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 나노소재 경도·강도 정밀측정기술 개발

지면으로부터 9만 2200km 상공에 떠 있는 우주정거장과 연결된 우주엘리베이터, 방탄 성능이 뛰어난 장갑차의 경량 외피, 초고강도 총탄 등.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장면은 꿈의 소재로 불리는 '탄소 나노튜브(강철 강도의 100배 이상)'와 '비결정질 금속(강철 강도의 5배 이상)'이 있으면 실현시킬 수 있다.

국내 연구진이 초고강도 나노소재의 굳기와 단단한 정도를 3D입체 영상으로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나노 소재의 기술 실용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정광화)는 초고강도 나노소재의 강도을 정밀하게 측정·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윤희 표준연 에너지인프라연구단 박사는 그간 초고강도 나노소재의 한계점으로 지적됐던 외부 힘에 대한 강도 부정확성 및 이상 변형거동을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박사가 개발한 기술은 '영상기반 나노역학물성 측정기술'이다. 이 기술은 먼저 단단한 다이아몬드 누르개로 초고강도 나노소재 표면을 눌러 마이크론(길이의 단위로 밀리미터의 1/1000) 이하의 접촉 흔적을 만든다. 이 흔적이 원자현미경으로 3차원 영상화됨으로써 소재의 진경도(true hardness)와 강도를 분석하게 된다.

기존의 시험은 누르개의 침투깊이를 분석해 나노재료의 경도를 측정했다. 이 경우 주변의 재료쌓임이나 하중분산 정도를 정확하게 분석할 수 없었다. 때문에 나노소재의 굳기를 측정할 때 50%이상 과대평가된 정보로 인해 소재선정·설계·제작과정 전반에 위험도가 높았다.

새 기술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했을 뿐 아니라 기술적 유연성이 커 다양한 재료 측정도 가능하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재료 물성 측정의 패러다임도 바뀔 것으로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 박사는 "초고강도 나노소재는 정확한 물성평가 기술이 없어 안전성과 내구성이 모두 필요한 곳에는 사용이 불가능했다"며 "진경도 측정기술 등을 이용해 초고강도 나노소재에서 발생하는 변형 불안정성에 대한 근원적인 원인을 파악함으로써 안전성과 내구성을 동시에 갖춘 초고강도 나노소재 개발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술는 지난 6월 국내특허를 획득, 저널 오브 피직스(Journal of Physics D: Applied Physics) 최신호에 소개된 바 있다.
 

▲  이윤희 박사가 나노소재 경도를 측정하는 모습 ⓒ2008 HelloDD.com
 
◆용어 설명   ▲=압입경도시험 기존의 초고강도 나노소재는 '압입경도시험'을 통해 경도(굳기)와 강도(강한 정도)를 측정했다. 압입경도시험은 다이아몬드·텅스텐카바이드와 같은 단단한 성질의 누르개를 이용해 재료표면에 작은 변형흔적을 형성한다. 이 때의 변형흔적을 외부의 누르는 하중으로 나눠 재료의 무르고 단단한 정도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단축 인장시험 지금까지의 재료 물성 측정은 '단축 인장시험'의 형태로 이루어졌다. 단축 인장시험이란 봉 형태의 시계바늘 양끝을 잡아 그것이 파괴될 때까지 단축으로 늘리는 시험이다. 이를 통해 연속적으로 시편에 걸리는 힘과 늘어난 양을 측정·분석해 재료강도·연신율(쇠붙이 따위가 끊어지지 아니하고 늘어나는 비율)·파괴변형률 등 다양한 역학물성을 측정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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