"라며 "2009년 한해는 모든 분야에서 확고한 기틀을 쌓아가야 하는 해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현재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에너지 생산 및 저장·변환 분야를 주요 연구 분야로 삼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물질 및 공정 등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윤 박사는 "2009년에는 에너지 기술 분야에서 상용화를 통해 경제가 어려워져 고통을 겪고 있는 기업들에게 작지만 도움이 되고 싶다"고 신년 포부를 밝혔다.

김영철 화학연 바이오리파이너리센터 책임연구원. 그 역시 화학연을 대표하는 소띠 연구원으로 "화학시스템 기술이 다음 단계로 도약하는 꿈을 이번 해에 이루고 싶다"고 희망했다. 그는 "내게 허용된 시간 속에서 탁월한 방식과 식견으로 다음 연구세대와 함께 누릴 수 있는 기술 가치를 창조하는 일에 빛을 발하고 싶다"며 "앞으로 화학 분야의 연구에 역방향으로 충격을 주거나 긴밀한 상호작용 속에서 원천기술을 함께 만들어내는 창의적인 화학시스템 기술을 고안하고 제안하는 일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근래에 시작한 바이오리파이너리 연구 분야에서 이러한 기회를 발견하고자 한다"며 "종래의 화학산업기술 구도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는 시기적절한 종합 시스템 기술을 개발하는 일에 동참해, 특별히 생물질의 분리시스템 응용기술 분야에서 내 역량을 발휘하고 동분야 기술 개발에 전력을 경주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과학자는 소와 같아…"고지식하고 끈질김으로 연구 성공 이끌 것"

 

▲허송욱 박사와 이재종 박사. ⓒ2008 HelloDD.com
허송욱 한국기초과학연구원 춘천센터 박사는 "이번 한 해는 소와 같은 우직함과 근면, 끈기로 연구 활동에 많은 성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바이오이미징 기술 전문가. 심도있는 융합영상기술을 이용해 고도화된 전문지원과 공동연구를 비롯 자체 연구를 통해 논문·특허 등 가시적인 성과에 힘써 왔다.

허 박사는 "과학자는 개인적으로 소와 같다고 생각한다"며 "급변하는 현대사회 환경에서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유행에 민감하고 외적인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하지만 소의 본성은 이와 멀기 때문에 고지식함과 끈질김으로 연구 활동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이미 구축된 소동물 신호전달연구분야를 여러 분야에 적용하고 싶다"며 "이를 위해 신약개발·진단·나노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공동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종 한국기계연구원 박사 역시 우직함과 끈기로 자신의 연구 성과를 올해 상용화 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이 박사는 지난 2005년 반도체 공정에 적용할 수 있는 선폭 70nm(나노미터) 이하의 패턴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나노 임프린팅 장비를 개발, 핵심장비 기술을 확보한 바 있다. 그는 현재 다층막 나노 임프린팅을 위한 25nm 이하의 정렬기술 및 8인치 이상 대면적에 적용할 수 있는 핵심기술을 개발해 상용화를 위한 연구를 추진 중에 있다. 기계연에 따르면 2009년 나노 임프린팅 장비의 세계시장 규모는 4600억원 정도.

그는 "이 장비는 세계시장에 진출해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유럽 등에 특허출원해 나노장비의 핵심기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연구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아들과 딸 결혼시키는 것처럼 개발 장비를 시장에 내보내는 것 역시 큰 의미를 갖고 있다"며 "올해 그 일이 성공적으로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 연구만 잘하면 억대 연봉 "새해에는 실용화 연구에 박차"

 

