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휴보연구센터… "연말 '휴보 II' 공개 할 것"

과학의 날을 하루 앞둔 20일. KAIST(한국과학기술원) 휴보 연구센터. 한국 과학기술의 자부심이 자라고 있다. 실험용 러닝머신 위에서 인간 모습의 기계가 '달리고' 있다. 연구팀은 팔도, 목도 없는 형태의 로봇을 통해 실험에 몰두하고 있다. 최종 완성됐을 때의 무게를 감안해 필요없는 부품수를 줄였다.

우리나라 최초로 걷는 로봇 '휴보'를 개발했던 KAIST(한국과학기술원) 휴머노이드로봇 연구센터(이하 휴보센터·센터장 오준호)에서 또 한번의 쾌거를 준비하고 있다.

연구팀은 현재 로봇의 '달리는 기능' 강화에 한창이다. 안정성을 높이고, 속도를 최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스로 정지하고, 충격흡수 기능을 강화하는 등의 안정성 개선 역시 추진되고 있다.

휴보센터가 개발한 '달리는' 기능은 로봇 휴보의 시험작품인 'KHR-II'의 몸체를 이용해 구현됐다. 새로운 로봇 몸체를 만들기 보다, 이미 완성돼 있는 로봇을 이용해 새로운 동작 알고리듬을 실험하는 형식이다. 휴보센터가 개발한 로봇은 현재 시속 2~3km 속도로 달릴 수 있다. 조만간 3.5km까지 속도를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균형을 잡기 위해 사람이 달릴 때처럼 상체를 좌·우로 쉴새없이 움직인다. '달린다'는 의미는 두 발이 모두 공중에 위치해 '날아'가는 시간이 존재한다는 점. 단순히 빠르게 걷는 '경보'가 '달리기'와 구분되는 기준이기도 하다.

휴보팀이 만든 달리는 로봇(KHR-II)은 1초간 3회 정도 두 다리를 움직인다. 달리는 중의 보폭은 20cm. 한 걸음을 내 딛을때 마다 40mm/sec(밀리세컨드) 정도의 시간을 공중에서 날아가는 셈이다.

현재 '인간 크기'의 로봇 중 달릴 수 있는 것은 일본 '혼다' 사가 개발한 아시모가 유일하다. 토요타 자동차 등 일부 기업에서 달릴 수 있는 로봇의 개발을 추진 중이지만 명확한 결과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소니의 '큐리오' 등 일부 로봇이 달리는 기능을 갖추고 있지만, 휴보나 아시모에 비해 매우 작은 크기라는 점에서 동등한 수준의 기술로 평가되지는 않고 있다. 로봇이 커 질수록 제작 역시 까다로워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휴보센터가 이 기술을 정식 공개할 경우, 공식적으로는 발표되는 세계에서 두번째 '인간크기'의 달리는 로봇이 된다. 대학 학술연구 형태로는 세계 최초다.

개발을 주도한 조백규 연구원(KAIST 박사과정 학생·지도교수 오준호)는 "로봇이 달릴 수 있는 패턴을 연구하기 위해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실제 로봇을 통해 뛰는 기술을 개발하고, 논문까지 검증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 과학기술계 관계자는 "휴보는 일본 혼다 자동차에서 개발된 아시모 등과 비교되는데, 달리는 기능이 없어 한수 아래의 평가를 받아왔다"면서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겠지만, '달리는 로봇'은 우리나라 로봇 기술의 진일보를 가져왔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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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보센터 연말까지 새 인간형 로봇 공개… "휴보 II 기대해 달라"

휴보센터는 연말 까지 새로운 형태의 '휴보 II(가칭)'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 로봇을 통해 계단을 오르 내리는 등, 기존휴보에 비해 차별화 된 기능을 모두 구현한다는 복안이다.

실험실 한켠에서 휴보 II로 사용될 로봇의 몸체 역시 제작되고 있다. 기존 휴보에 비해 20% 이상 가벼워지며 안정성 역시 높도록 제작할 예정이다.

또 연구팀은 직접 부품을 제작, 수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두랄루민(알루미늄 합금의 일종. 가볍고 강해 비행기 몸체 등을 제작할 때 쓰인다)을 가공할 수 있는 기계 역시 도입했다.

오준호 교수는 "개발되는 모든 로봇은 다음 버전을 위한 실험작이라 생각하고 있다"면서 "휴보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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