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중-강 연계수준 따져 협력해 보자"…현장 협력에 '열린 KAIST' 강조

"정부가 나서기 전에 대덕 현장에 있는 KAIST와 출연연이 정말 국가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큰 성과를 이뤄낼지' 함께 고민하고 협력해 봅시다." 서남표 KAIST(한국과학기술원) 총장이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의 통합 등 출연연에 연구협력을 제안했다는 본보 기사와 관련, 이번 출연연과의 협력 추진을 진두지휘한 장순흥 KAIST 교학부총장에게 자세한 협력목표와 취지를 들어봤다.

장 부총장은 "교육과학기술부 등에서 국책연구소하고 대학과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어 현장에서 먼저 성공적인 협력모델을 만들자는 의도로 생명연 등 여러 기관을 찾아갔다"며 "협력 모델을 만들자는 얘기가 반드시 통합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서 총장과 함께 생명연을 찾아가 나눴던 얘기는 어떻게 협력을 해야 좋은지에 대한 논의를 한 것"이라며 "약한 협력, 중간 협력, 강한 협력(통합) 등 협력 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약한 협력은 인적 교류, 중간 협력은 공동연구센터 설립, 강한 협력은 기관 통합에 해당한다. 장 부총장은 "대학과 국책연구소간 자발적이고 성공적인 협력모델을 만들자는 것이 제안의 목적"이라고 강조하며 "최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체결한 업무협약(MOU)도 그 일환"이라고 말했다.

장 부총장은 "강한 협력(통합)을 염두에 둘 때,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신분적인 통합"이라며 "교수와 연구원이라는 모호한 신분 차이가 있으면 통합이 힘들기 때문에 연구교수 등의 신분통합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 그는 "이번 생명연과의 논의는 단지 생명연이 지리적으로 가깝고 그동안 공동연구를 수행해 왔기 때문"이라며 "모든 연구소와 한꺼번에 협력을 추진할 수는 없으며 가까운 곳부터 제안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 부총장은 "앞으로도 다른 연구기관과 협력하자는 제안을 많이 할 것"이라며 "협력을 먼저 제안해오는 연구기관들의 요구도 충분히 받아들일 의사가 있고 우리는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장 부총장은 생명연과의 협력 논의에 대해 "되도록 빨리 협력모델에 대한 조율을 하자고 이야기했다"며 "생명연과의 협력안이 나오면 간부들과 교수들에게 안을 설명하고 내부 의견을 취합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그는 "각각의 협력 방안에 일장일단이 있다"며 "사람만 왔다갔다하는 약한 결합은 부담은 적지만, 공동체적 의식이 없어 공통 이슈에 대한 100%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며, 강한 협력(통합)을 위해서는 신분상의 통합이 우선 선결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부총장은 "이번 생명연과의 논의를 통해 좋은 결과가 나오면 좋은 것이고, 논의를 해도 좋은 모델을 만들 수 없다면 할 수 없다"고 얘기했다.

장 부총장은 "KAIST가 이번에 생명연에 제안을 한 이유는 대학과 연구소간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정부의 요구에 우리가 먼저 움직여 자발적으로 성공적인 협력모델을 만들자는 데 있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한 뒤 "앞으로 여러 연구기관에 제안할 것이고, 협력 제안을 해오는 연구기관을 충분히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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