▲유권 박사와 허철구 박사. ⓒ2008 HelloDD.com
유권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는 지난 2008년 7년간 연구한 신경펩타이드에 의한 대사와 노화 조절 기전을 초파리 모델을 이용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그 역시 끈질기게 연구에만 매달려온 생명연의 대표적인 소띠 연구원이다. 억대연봉 과학기술인의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한 그는 다가오는 기축년 한 해를 이전보다 심도있는 기초연구와 실용화할 수 있는 연구를 병행해 일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유 박사는 "연구를 함에 있어서 같이 연구를 진행하는 팀원들이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며 "연구팀원들이 건강하고 재미를 느끼면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한해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유 박사와 함께 2008년 억대연봉 과학기술인 명단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던 허철구 생명연 박사. 그 역시 유 박사와 함께 손꼽히는 생명연의 소띠 연구원이다. 그는 "2009년 한 해 동안 바이오인포매틱스 연구를 기반으로 한 천연물들이 우리 몸에 왜 좋을까 하는 근본적인 의문을 해결하는 일에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라며 "미래사회는 건강테크 쪽으로의 시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2009년은 2010년 동의보감 400주년을 위한 준비의 해로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허 박사는 "이를 위해 관련 연구기관과 대학, 기업들과 많은 준비를 하고 바이오 분야가 국민건강, 수출산업의 주역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는 데 작은 노력을 다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 KAIST 소띠 교수·학생 "소띠만의 뚝심으로 '하면 된다"
◇권장혁 교수…"참된 과학영재 교육 실현 노력"

 

▲권장혁 교수 ⓒ2009 HelloDD.com
권장혁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지난해 초 한국과학영재학교(이하 영재고)의 교장으로 부임, 2008년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 부임 초 "과학영재들이 입시로부터 자유로워지게 하겠다"고 밝혔던 권 교수의 포부는 올해도 같다. "올해 3월 1일부터 영재고가 KAIST 부설로 전환됩니다. 이를 위해 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우수한 교직원 채용, 교과과정 확립, 정책 마련 등 계획이 많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입시와 무관한 참된 과학영재 교육을 하는 것입니다." 권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는 입시위주의 교육과 사교육의 개입으로 학생들이 틀에 박힌 공부를 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발휘하는데 상당한 피해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의 미술학교에서 처음엔 한국 어린아이들의 그림 실력에 깜짝 놀라 선발하지만 나중엔 창의성 있는 작품이 나오질 않아 실망한다"며 "과학에서도 마찬가지로 과외에 노출된 한국 학생들은 문제가 생기면 하나의 방법에만 매달릴 뿐 스스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에 따르면 영재고는 KAIST와 협약으로 진학문제를 일정부분 해소했다. 그는 "영재고는 입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학교"라며 "연구와 실험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들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다시 한번 영재교육의 지향점을 강조했다.

우직하고 끈기 있는 소의 특성을 그대로 닮았다는 권 교수가 마지막으로 소띠 특유의 뚝심을 갖는 비법을 공개했다. "저는 연구는 물론이고 무언가를 할 때 한꺼번에 벼락같이 하진 않지만, 하나를 잡으면 계속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끌고 갑니다.

건강을 예로 들면, 저는 초등학교 때는 반에서 가장 약한 측에 들었지만, 꾸준히 노력한 끝에 지금은 동년배 중 저만한 체력을 가진 사람이 드뭅니다. 미국 유학 중엔 토요일 오후 3시는 무조건 테니스 치는 시간으로 잡았고, 2001년 시작한 마라톤은 벌써 풀코스를 15번이나 뛰었지요. 하루에 30분씩 일주일에 1~2번씩 하는 것이 처음엔 별 효과를 보지 못할 것 같지만, 10년 후를 보면 한 사람과 하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큽니다."

◇김동수 교수…"건설기술 연구 인프라 기반 구축 한해 될 것"

 

▲실험실 학생들과 함께. 가운데가 김동수 교수 ⓒ2009 HelloDD.com
"소의 특징을 생각해 보니까 저하고 맞긴 맞는 것 같습니다. 소를 보면, 목표를 향해 가는 것이 느린 것처럼 보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다다르게 되지 않습니까?" 또 한 명의 소띠 KAIST 교수.

김동수 건설및환경공학과 교수는 올해 그가 센터장을 맡고 있는 '분산공유형 지오센트리퓨지(Geo-Centrifuge) 실험 센터(이하 지오센트리퓨지 센터)'의 준공식을 가지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오센트리퓨지 센터는 댐·사면 등 대형 지반 구조물의 축소 모형을 통해 지진이나 제방 붕괴 등 자연 재해를 재현·모사, 연구할 수 있는 대형 건설공학 실험시설. 이 시설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그동안 인프라 부족으로 수행하지 못했던 다양한 실험과 연구가 가능한 인프라가 구축되는 셈이다. 지난해 구체적으로 건물을 짓고 장비를 설치하는 등의 과업을 수행한 김 교수는 올해는 실질적으로 연구에 잘 쓰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외국 기술에 의존해 왔던 센트리퓨지 등 대형장비를 활용한 건설 연구를 국내에서 수행, 첨단 건설기술을 개발하면 해외건설시장에서 국제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센터에 좋은 연구원과 테크니션(technician:기술자)을 영입하고, 국내외 우수 연구진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세계최고의 센터가 될 수 있도록 기반을 구축하는 한 해를 보내겠다"고 새해포부를 전했다.

