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이학명 기자

한국 사람에게 미용실 수가 많은지 부동산 수가 많은지에 대해서 물으면 '글쎄?'라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이 많을 듯하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은 어떤가. '한국에는 컴퓨터 수가 많을까. 카메라 수가 많을까?' 물론 카메라 수가 집마다 회사마다 몇 대씩 있는 컴퓨터 수를 따라가진 못하겠지만 컴퓨터만큼 사양이 빨리 변하고 발전하는 것이 또 카메라이다.

특히 디지털카메라가 그렇다. 국내에 디지털 카메라가 보편화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여 년 전이다. 10년 전만 해도 필름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거리를 지나면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이 카메라를 들고 다니진 않았다.

몇 년 전 디지털 카메라만 해도 30만 화소 이미지 센서에 필름 카메라와 비슷한 크기로 휴대성이 떨어졌지만 현재의 디지털 카메라는 대부분 500만 화소 이상을 채용하며, 부가적인 프로그램의 발전속도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캐논 니콘 소니 등 카메라제조업체가 돈 되는 디지털 카메라시장에 팔을 걷어붙인 결과다. 처음 디지털 카메라가 출시한 회사는 약 27년 전 일본 소니사다.

1981년 소니는 은염 필름이 아닌 촬상 소자(CCD)를 채택한 휴대용 사이즈의 전자 카메라 마비카(MAVICA)를 세상에 내 놓았다. 마비카는 비디오 정지 영상의 아날로그 신호를 디스크에 자기(Magnetic) 방식으로 기록해주는 비디오 카메라와 같은 원리로, 엄밀히 말하면 현대의 디지털 카메라와는 그 근본부터 다르다.

다만 디지털 카메라의 최대 장점인 이미지 처리 속도와 편의성, 그리고 디지털 편집이 가능한 결과물을 내놓는 핵심적 기능을 갖추었다는 점에서 현대의 디지털 카메라의 시초라 말할 수 있다.

마비카는 촬영 후 저장된 이미지를 삭제하거나 미디어를 포맷하면 다시 처음 상태로 재사용할 수 있게 했고, 자체적으로 촬영된 화상을 합성하거나 색조를 조절할 수 있는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도 내장하고 있다.

그러나 그 혁신성에도 불구하고 출시 가격이 약 60만엔(카메라와 이미지 뷰어 포함, 한국 가격으로 환산 시 500만원)으로 대중화될 수 없었다.

게다가 당시에는 PC의 보급도 미비한 시절이라 TV에 연결해 이미지를 확인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마비카를 구입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소니에서는 마비카 이후 기록 데이터의 크기가 늘어남에 따라 플로피 디스켓 대신 미니 CD-R을 저장 매체로 사용한 카메라를 출시했고 이후 디지털카메라의 발전은 코닥, 캐논, 니콘 등으로 넘어가며 ‘과연 어디까지 발전할 것인가’에 대해 물음을 갖게 만들었다.

이후 1991년 미국의 코닥사에서 최초의 디지털 SLR 카메라인 'DSC 100'을 출시했다. DCS 100은 그간 출시된 니콘 F 마운트용 교환 렌즈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고, 디지털 이미지를 필름 카메라로 촬영된 것처럼 성능을 향상시켰다.

이어 1993년에 캐논에서 마운트 렌즈를 사용할 수 있는 DSLR이 출시되었고 1998년에는 니콘 F90 바디를 기본으로 한 AF 카메라이자 600만 화소로 확대 사용이 가능(당시로는 엄청난 고화소)한 모델인 코닥 DCS 460이 나타났다.

하지만 전문 프레스용 카메라의 경우 일반 필름 카메라의 10배 이상으로 비쌀 수가 있어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게다가 사용법도 복잡했기 때문에 판매량은 많지 않았다.

1990년대 후반 DSLR 카메라는 일반인에게는 쉽게 다가설 수 없는 존재로 전문적인 용도로만 활용되었지만 2000년대에 접어들며 값이 저렴한 대중화된 카메라가 잇따라 출시되었다.

카메라 사용자도 1-2달 사이 빠르게 업그래이드 되는 카메라의 기술에 자신도 따라가고 싶어 했다. 카메라 사용자들이 기존 디지털카메라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한 선택기준은 화소였다. 하지만 디카 업계의 기술 경쟁이 화소에서 감도로, 지금은 얼굴인식기능 여부로 변했다.

얼굴 인식 AF는 미국 Identix사가 개발한 얼굴 인식 기술(Facelt)을 이용한 것으로 피사체 중 사람의 얼굴 윤곽과 이목구비의 간격, 피부의 색정보 등을 추출해,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는 기술이다. 얼굴인식기능의 원리는 사진은 '밝기를 가진 점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이해하면 된다.

점 한 개와 다른 점 한 개를 비교하는 건 쉽다. 즉, 밝기나 색을 본 후 이건 비슷한 점이다 아니다를 판단할 수 있다. 얼굴은 점들의 뭉치라고 보면 되는데,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는 얼굴의 점들을 하나하나 비교해서 가장 비슷한 얼굴을 찾는 것이다.

최근 얼굴인식기능은 실생활에 점점 더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카메라의 얼굴인식기능은 제조사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결국엔 얼굴을 잘 찍기 위한 소비자의 마음을 반영한 기술이다. 디지털 카메라는 발생 이후 지금까지 소비자가 원하는 기술을 선보였고, 소비자가 구매하는 한 앞으로도 디지털 카메라는 끊임없이 발전할 것이다.

하루하루 새로워지는 기술로 미루어 짐작해 보건데, 눈이나 신체에 장착하는 디카나 손바닥보다 작은 초경량 DSLR이 등장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현재 최첨단 트렌드를 바탕으로 하는 디카가 계속되는 가운데 미래에는 또 얼마나 신기한 디카 기술이 우리에게 선보여질지 자못 기대된다. * Kisti의 과학향기에서 제공하는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따라서 Kisti의 동의 없이 과학향기 콘텐츠의 무단 전재 및 배포 등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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