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연 씨가 이은별, 이은솔 자매에게 무중력 상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공 = SBS

이날 이소연 씨와 대화를 나눈 세 자매는 수 년 전 불의의 사고로 시력을 잃은 아버지를 모시고 살고 있다. 이 씨는 은별 자매에게 "꿈의 목록을 작성해 그 꿈이 이뤄지는 것을 확인하고 꿈이 이뤄지면 더 큰 꿈을 갖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이은별 양이 "우주에서는 물방울이 왜 비눗방울처럼 둥둥 떠다니느냐"고 묻자 무중력 상태를 설명한 뒤, 공중에 떠 있는 주스 방울을 마시는 시범을 보여주기도 했다. 우주에 바다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우주에도 바다가 있다. 별들이 둥둥 떠다니는 별의 바다가 있다"는 재치 있는 대답을 했다.

이번 화상대화에서는 이 씨의 부모님도 함께 했다. 이소연 씨는 어머니 정금순 씨와의 대화에서 "우주에 올라갈 때 엄마가 편지를 써주셨는데 아껴뒀다가 어젯밤에야 읽었다"며 "엄마가 저도 기억도 못하는 초등학교 교훈 '나는 할 수 있고 하면 된다'를 써 놓으셔서 그 말이 다시 머릿속에 새겨졌다"고 말했다.
 

▲어머니에게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이소연 씨. 제공 = SBS

이 씨는 18일 오전 5시 20분부터 2시간 30분간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한국 문화를 알리는 다양한 퍼포먼스를 수행했다. 이 씨는 '훈민정음'이 새겨진 스카프를 두르고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이 새겨져 있는 스카프를 보며 '별 헤는 밤'을 낭독했다.

이번 퍼포먼스는 한글의 우수함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이에 앞서 이 씨는 태극기·UN기·교육과학기술부기·한국항공우주연구원기·임무로고기·공군기·2009대전국제우주회의(IAC)기 등 총 9개의 깃발을 가지고 퍼포먼스를 수행했다.

태극기를 통해 한국의 이름을 알리고, UN기를 통해 세계의 평화를 기원했다. 특히 이 씨는 IAC기를 들고 "대한민국의 중심, 과학도시 대전에서 2009년 10월에 개최되는 국제우주대회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라는 영상메시지를 전 세계인에게 전달했다.

또 그는 '1만원권 지폐에 담긴 과학', '천상열차분야지도'에 대한 우주 강연을 각각 5분씩 진행했다. 이외에도 미리 가져간 복주머니에서 글자 불록을 하나씩 꺼내어 'I ♡ K O R E A', '가자우주로미래로'라는 문구를 무중력 상태에서 완성한 후 구호를 외쳤다.

이 씨는 퍼포먼스 수행 후, ISS 방문 우주인들의 전통에 따라 스티커 형태의 '태극기'와 '한국 우주인 우주비행 엠블럼'을 러시아 '즈베즈다 모듈'과 미국 '데스티니 모듈'에 각각 1개씩을 부착했다.

한편 이 씨가 퍼포먼스를 수행하기 바로 전, ISS에서는 '선장임무 교대식'이 열렸다. 이 씨와 함께 지구로 귀환하는 16대 원정대 선장 페기 윗슨를 대신해 세르게이 볼코프가 ISS의 17대 원정대 선장으로 임명됐다.

이 장면은 모스크바 임무통제센터(MCC)와 미국 존슨우주센터에 생중계됐다. 이 씨는 'ISS 투어'를 실시해, 국제우주정거장의 내부 및 소유즈 우주선, 우주인들의 생활을 영상에 담았다.

이 씨는 ISS 우주인들이 ISS에 자국의 화폐를 두고 오는 전통에 따라, 우리나라 지폐(천원, 오천원, 만원권)를 한국 전통지갑에 넣어 ISS에 두고 올 예정이다. 지구 귀한 'D-1'의 일정을 마친 이 씨는 13시간 동안 잠을 청하며 귀환을 준비하게 된다.

항우연 관계자는 "귀환하면서 생기는 체력 손실이나 지구의 중력으로 인해 의식이 약간 혼미해지는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며 "이에 대비해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씨는 19일 오전 초파리 실험·소형생물배양기 실험·식물생장실험을 종료함으로써 18가지 우주실험을 마무리한다.

지난 10일 ISS 탑승 이후 각종 우주임무 수행 등 9박 10일간의 일정을 마친 이 씨는 19일 오후 5시 38분 페기 윗슨, 유리 말렌체코와 함께 소유즈 귀환모듈을 타고 카자흐스탄 초원지대로 귀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