◇최성희 교수…"보다 영향력 있는 연구할 것"

 

▲최성희 교수 ⓒ2009 HelloDD.com
2004년 30대 초반의 나이에 파격적으로 KAIST에 부임해 주목을 받았던 최성희 전산학과 교수는 새해포부로 연구를 꼽았다. 최 교수는 "올해 소망은 보다 창의적이고 영향력 있는 연구를 하는 것"이라며 "학생들에게도 좋은 교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기하학적 알고리즘을 생물정보학이나 애니매이션, 로보틱스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 적용하는 연구를 하고 있으며, KAIST 부임 후 그 동안 5명의 석사 졸업생을 배출하고 지금은 4명의 석박사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지난해 KAIST 재직 중 결혼이라는 인생의 가장 중요한 일도 맞이한 최 교수는 "소띠여서 그런지 민첩하거나 재빠르지 못해 때로 손해 보는 일도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꾸준하고 믿음직스러운 소띠의 좋은 이미지를 살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진가를 발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전했다.

◇모나애 화학과 석사과정…"연구실력 발전하는 한 해 됐으면"
 

▲모나애 학생 ⓒ2009 HelloDD.com
지난해 대학원 입시를 치르고 화학과 석사 과정에 진학한 모나애 학생은 "2008년은 대학원 생활에 적응하는 한해였다"며 "새해에는 대학원생으로서 연구에 더욱 익숙해지고 작은 성과라도 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대학원에 진학하며 실험실 생활에 대해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교수님과 실험실 사람들이 좋아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 같다"며 "최근엔 밤늦게 기숙사에 들어갈 때 실험해달라고 조르는 초자들과 약품들과 이별하는 일이 쉽지 않을 정도로 실험실이 좋아서 기숙사보다 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지난해는 석사 과정을 삼성반도체교육프로그램(EPSS)과 함께하게 되어 매달 장학금을 통해 경제적으로도 독립하게 된 뜻 깊은 한해였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굵직한 변화들을 맞이했던 나애 학생은 올해 소망으로 개인적인 바람들도 소개했다. 그는 "올해 군입대 예정인 남동생이 건강하고 보람찬 군 생활을 마치기를 소망한다"며 "저에겐 멋진 남자친구까지 생기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 자신이 우직함이나 뚝심으로 대표되는 소띠의 특성과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꾀가 많은 약은 아이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어려운 위기 상황에서는 쥐의 꾀보다 소의 끈기가 빛나고 필요한 것 같다"며 "앞으로 그러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허평강 전기및전자공학과 박사과정…"연구성과 내는 것이 가장 큰 목표"

 

▲허평강 학생 ⓒ2009 HelloDD.com
"박사과정에 있기 때문에 연구 성과를 내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에 2009년에는 더욱더 노력해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싶습니다. 보다 개인적인 소원이라면 좋은 만남이 있었으면 합니다." 전기 및 전자공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허평강 학생은 올해 과학도로서 한 단계 도약하는 것이 목표다. 소띠로서 성격을 묻는 질문에 평강 학생은 "일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일을 끝마치지 못하면 미련이 남아 대체로 끝까지 그 일을 해내곤 한다"며 "소띠만의 특징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끝까지 매달려서 일을 해냈을 때 만족감을 크게 느끼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과학고를 조기 졸업한 빠른85년생으로 일반적인 소띠보다 학번이 2년 앞선 그는 "나이로는 동갑인 친구들이 '선배님'이라 부르며 먹을 것을 강탈(?)해 갈 때마다 야속했다"며 "또 본인은 1년 차이로 이공계 장학금 혜택을 못 받은 '비운의 쥐띠'보다 더 안타까운 '비운의 소띠'에 속한다"고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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