學·硏 실질적 협력 '물꼬'… "EEWS로 두마리 토끼 잡을 것"

앞으로 KAIST(한국과학기술원) 학생들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원들로부터 환경·신재생 에너지 분야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에너지연 소속 과학자 중 KAIST 겸직교수로, 또 KAIST 교수는 에너지연 겸직 연구원으로 위촉하는 제도가 운영될 예정이다.

KAIST와 에너지연은 15일 KAIST 내 본관 제1회의실에서 양 기관간 상호협력(MOU)를 체결하고, 앞으로 양 기관간 기술 및 인력교류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협약내용을 살펴 보면 인력교류, 대학학부 과정 학생의 연구소 인턴쉽 활용, 정부사업을 포항함 연구사업공동참여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에너지연 관계자는 "교수 임용 등의 문제는 카이스트 쪽으로 연구원이 임명돼 가는 것이므로 구체적인 규모 등이 카이스트 쪽에 달려있다"면서 "인턴십은 다른 학교와도 진행하고 있었는데 이번 협약을 계기로 카이스트 쪽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AIST 측은 세부 안에 대해서 아직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아직 세밀한 안이 나오지 않았다"면서 "오늘 협약은 앞으로 양 기관의 발전을 위한 첫 걸음"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KAIST 관계자는 "이번 협약을 통해 에너지연 연구원들이 카이스트 주 지도교수 등으로 활동할 수 있다"면서 "출연연과 대학이 협약을 맺고 상생의 길을 찾는 첫 번째 사례라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연 측은 역시 양 기관의 협력에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연구소 측은 "서남표 총장이 추구하는 학교개혁에 필요한 기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공동으로 연구함으로써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협약은 KAIST측이 연초 부터 강조해 온 EEWS(에너지·환경·물·자원) 분야 연구 강화를 위한 일환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문희 에너지연 원장은 "최근 에너지연이 맺은 협약 중에 카이스트와 맺은 협약에 실질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며 "출연연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남표 총장은 협약식 자리에서 "카이스트가 할 일은 10년 이상의 장기적인 연구를 지원하는 것이고 에너지연 등 출연연은 당장 필요한 기술 개발을 해야 한다"며 "이번 협약을 통해 인턴십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학교와 출연연이 동시에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KAIST 잇따른 협력추진 이유는?… "이윤창출·학교역량 강화 두마리 토기 잡겠다"

KAIST와 에너지연의 협력사항은 연구인력 협력 이외에도 다양하다. KAIST 학부과정 학생들은 에너지연이 진행하는 정부 R&D사업에도 공동참여하게 된다. 허울 좋은 '보여주기식 MOU'를 벗어나 기술사업화를 통한 '이윤창출'에 사활을 걸겠다는 서남표 총장의 의중이 깔려있다.

최근 KAIST의 전략적 제휴는 리스크(RISK)가 높지만 고수익이 기대되는 분야에 집중돼 있다. KAIST가 내세우고 있는 에너지(Energy), 환경(Environment), 물(Water),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등 인류가 21세기에 해결해야 할 4가지 당면 과제에 대한 정책개발 및 사업화 추진에 있어 더할 나위 없는 파트너인 셈. KAIST는 이미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도 두 기관의 '통합'을 의뢰한 것으로 전해지는 등 정부출연연구기관과 지속적인 협력을 꾀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한국수자원공사와도 상호협력을 추진키 위한 양해각서를 나눴다. 최근 수자원공사는 4400㎞로 세계에서 12번째로 긴 메콩강 홍수조절사업에 뛰어들었다. 같은 동남아 국가인 라오스 크기의 면적에 연간 수량이 500억톤을 넘어서는 '블루골드' 사업이다. 이와 함께 수자원공사는 크랑폰리강 수자원개발사업, 길림성 수자원종합정보시스템 구축 사업 등, 중국·동남아·중동 지역으로 사업영역을 급속도로 부풀려 나가고 있다.

박희경, KAIST 건설 및 환경공학과장은 "석유 위기가 석유시장을 키우고 있듯이, 앞으로 물의 위기가 물산업을 키우고 물서비스 분야의 지속적인 확대를 불어올 것"이라며 "EEWS 분야에 대한 (KAIST의) 전략적 행보가 이어질 것"이라 말했다.

서남표 총장은 최근 맺고 있는 협약 등이 대학 경쟁력 발전을 추구하고, 나아가 수익 역시 추구하는 '포석' 이냐는 질문에 "그런 방향으로 봐도 된다"고 대답했다.

또 교육과학기술부 체제 출범에 따라 학교와 출연연 관계가 좀 더 긴밀해지는 것으로 보여진다는 물음에도 "KAIST는 출연연 원장들과 자주 만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공동 연구 등 정책 개발을 위해 노력할 뜻을 비쳤다. 이어 그는 "정책이나 행정 조직 개편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노력하고 있고,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15일 KAIST-에너지연 기술협력 체결식 ⓒ2008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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